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돌풍①> 떠오르는 ‘문재인 대안론’…손학규-유시민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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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돌풍①> 떠오르는 ‘문재인 대안론’…손학규-유시민 ‘흔들’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5.31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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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손학규 지지율 정체 맞물려 ‘문재인 대안론’ 부상
정치평론가 “문재인 경쟁력 긍정”…본선출마 엇갈려
“PK바람 불겠지만 지역구도 완화 ‘NO’”…양날의 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12년 대선 잠룡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4·27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국민참여당이 석패한 이후 꿈틀대기 시작하더니, 재보선 최대 승자로 꼽혔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반대급부로 파생됐다.

한마디로 ‘유시민 비토론’과 ‘손학규 정체’가  문재인 대안론을 만들고 있다. 급기야 일반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대선주자 지지율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실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5월 넷째 주 실시한 정례조사(표본오차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1.6%p) 결과, 문 이사장은 전주 대비 2.1% 상승한 5.4%를 기록하며 여야 통틀어 4위를 기록했다. 1위는 29.9%를 기록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차지했고, 손학규(11.7%)-유시민(9.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여야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 추세다. 지지율 수치가 현재지표인 데 반해, 지지율 추이는 미래지표다. 이번 조사 결과 박 전 대표는 전주 대비 3.2% 하락했고 손 대표는 0.4% 상승, 유 대표는 1.0% 상승했다.

오차범위 감안하더라도 박 전 대표는 하락 추세이고, 손 대표와 유 대표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 정도의 지지율 추세를 보였다. 반면 문 이사장은 최소 2배 이상의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또 지난 5월 29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에 대한 여론조사(표본오차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p)에선 문 이사장이 15.2를 기록하며 10.6%에 그친 유 대표를 야권주자 3위로 끌어내렸다.

이쯤 되면 1997년 이인제, 2002년 정몽준, 2007년 문국현 등 대선 때마다 어김없이 불었던 기존 정치인에 실망한 제3세력군이 문재인을 중심으로 모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시사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31일 <시사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안론과 관련, “지금의 대선 지지율을 보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비해서)야권은 도토리 키재기다. 지난 4월 재보선 이후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몰락하면서 친노진영이 새로운 대안으로 문재인 이사장을 선택한 것”이라며 “문 이사장이 그동안 사실상 친노진영의 좌장이 아니었느냐. 4월 재보선 과정에서 야권통합을 이끌어냈던 그에게 대선주자 판에 오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규 시사평론가도 같은 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4월 재보선 이후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되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그야말로 참패를 당하면서 문재인 이사장이 친노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라며 “향후 문 이사장의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전제는 친노의 대안이 없을 경우”라고 밝혔다.

▲ 문재인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5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故 노무현 대통령 2주기 추모전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PK바람’…미풍과 태풍 사이

‘문재인 대안론’의 실체는 현재 야권의 대권 승리방정식은 ‘영남 분열’ 공식과 맞닿아있다.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쥔 것도 영남층의 고정 지지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4월 재보선 전까지만 해도 ‘영남 분열’ 공식에 가장 근접한 정치인은 유 대표였다.

원외 한 석도 없는 초미니 정당의 대표인 그가 대안론으로 떠오른 이유도 핵심 지지층 이외 영남권을 분열시킬 수 있는 파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 재보선 이후 유시민을 대체할 문재인 대안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3 전당대회 전까지 민주당 내 친노세력의 지지를 받았던 정세균 최고위원이 남부민주벨트를 고리로 문 이사장에 대한 러브콜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야권의 대권 주자는 7~8명 선이 적당한 것 같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당연히 (경쟁에) 들어와야 한다. 남부 민주벨트가 연대를 해서 내년에는 부산경남에서 진보개혁진영의 후보들이 국회에 꼭 진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문 이사장도 지난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도움이 된다면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 피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대선 출마 여지를 남겼다.

그렇다면 문재인이 지역주의를 깨뜨리며 바람을 일을킬 수 있을까.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문재인 PK바람에 대해 “문재인 이사장이 PK(부산경남)에서 일정 정도 바람을 일으킬 수는 있겠지만, 그간 영남보수의 지지층을 허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의 남부민주벨트는 지역주의를 이용한 치졸한 정치전력에 불과하다. 영남과 호남을 분열시키고, 영서와 영동을 나누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남부와 북부를 선을 그어놓은 채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도 이와 관련해 “PK지역에서 일부 지지층을 형성할 수는 있겠지만, 영남 지역주의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야권 주자의 본선 경쟁력은 탈지역주의 행보를 하는 정치인에게 쏠릴 가능성이 크지, 대선주자가 남부민주벨트 등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는 남부민주벨트가 예선전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지만, 본선에서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특히 지역주의에 기대 대통령이 되려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 문재인이 야권의 단일후보로 나설 수 있을까.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문재인 본선 출마와 관련, “가능성을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친노바람) 분위기를 탄다는 전제 하에 문재인 이사장이 파급력 있는 테마를 선점할 수 있다면 본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반면,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문 이사장이 그간 수차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고, 대선 1년여를 남긴 시점에서 후보로서의 검증이 어렵다. 본인도 정치력을 검증 받은 적이 없지 않느냐”면서 출마 가능성이 낮게 봤다. 

대선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다. 문 이사장에게 이제 남은 과제는 언제 본격적으로 제도권 정치 판에 뛰어들어 검증을 받느냐다. 그 시기를 조율하는 것부터 그의 정치력 검증은 시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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