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의 승부수①] 50살 대한항공, 제2의 도약 플랜 ‘엔진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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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의 승부수①] 50살 대한항공, 제2의 도약 플랜 ‘엔진 점화’
  • 김정출 기자
  • 승인 2019.03.18 14: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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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날개 KAL, 경제성장史의 주역이자 산증인
연금·행동주의펀드 공세로 이달 주총 방어가 고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정출 기자]

‘한국의 날개’ 대한항공이 어느덧 50살이 되었다. 사람 나이로 치면 하늘의 순리를 깨닫는다는 지천명! KAL은 70년대 고도성장 시대의 주역이자 산증인이다. 그러나 이같은 공로와 업적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녹록치 않다. 오너 가족의 사회적 물의, 강성 노조, 연금·행동주의펀드 주총 공세....창립 50주년과 주총을 맞아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조양호 회장이 활주로를 박차고 새롭게 도약(take-off) 하는 ‘대한항공 르네상스’ 플랜을 어떻게 준비 중인지 승부수가 궁금하다. <시사오늘>은 대한항공 50년 변천사를 되짚어 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 시사오늘 김승종
ⓒ 시사오늘 김유종

◇ 뚝심과 용병의 대명사 창업주 故 조중훈 회장

60~70년대 고도성장 주역을 꼽는다면 단연 개발독재 리더십의 상징 박정희 대통령과 재계 수장인 정주영(현대)·이병철(삼성) 회장을 떠올리게 된다.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1920~2002년) 역시 이들 못지않게 우리나라 수송·물류산업의 개척자로서 고도성장 시대를 이끌었던 주역이다.

일제 말기, 인천에서 성실하고 인간성 좋은 화물트럭 운전사로 소문난 청년 조중훈은 1945년11월 ‘한진상사’라는 물류회사를 창업하고 트럭 30대를 가지고 수송 사업을 시작한다. 그의 나이 26세! 그것이 오늘날 대한항공, (주)한진 같은 초대형 물류회사가 탄생되는 단초가 되었다. 한진상사는 6.25전쟁, 60년대 베트남 전쟁 등 격변기를 거치면서 급성장을 거듭했다.

1969년 3월1일. 이날은 한국 항공史에서 독립선언일 같은 의미있는 날이다. 조중훈 회장이 방만 경영으로 과도한 적자에 시달리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민영 대한항공을 창립한 날이기 때문이다. 납입 자본금은 15억47만원.

인수 당시 한진상사 직원들 반대가 심했다. “트럭 수송사업이 궤도에 올라 돈을 잘 벌고 있는데, 적자투성이 국영항공사를 왜 우리가 총대를 메고 인수해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들이었다. 조 회장 본인도 여간 고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50년 전에는 민간기업이 항공업에 뛰어든 나라는 미국이 유일했고, 한국보다 훨씬 경제력이 큰 유럽 선진국들이나 일본만 해도 반관반민 형태나 정부 주도 항공사밖에 없었다. 그런 마당에 후진국인 한국에서 민간기업이 항공업을 해보겠다는 것은 스스로 사지(死地)에 뛰어드는 셈이었다. 

하지만 무소불위 권력자 박정희 대통령이 두 차례나 불러 “국적기는 하늘을 나는 영토 1번지가 아니냐! 우리 국적기가 날고 있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국력이 뻗치는 곳이다. 운송 분야에서는 조 회장이 발군의 전문가이니 맡아 달라”고 강권하는 것을 외면하기 힘들었다.

조 회장은 직원들을 모아 놓고 “국익과 공익 차원에서 국영 항공사를 인수하자! 회사 이익만 생각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업이라면 진정한 의미의 사업이 아니다. 만인에게 유익한 사업이라면 만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시키는 게 기업의 본질 아니냐!”고 다독거렸다.

한진상사 직원들도 지금 대기업 노조들과 비교하면 참 착했던(?) 것 같다. 부실 공기업을 인수하면 구조조정이다 뭐다 해서 정리 해고나 급여 감소 등 불이익을 당한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을 텐데도 군말 없이 CEO의 결정을 따랐다. 그런데 조중훈 회장은 대한항공 인수 직후 인력 감축은커녕 거꾸로 직원 급여와 복리후생을 더 높여주는 용병술을 보였다.
 
대한항공의 첫 발걸음은 성경 구절처럼 미미하고 초라했다. 제트기 1대, 프로펠러기 7대로 운항을 시작했고, 해외 취항이라고 해봐야 이웃나라 일본의 3개 도시가 전부였다. 당시 회사 위상은 아시아권에서 11개 항공사 중에 11위. 꼴찌였다.

