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형규 "항문질환,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인터뷰] 양형규 "항문질환,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9.01.30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변시간 줄이고 케겔운동 시행하면 예방에 도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설동훈 기자)

▲ 양형규 원장.ⓒ서울양병원

유독 추운 겨울만 되면 항문 주변이 쿡쿡 쑤시고 아프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은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치질(치핵), 치루, 치열 같은 항문질환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문질환만큼 병원에 가기 꺼려지는 질환도 드물다. 항문은 지저분하고 은밀한 부위라는 인식 탓에 아파도 치료를 하기 보다는 무조건 참고 견디기 일쑤다.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항문질환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을 갖거나, 잘못된 정보가 사실처럼 잘못 알려진 경우가 적잖다.

서울양병원 양형규 원장을 만나 항문질환의 유전성 여부와 위험을 높이는 음식, 치료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항문질환의 경우도 유전이 되는가

항문질환 자체는 유전병은 아니다. 하지만 발병요인은 유전될 수 있다. 예컨대 점막하 쿠션조직을 붙들어 매고 있는 점막지지인대 강도, 배변 후 점막지지대 회복 속도 등은 유전될 수 있다.

점막지지인대가 느슨하거나, 배변 시 늘어났던 점막지지인대가 배변 후 빨리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으면 치핵이 잘 생길 수 있다. 항문괄약근 조임 강도, 항문샘 깊이도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 항문괄약근 조임이 강하면 치핵과 치열, 항문샘이 다른 사람보다 깊으면 항문주위농양과 치루의 발생위험이 높다.

따라서 부모나 형제 중에 항문질환이 있는 경우 항문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만큼 평소 올바른 배변습관과 식생활에 신경 써야 한다.

치질(치핵)은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가

국소혈류개선제, 소염진통제, 변 완화제 등의 약물요법도 치핵·치열 초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3~4도 내치핵 환자나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30%에 불과하다.

하지만 △배변 후 항문 밖으로 치핵이 튀어나와 손으로 밀어넣어야 들어간다(3도 내치핵) △ 쪼그리고 앉거나 기침만 해도 치핵이 튀어나온다 △탈출한 치핵 색이 까맣고 통증이 있다(감돈치핵) △치핵이 국화꽃이 핀 것처럼 항문 밖으로 나와 있다(4도 내치핵) △항문 둘레 절반 정도가 꽈리 모양으로 부풀고 통증이 있다(혈전성 외치핵) △출산 전후 치핵을 경험했거나 향후 출산 예정이다 등의 증상에 해당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특히 치루의 경우 근본치료를 위해 수술이 필수적이다.

수술 시 통증과 부작용이 심하지 않은가

기존 표준 치료인 결찰절제술은 치핵 조직을 비정상적인 정맥류 조직으로 보고 주변 항문상피와 점막 등 정상조직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절제했기 때문에 통증과 부작용이 심했다.

반면 거상 점막하 치질수술의 경우 항문피부를 2~3㎜만 좁게 절개한 뒤 치핵 조직을 항문 상피를 남기고 도려내는 방식으로 제거하고, 남은 조직을 항문 위쪽 방향으로 거상시켜 원래 위치로 되돌린다. 정상조직을 적게 절제해 항문협착, 통증, 출혈이 적고 빠르면 수술 후 1~2일 안에 퇴원할 수 있다.

수술 후 정상적인 배변이 가능한 시기는

수술 당일은 변의가 있더라도 가급적 참는 것이 좋다. 보통 수술 1~3일 후에 배변하게 된다. 3일이 지나도 배변을 못하면 병원에서 관장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배변 후에는 즉시 좌욕을 해 항문 주위를 청결히 유지해야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수술 후 약 2주까지 배변 시 소량의 출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출혈량이 많은 경우 바로 병원에 연락해야 한다.

간혹 수술 후 항문 통증 등으로 항문의 괄약근에 힘이 들어갈 수 있는데 그러면 요도괄약근까지 닫혀 소변을 보기 힘든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따뜻한 온열팩을 방광 부위에 20분가량 대거나, 온수좌욕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항문질환 예방을 위해 피해야 할 음식은

가장 먼저 피해야 할 게 술이다. 맥주, 소주 등 술은 항문 부위 충혈을 유발해 출혈성 치핵을 유발할 수 있다. 육류와 정제된 가공식품은 너무 많이 먹으면 대장과 항문에 부담을 주게 된다. 고추·후추·겨자·카레 등 자극성 조미료도 장에서 거의 소화되지 않고 변으로 나오면서 항문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반면 과일과 야채에 함유된 식물성 섬유소는 수분을 흡수해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대변량을 늘려 변비·항문질환 예방에 도움된다. 야채를 물에 삶아서 먹으면 섬유소 섭취를 늘릴 수 있다.

비타민제가 항문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가

일부 사람들은 비타민제가 항문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복용하는 예가 많은데 특정 비타민이 부족으로 인해 항문질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타민E는 말초혈관의 혈류를 촉진하고 혈액응고를 억제해 치핵 예방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치질 등 항문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은

치질 등 항문질환을 예방하려면 배변은 가급적 3분 이내로 마치고,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사무직군 또는 장시간 운전을 하는 직업군의 경우 수시로 항문을 조여주는 케겔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항문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흡연이나 음주를 가급적 삼가거나 줄이고 하루에 8컵 이상 물을 마시는 것도 항문질환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