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푸조 2008 SUV, 변속기 고집 꺾으니 “모든 성능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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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푸조 2008 SUV, 변속기 고집 꺾으니 “모든 성능 업그레이드”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2.2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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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변속기 교체로 울컥거림 개선…출력은 20마력 높아져 신차급 변화 이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푸조 2008 SUV는 볼륨감있는 바디 라인과 전면부의 격자 무늬에 수직 크롬 패턴이 적용된 라디에이터 그릴, 그 가운데 자리잡은 사자 엠블럼 등의 요소들을 통해 역동적이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전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기억할 지 모르겠다. 고집부리는 아이들에게 알맞는 해법을 제시해줌으로써 180도 달라진 모습을 이끌어내는 내용이었다.

최근 시승한 푸조 2008 SUV도 비슷한 맥락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2019년형 모델로의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그간 푸조가 고수해왔던 수동 기반의 MCP 자동변속기에 대한 고집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그러자 특유의 울컥거림(변속 충격)은 없어졌고, 운전자의 입가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번진다. 더욱이 출력을 개선한 신형 엔진까지 더해지니 소형 SUV의 가벼운 몸놀림은 경쾌함을 넘어 짜릿함으로 다가왔다.

기자는 지난 12일 제주도에서 이뤄진 푸조 2008 SUV 시승을 통해 이같은 상품성 변화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특히 ETG6 변속기(MCP)가 탑재된 구형 모델을 먼저 시승한 후 신형을 몰아보니 그 차이는 확연했다.

앞서 시승한 구형모델은 ETG6 변속기가 탑재된 탓에 저속에서 중속에 이르기까지 변속 충격이 그대로 전해졌다. RPM은 오르지만 직결감이 떨어져 차가 쿵하는 느낌과 함께 밀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 그렇다 보니 신호에 걸린 후 출발할 때는 다른 차들을 먼저 보내야 하는 아픔마저 맛봐야만 했다.

하지만 2019년형 푸조 2008 SUV으로 바꿔타니 그 주행 감성은 전혀 다른 차종처럼 느껴졌다. 새롭게 탑재된 EAT6 6단 자동변속기와 최고출력이 종전 대비 20마력 향상된 120마력의 1.5 BlueHDi 엔진 조합으로 대변되는 대대적인 파워트레인 변화 덕분이다.

도로에 나서자마자 푸조 2008 SUV는 몰라 보게 달라진 부드러운 변속감과 신속한 응답성을 제공, 빠릿하게 따라붙는 모습을 보였다. 급가속 시에는 주저함없이 빠르게 튀어나갔고, 우수한 직진성을 뽐냈다.

소형 SUV의 작은 체구 역시 차량을 넉넉하게 밀어붙이는 데 한 몫했다. 주로 사용하는 엔진회전구간인 1750rpm에서 30.61 kg.m에 달하는 최대 토크를 형성하는 점도 호쾌한 주행을 가능케 한 요인이라는 게 푸조 측의 설명이다.

▲ 보닛에서부터 루프,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유려한 차체와 사자가 할퀸 듯한 3D LED 리어램프 등은 세련미를 더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달리기 성능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덧 차량은 중간 경유지인 월정리 해변에 다다랐다. 그제야 해변가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마주한 푸조의 세련된, 늠름한 자태가 한 눈에 들어왔다.

볼륨감있는 바디 라인에 격자 무늬에 수직 크롬 패턴이 들어간 라디에이터 그릴, 그 가운데 자리잡은 사자 엠블럼은 멀리서봐도 푸조 SUV 모델의 강렬함을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날렵한 블랙 크롬의 투톤 LED헤드램프와 시그니처인 사자가 할퀸 듯한 3D LED 리어램프도 역동적인 멋을 더한다.

다만 실내는 다소 밋밋하고, 올드한 인상이 강해 아쉬움이 남는다. 운전자 중심의 아이콧핏 디자인은 안정감을 주지만 단조롭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 내 위치한 TFT 계기판과 7인치 스크린은 조작 편의성이 떨어지는 데다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센터콘솔 앞에 위치한 파킹 브레이크 등은 조작감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콤팩트한 차체 대비 공간 활용성은 우수했다. 410ℓ의 트렁크 용량은 2열 폴딩 시 최대 1400ℓ까지 확장되며, 6개의 고리를 위치시켜 짐을 고정하기에 용이하도록 설계한 점이 눈에 띄었다. 2열에는 센터콘솔 뒤에 나있는 12V 전원 소켓이 나있어 충전 편의성을 높였다.

▲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아이콧핏 디자인을 통해 안정감을 선사하지만 다소 단조롭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푸조 2008 SUV는 수입차 치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3100만 원대의 가격을 갖춰 매력적인 차량임은 틀림없다. 진흙, 눈길 등 다양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그립 컨트롤 시스템과 후방 카메라, 저속 주행 시 앞차와의 충돌을 막아주는 액티브 시티 브레이크,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등을 두루 갖춰 만족감을 높인다.

물론 시승을 마치고 나니 푸조 2008 SUV의 또 다른 강점은 연비임을 알 수 있었다. 이날 제주 마레보 리조트에서 출발해 월정리 해변, 서귀포시에 위치한 푸조시트로엥 자동차 박물관까지 120km에 달하는 거리를 내달렸는데, 클러스터 상의 시승간 연비는 18.5km/ℓ를 가리킨 것.

평소 운전 습관보다 급가감속을 자주 이뤘고, 연비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다. 푸조 2008 SUV가  괜히 '연비 깡패'로 불리는 게 아니었다.

여기에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 DPF(디젤 입자 필터) 기술을 통해 배출가스 저감을 이루며 까다로운 환경부의 WLTP(국제표준시험방식) 인증을 승인받았고,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 탑재로 정차 시 불필요한 연료 소모와 CO2 배출을 효과적으로 잡아낸 점은 칭찬할 만 했다.

▲ 이날 시승 연비는 120km를 내달린 결과 18.5km/ℓ를 기록했다. 이는 공인연비 15.1km/ℓ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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