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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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지 않았더라면?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9.01.19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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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안철수가 결정적인 시기에 결단을 내리지 못해 자초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안철수 전 대표는 아직도 대권 잠룡군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2011년의 안철수와는 확연히 다른 위상이다.사진제공=뉴시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권에서 사라진 지 반 년이 지났다. 안 전 대표는 지난 6·13 서울시장선거에서 3위로 낙선한 후, 정치권을 잠시 떠나있다.

지난 2017년 장미 대선에서 유력한 대권 후보로 각광을 받던 정치인 안철수의 위상은 이제 흘러간 옛 노래가 된 것일까? 바른미래당의 일정 지분을 갖고 있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재기 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다.

그에게는 ‘철수’의 대명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있다. 그가 중요한 정치적 결단의 순간마다 지나친 좌고우면으로 실기를 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히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권에 혜성같이 나타났던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현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순간이 가장 아쉬운 장면이 아닐까 싶다.

#1 정치개혁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안철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전격 사퇴했다. 오세훈 시장의 사퇴는 야권에게는 호재가 됐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아깝게 놓쳤던 서울시장을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하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었다. 여론은 의외로 정치권 밖에 있던 안철수 교수를 원했다. 당시 안철수 교수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여론은 안 교수의 출마를 원했지만, 그의 선택은 불출마였다. 50%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안철수 교수가 5%대 지지율을 가진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한 것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권에선 안 교수가 서울시장 대신 2012년 대선 직행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이듬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하지만 또다시 ‘철수’ 였다.

1년 후 대선을 앞두고 후보직을 사퇴하며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했다. 유력한 대선 후보가 뜻밖의 불출마를 선언한 탓에 수많은 억측이 나왔다.

안철수 전 대표는 2013년 국회에 입성했지만 정치적 위상은 날로 약화됐다. 특히 지난 2017년 대선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밀려 3위에 그쳤고,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도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에게도 져 3위에 머무는 참패를 당했다.

#2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 안했더라면?

2011년 안철수 교수는 고민에 빠졌다. 오세훈 시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상태에서 출마를 권하는 여론이 빗발쳤다. 성공한 CEO와 젊은 층의 절대적인 존경을 받는 교수로서의 명성을 뒤로 하고 정계에 진출하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컴퓨터 바이러스를 치료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가장 고질적인 질병인 정치를 치료해야겠다는 사명감도 생겼다. 특히 서울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들었다.

마침내 서울시장 출마라는 결단을 내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기득권 정당 프레임으로 묶고 대한민국 정치 개혁의 아이콘이 되고자했다. 결과는 양당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로 꺾고 서울시장에 당선된다.

기존 정치권에 불신감이 가득했던 민심이 안철수 시장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그는 거침없이 정치세력화를 하며 한발한발 대권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합리적 추론- 안철수가 2011년 서울시장 양보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가상 상황을 연출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아직도 대권 잠룡군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2011년의 안철수와는 확연히 다른 위상이다.

특히 안철수의 최대 수혜주인 여권의 대권잠룡 박원순 서울시장의 현재를 보면 더욱 그렇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대선과 2018년 6·13 지방선거는 악몽 그 자체일 것으로 판단된다. 두 선거 모두 1등을 노렸지만, 결론은 3등이 됐다. 정치인 안철수가 결정적인 시기에 결단을 내리지 못해 자초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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