[시사텔링] 바른미래당, ´가지 않은 길´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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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바른미래당, ´가지 않은 길´의 끝은?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1.09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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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수구의 양 날개 가른
균형의 추로의 성과 있지만
양당 회귀 회의적 전망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합리적 진보와 개혁보수의 결합체인 바른미래당은 중도정당을 표방하며 거대 양당 수구 기득권의 패권을 비판해왔고 이를 개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 실험이 훗날 성공할지 아니면 흐지부지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여전히 힘이 없고, 때로는 그들조차 이념과 정쟁에 휘둘리는 면모가 있어왔기 때문이다.그럼에도 그들이 중도개혁정당으로 양당 기득권과 특권에 차별화되며 균형 잡아온 노력들은 유의미한 듯 보인다. 예로 지난 2018년 제3당 바른미래당이 주도해 국회가 성과를 냈던 ‘국회 특활비 폐지’, ‘인상된 국회의원 세비 반납’등이다. 가지 않은 길을 가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길인 바른미래당의 끝엔 뭐가 있을까.ⓒ시사오늘(그래픽=김승종)

“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 났었다.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이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피천득 시인이 번역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 중 일부. -

고인 물은 썩고 만다.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는 진보하지 못한다. 좌우 어디든 개혁을 통해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발전의 동력을 일으킬 수 없다. 수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이유는 ‘좌우 진영 이념’의 가면을 썼을 뿐, 실상은 그 민낯이 정치적 계산에 사로잡힌 ‘기득권 논리’에 있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의 일면도 마찬가지다. 팽팽한 패권을 나눠 갖고 진영 이권 다툼의 줄다리기를 거듭해왔다는 지적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를 “적대적 공생 관계”로 지목해왔다. 최근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2019년 '의원 세비'를 1.8% 인상하는데 합의할 당시 당은 “기득권 동맹세력”이라고 맹비판했다.

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9일 논평에서 “국회의원 세비 2년 연속은 두 당의 야합 인상의 산물”이라며 “구적폐와 신적폐의 ‘더불어한국당’이 아닐 수 없다”고 혹평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2년 연속 세비 반납에 나선다"며 "포항 지진에 기부한 데 이어 이번에도 서민을 위해 쓸 것”이라고 했다. 제3당으로서의 이 같은 개혁 의지는 지난 한 해 바른미래당이 주도한 국회의원들의 눈먼 쌈짓돈이라 불리는 ‘특활비 폐지’ ‘민생 경제와 개혁’ ‘정책 중심의 국정감사 전개’ 등에서도 반영된 바 있다.

양 극단의 균형추 역할로서의 국회 활동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달 말 국회 최고위에서 “국정감사와 예결위 평가에서 거대양당을 제치고 바른미래당 소속의원들이 1위를 차지했다”며 “거대양당이 정쟁으로 대화가 중단될 때마다, 바른미래당이 협상능력과 중재능력을 발휘해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당은 올해에도 균형 정당으로서 양당의 정치공방 간 중재의 무게중심을 추동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3일 당 정책회의에 참석한 김관영 원내대표는 양당 회귀를 막는 다당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 과거 양당제에 기초해 만들어졌던 국회선진화법 개정 등을 추진해 국회 개혁 원년의 해로 삼겠다고 했다.

그밖에 여야 협상 중재에 방점을 찍고 있는 사안으로 △27개월째 공석인 특별감찰관 임명을 1월내 마무리 △2월 임시국회 내 방송법 개정안 통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적자국채발행 폭로 관련 기재위 소집 가동 △김태우 전 수사관 관련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위한 견제 대응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돌아보면, 당은 국민의당의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의 유승민 전 대표, 현 손학규 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 중심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 타파를 위해 지난해 2월 창당됐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대체로 좌우로 점철된 세계 정당 구조 속에서 봐도 ‘극중주의’ 노선의 바른미래당 출현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미래형 진보와 개혁보수의 화학적 결합은 ‘새로운 길’을 걷는 정치적 실험 행보로 분류될 만했다.

어찌 보면 마크롱의 앙 마르슈 정당이 좌우 모두를 거부하고 나와 정권을 획득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에도 비견될 만하다. 좌우라는 반대 개념의 뿌리를 가진 이들이 중간지점에서 만나 대칭적 간극과 이질감을 좁혀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성공적 중도개혁 실용정당으로서 대한민국 정치판을 새롭게 바꾼다면 세계적 이변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이들의 실험이 훗날 성공할지 아니면 흐지부지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생각나는 시가 있다. 맨 앞에 언급했던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다.

바른미래당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 길의 끝은 모른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기대 섞인 시선과 달리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분위기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원래대로 한다면 바른미래당이 성공해야 한다. 이성적이고 중립적이고 균형적인 정당이 성공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작금의 정국 현황이 그렇지가 못하다. 적극적 진영의 노선을 표방하는 정부여당에 대한 강력한 대항마를 필요로 하는 요구가 많은 상황에서는 바른미래당의 어중간한 스텐스 갖고는 강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도 통화에서 “결국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쪽의 강한 구심력에 의해 자동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시간이 문제이지 유승민 전 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출신의 대다수 정치인들은 (친정인) 자유한국당으로 수렴될 것이다. 손학규 대표 등과 호남 정치인들 역시 총선 전 민주당과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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