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기수론] 세대교체 돌풍의 주역은 누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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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기수론] 세대교체 돌풍의 주역은 누가될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2.01 0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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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총선과 2022 대선에서
핫 키워드로 떠오를지 ´주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차기 총선·대선의 뜨는 키워드는 세대교체이지 않을까. 남경필 원희룡 오세훈 송영길 우상호 김영춘 등 50대 기수로 바꿔보자, 세대교체 바람도 일 것으로 가늠되는 가운데 왜 그런지에 주목한다.ⓒ시사오늘(그래픽=김승종)

50대 기수들은 늘 젊은 피였다. 

80년대의 민주화 열망은 끓는 물 섭씨 100도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당시를 살아간 이십대 청춘의 생체리듬은 울분과 저항에 익숙했다. 학교에서 사회에서 혹은 경제 활동을 하다가도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얼룩진 정치 역사 현장의 파편이 시시때때로 날아왔다.

87년 대한민국 직선제 쟁취부터 군정종식, YS(김영삼) 문민정부 탄생과정에서 DJ(김대중) 정권 교체를 파란만장하게 지켜봤다. 단발머리 조용필에서, 그대에게 신해철, 난 알아요 서태지 등으로 전환되는 문화의 격동기를 함께했다. “말 잘못 하다간 전두환한테 잡혀 간다”는 말을 듣던 때를 지나 대통령 어록을 유머화해 히트 친 책까지 급진적 변화를 거친 젊은 세대가 그들이었다. 산업화 세대인 60대가 갖고 있는 시대적 향수가 있듯 80년대는 지금의 50대를 특히 젊게 만드는 요소인 듯했다.

얼마 전부터 정치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50대 기수론에 주목하는 눈들이 많아진 것이다. 어쩌면 2020 차기 총선과 2022 차기 대선 테이블에 올려 질 핫한 키워드는 세대교체이지 않을까. 가늠해본다.

원조 40대 기수 YS DJ
20여년 뒤 대통령 돼
하지만 외국은 달라  

50대 기수론에 앞서 40대 기수론이 있었다. 원조 40대 기수론 카드를 꺼낸 대표주자는 YS였다. 1970년 초반 YS는 대통령 선거에 앞서 젊음과 패기를 앞세운 리더가 나와야한다며 세대교체를 주창했다. 여기에 DJ, 이철승 전 총재가 가세하면서 신민당(신한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불꽃이 튀었다. 40대 기수들 간 경쟁은 박정희 정권의 3선개헌으로 무기력감에 빠져있던 야당과 국민에 심폐소생술을 한 거나 다름없었다. 역동적으로 변했고 국민적 지지의 흥행을 이끌어냈다. 그렇다고 실제 40대 기수가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었다. YS는 그로부터 20여 년 뒤인 60대의 나이에, DJ는 70대 때 대통령에 당선됐다. 현실 정치의 벽이 그만큼 두터움을 방증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외국의 경우는 달랐다. 40대 때 단박에 대통령이 된 일화는 적지 않았다. 미국에서의 첫 40대 당선자는 존 F 케네디였다. 그는 44세에 백악관 주인이었다. 빌 클린턴은 47세, 버락 오바마는 48세의 나이로 당선됐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와 러시아의 푸틴은 47세에 각각 총리와 대통령이 됐다. 30대의 나이로 권력을 잡은 이도 있다. 최근에는 39세에 당선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들 수 있다.

번번이 미풍에 그치지만
세대교체 바람의 불씨 여전

2017년 장미대선에서는 40대 기수론을 넘어 50대 기수론이 힘찬 물결을 타고 여론의 관심을 모았다. 그 당시 여권에서는 ‘남경필 유승민’ 후보가,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는 ‘안희정 이재명’ 후보 등이 50대 기수들이었다. 이들 모두 대한민국 정치의 세대교체를 강조하며 새로운 리더십에 승부를 걸었다. 그럼에도 50대 주자들의 도전은 바람으로 그쳤다.

처음엔 ‘문재인 반기문’ 양강 구도에 밀려났고, 본판에서의 1·2위는 60대의 ‘문재인 홍준표’ 후보가 각각 차지했다. 결국 50대 기수론은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고 미풍에 그치고 말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변화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50대 기수론으로의 세대교체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가깝게는 전대협 출신의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더불어민주당 86그룹의 대표주자 송영길 우상호 의원  등이 50대의 주류 정치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50대의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생물학적 사회적 연령으로 봐도, 주도적으로 활동해야 될 나이 아닌가”라고 웃으며 다음 말로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전대협 출신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점도 50대가 정치권 주류로 부상하는 이유가 될 듯하다”며 “이분들은 청년 학생 시절 나라의 민주화를 위한 공적인 가치, 시대적 요구에 헌신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 비서실장부터 중책을 맡게 된 것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했다.

50대 기수론의 주류화
예의주시해야 되는 이유 

문제는 50대 기수론의 주류화가 막상 현실화되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당의 당수를 결정하는 선거 등에서 보면 세대교체를 부르짖은 50대 기수들의 성공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서 세대교체를 피력한 송영길 후보만 해도 같은 86세대의 도움을 받으며 크게 선전한 것은 분명하나 ‘올드보이 이해찬’에 밀려 2위에 그쳤다.

하지만 앞으로 2020 차기 총선을 거쳐 2022 대선까지를 놓고 보면 50대 기수론의 세대교체 가능성은 여전히 예의주시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관측이다.

선거전략 전문가인 한 중견 평론가는 지난 3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전 정권과 현 정권 모두 똑같다고 비판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며 “현 정치에 깊은 불신을 느끼는 국민일수록 세대교체 열망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차기 총선을 시작으로 차기 대권까지 50대 기수론의 세대교체 바람이 적기를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풍부한 정치, 행정 경륜 등은 물론 젊은 패기와 열정까지 두루 갖춘 인물들이 적극 나설 때”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에 언급한 50대 기수들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정치 개혁파로 잘 알려진 김영춘 해수부장관,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지목되고 있다. 또 비록 막 60대로 접어들었지만, 원조 쇄신파인 김부겸 행자부 장관도 50대 기수론의 끄트머리를 잡고 도약할 인물로 여전히 꼽히고 있다.

돌풍 이끌려면 YS DJ 상기해야
기대에 부흥하는 리더십 갖출까

다만, 50대 기수론이 향후 선거에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고 성공적 터닝 포인트의 분수령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 YS와 DJ 때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전해진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50대 기수들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커져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정작 그 기대에 부흥하는 리더십을 보이는 인물들이 눈에 띄지 않는 게 문제”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 양김(김영삼 김대중)과 이철승이 40대 기수론의 돌풍을 이끌어냈듯 현재의 50대 기수들도 경쟁적 그룹이 나타나 팽팽한 접전을 이루며 열풍 가도를 달굴 필요가 있는데 그러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고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또한 “YS와 DJ는 함께 독재에 맞서며 좌우 진영을 초월한 시대정신을 제시해 선의의 존재감을 높여 종국에 대통령까지 오른데 반해 지금의 50대 기수들은 통일, 안보, 복지, 갈등의 분야에서 국민의 지지를 끌어당길 화두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아울러 “지도자가 되려면 깊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울림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어떤 시련에도 끝까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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