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자진하차인가, 압력인가’…“지켜드리지 못해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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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자진하차인가, 압력인가’…“지켜드리지 못해 죄송”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4.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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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김미화 남편 외압설 제기…진보신당 “김미화 새로운 시도 멈춰선 안 돼”

방송인 김미화 씨가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BC라디오 <세상은 그리고 우리는>에 대해 하차 의사를 밝힌 가운데 MBC노조가 자사 경영진의 압력을, 김 씨의 남편이 MBC임원진의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김미화 하차’ 논란이 파문으로 치닫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26일 성명을 통해 ‘이우용 MBC 라디오본부장’을 지목하며 “(김 씨의 하차는) 형식은 자진하차지만 (본질은) 압력에 의한 하차”라며 “청취율, 경쟁력, 진행자 호감도 등 그 무엇도 부족한 게 없었던 진행자가 라디오본부장의 전횡으로 교체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우용 본부장은 공식적으로 교체를 결정한 바 없다고 계속 주장했지만 이미 본부장이 김 씨의 후임자로 백지연 씨를 직접 언급하고 후보자에게 의사를 타진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느냐”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거짓말하면서 프로그램 담당 CP와 PD가 배제된 채 김 씨의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왜 후임 프로그램 진행자를 정하는데 담당PD의 의견 한번 듣지 않고, 임원진이 직접 정하느냐”면서  “이번 진행자 교체는 밀실개편이자 경쟁력도, 브랜드 가치도 내팽개친 부실개편“이라고 힐난했다.

▲ 지난해 10월 26일 KBS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고소당한 김미화 씨가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출두해 경찰서 3층 조사실로 올라가고 있다.ⓒ뉴시스

여기에 김 씨의 남편인 윤승호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김미화의 눈물>이란 글을 통해 “저희 부부는 작년 KBS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 심지어 변호인조차 권력 등에 의해 상식적 보편 타당적 가치판단을 저버리는 상황을 겪었다”라며 “모든 법적 절차가 종료된 이 시점에 또다시 시사진행 자리 몰아내기를 감행한 일부 MBC임원들(이) 한 일간지에 하차요구 이유를 밝혔는데, 명예훼손 소송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사유가 있지만 그저 참을 뿐”이라고 말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정치권도 MBC경영진을 정조준하며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박은지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MBC경영진의 밀실졸속개편으로 인한 우매한 선택으로 국민은 맛깔난 진행과 쉽고 재밌는 내용으로 대중적 시사프로의 장을 연 김미화 씨를 잃게 됐다”면서 “MBC 라디오 망가뜨리는 경영진의 우매한 선택은 부메랑 돼 돌아올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부대변인은 또 “라디오 전체 청취율 6위, MBC라디오 광고 판매율 2위라는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의 진행자 교체는 누구도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김미화 씨가 KBS ‘블랙리스트’ 폭로 등 (이명박) 정권과 불편한 관계였기에 정치적 외압 의혹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이번 일을 통해 MBC가 얻은 것은 불명예요, 잃은 것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아울러 “김미화 씨는 그간 호주제 폐지 운동, 공개방송 형식의 새로운 코미디 영역을 개척한 <개그콘서트>, 새로운 시사프로그램의 장을 연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까지 한국 방송계의 독보적 인물이었다”라며 “지금은 권력의 희생자가 됐지만, 이번 상처로 인해 김미화 씨의 새로운 시도가 멈추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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