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돌풍②> 문재인,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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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돌풍②> 문재인,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흔든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6.03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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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문재인 PK 투입설…한나라당 '긴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민주당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띄우는 것을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심경은 편치 않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시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부산·경남(PK)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서 "그 분이 이 지역을 맡아 총선을 지휘해 준다면 부산·경남·울산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이 "문재인 이사장은 야권 대선예비후보군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한 것에 비해 훨씬 더 구체적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 PK 선대위원장을 맡으라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이사장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남고를 나왔고 시국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고 제적된 전력이 있다. 또, 특전사 공수부대 출신일 뿐만 아니라,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마쳤고 이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문 이사장이 눈길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그의 '젊잖은' 분위기다. 침착하면서 가볍지 않고 절제된 느낌을 주는 등 부담스럽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원래부터 야(野) 성향을 갖고 있던 PK에 이런 문 이사장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게 뻔하다. 때문에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카드'로 PK를 공략하려는 전략을 세우는 것은 자연스럽다.

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런 문 이사장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PK민심, 박근혜에게 항상 우호적이지 않아"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에서 자신들의 텃밭인 분당(을)에서 패배하면서 신경이 예민한 상태다. 이런 마당에 문 이사장의 등장은 내년 총선에서 자신들의 텃밭인 PK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얼마전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측은 "내년 총선이 안그래도 걱정인데 문재인 바람까지 불면 우리가 PK에서 절반도 못 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A의원측은 "민주당에서 '문재인'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 문 이사장이 PK에서 활약할 것이라는 풍문이 돌았다"며 "그래서 당에서는 문재인 바람을 잠재울 만한 인물로 누구를 내세워야 하는지를 놓고 이런 저런 얘기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내부에서 문 이사장을 경계하는데는 대구·경북(TK)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박근혜 전 대표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김현철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2월말 "TK와 PK가 한목소리를 내면 아직도 필승구도이지만 PK 민심이 박 전 대표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는 PK가 박 전 대표의 독주를 경계하는 차원에서 한나라당 후보보다는 문 이사장이 지원하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 부소장은 최근에는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PK출신 후보인 문재인 이사장과 김두관 경남지사를 (한나라당이) 경계해야 할 인물"이라고도 말했다.

김무성 "문재인 띄우기, 대수롭지 않게 생각"

물론, '문재인 바람'이 별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한나라당 내에서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내 대표적 PK 의원인 김무성 의원(남구을)은 민주당의 '문재인 띄우기'에 대해 "선거 때만 되면 여러가지 전략들이 나온다"며 "문재인 이사장 얘기도 그 중에 한가지인데, 대수롭지 않게 본다"고 최근 잘라 말했다.

15·16·17·18대 국회의원을 거쳐 한나라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김 의원은 "지역주민들은 인물을 보고 투표한다. 누구를 공천했는지가 문제다"며 "문재인 바람 같은게 불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서 PK를 지키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김 의원과 달리 '문재인 바람'을 심상치 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한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김태호 의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태호 의원은 젊은데다가 예상외로 4·27 김해(을) 재·보선에서 승리, 여당의 새로운  PK주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경남지사를 두번이나 역임한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출마한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런 선거 능력이 인정받으면서 '문재인 대항마'로 키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 (왼쪽 부터) 김무성, 김태호 의원. ⓒ뉴시스

김태호, 문재인과 함께 떠오르며 역할론 부상

구체적으로 "김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의 PK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인데, "김 의원으로서도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 따라붙는다.

이와 맞물려, "4·27 김해(을) 재·보선에서 기력을 소진한 김태호 의원이 지금은 회복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잠잠하지만 곧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국회의원 회관의 한 유력 분석통은 "PK에서 문재인 이사장이 뜨면 PK의 여당 성향 유권자들은 자연스럽게 문 이사장의 경쟁자를 찾게 된다"면서 "바로 이 때 김태호 의원이 인기을 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 이사장과 김 의원 모두 새로운 인물"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문재인-김태호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도 내다봤다.

아울러 "만약, 문 이사장이 야권 대선후보가 된다면 김 의원의 위상이 덩달아 치솟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민주당이 문 이사장을 띄우는 것은 한나라당에게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한다.

"민주당은 문재인 띄우는데 우리는?"…불만도

최근 한나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은 사람을 키우는데 한나라당은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 외에도 문재인 이사장과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띄우며 자체 경쟁구도를 만들어 가는데 한나라당은 오로지 박근혜 전 대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차기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이 민주당 보다 한발 늦었다"며 걱정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한나라당 잠룡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주변에서 이미 많이 흘러나온바 있다.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오는 7·4 전대에 모든 대선예비주자들이 출마해 국민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은 물론, 힘을 합쳐 총선에 대비해야  하는데 지금 당은 너무 조용하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이 같은 주장에 반대한데 이어 한나라당 비대위도 지난달 30일 박 전 대표의 입장과 똑같은 결론을 내리면서 사실상 물건너 갔다.

민주당과 다른 한나라당의 이 같은 모습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서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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