A330 항공기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故 조중훈 회장(가운데)와 조양호 회장(맨 오른쪽) ⓒ 대한항공
A330 항공기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故 조중훈 회장(가운데)와 조양호 회장(맨 오른쪽) ⓒ 대한항공

조 회장은 인수하자마자 미주 노선 취항, 파월 한국군 물자보급을 명분으로 호찌민(당시 사이공) 취항 등 적극적으로 노선을 늘려 나갔다. 1972~73년에는 최초로 미주 로스엔젤레스 노선과 서울∼파리 취항 등 외형을 확장해 나가면서 국적 항공사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늘 고국을 그리워하는 해외 동포들에게 대한민국 국적기는 항공기 이상의 뭉클한 감정을 갖게 만드는 ‘전령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1972년 4월 태극 마크가 선명한 보잉 707 여객기가 하와이 공항 활주로에 첫 모습을 나타내자 몇 시간전부터 공항에 나와 있던 교포 수천명이 태극기를 들고 “우리나라 비행기다. 대한민국 만세...”라고 함성을 지르며 공항을 눈물바다로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사탕수수 이민 1세대 후손들로서 현지에 정착한 2,3세 교포들에게 KAL의 하와이 취항은 타지에서 쌓였던 한과 응어리가 단숨에 풀리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항공은 세계 주요 거점도시 취항을 늘리면서 동시에 1974년 제주 칼(KAL)호텔 인수,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 매입 등 호텔분야 사업도 확장했다. 또한 아시아 최초로 A300B(에어버스) 제트여객기를 도입하고, 최초의 중동노선인 서울∼바레인 중동 노선을 취항하면서 중동에 진출한 우리 근로자들의 향수병을 달래는 뜻밖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 ‘디지털 대한항공’ 시대 막 올린 조양호 회장

창업주가 항공업이라는 생소한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70~80년대를 보냈다면 아들 조양호 회장은 1990~2000년대 대한항공의 비약적인 발전과 디지털 시대로의 업그레이드 등 전성시대를 구가하게 만든 CEO다.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직에 차례로 오르면서 2세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조 회장은 전문성, 식견, 미래예측 능력 등 디테일한 측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항공 전문가’로 꼽힌다. 업계 최고경영자 중에 비행기 조종, 운항 핵심 장비, 부품 정비 및 구매 등 모든 분야에서 두루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CEO가 많지 않은데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매년 에어 전시회 또는 박람회가 열릴 때마다 빠짐없이 해외로 나가 보잉, 록히드 마틴, 에어버스 등 메이저 제작사 신제품을 꼼꼼히 체크한다. 그 결과 새 항공기가 미래의 주력제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서면 주저하지 않고 수십대 씩 과감하게 구입한다. 이라크 전쟁, 전염병 사스, 9.11 뉴욕테러로 지난 2003년 제작사들이 극심한 불황에 빠졌을 때에 차세대 항공기라고 확신한 에어버스 380 기종을 절반값에 후려쳐서 대량 구입한 것은 투자전략의 백미로 꼽히는 일화다. 

외국 경쟁사 전문경영인 CEO들은 “9.11 공포로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기를 주저해서 불황이 심각하다. 이런 판국에 무모하게 항공기 구입에 목돈을 쓰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3년이 지난 2006년부터 호황이 돌아오자 경쟁사는 조 회장이 구입한 가격의 두 배 이상을 주고서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오너 회장의 미래 예측 능력이 매년 실적에 연연하는 전문경영인들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준 사례다.
      
조양호 회장이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 중에 동맹체제 구축도 손꼽을 대목이다. 1990년대 말부터 세계 최대 항공사 유나이티드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이 각각 맹주로 나서 ‘스타얼라이언스’와 ‘원월드’라는 항공 동맹체를 탄생시키는 등 항공업계가 다자간 동맹체 쪽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이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 자칫 왕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조 회장은 미국 델타항공의 레오 뮬린 회장에게 동맹체 결성을 제의했고 유럽지역의 에어 프랑스와 아에로 멕시코까지 합류시켜 4개 대륙에 기반을 둔 4개 항공사를 묶어서 <스카이팀>이라는 동맹체를 출범시켰다. 스카이팀 동맹체는 175개 국가, 1,150여개 도시에 매일 1만4천5백편의 항공편을 운항하는 대표적 항공 동맹체로 성장했다. 연간 수송 승객 숫자는 6억3천만명이 넘는다. 세계 항공업계가 합종연횡으로 흐를 것이라는 트렌드를 미리 읽었던 조 회장의 선견지명이 큰 몫을 했다.   

B787 항공기 조종석의 조양호 회장 ⓒ 대한항공
B787 항공기 조종석의 조양호 회장 ⓒ 대한항공

미국시장에서 선제적으로 反독점면제(ATI, Anti-trust Immunity) 권한을 취득해 미국 정부의 독점 보복조치를 피해나갈 수 있었던 것도 조 회장의 아이디어 였다. 반도체, 가전, 철강 등 우리나라 제품이 매년 미국에서 반독점법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반면에 대한항공은 美교통부와 오픈 스카이(Open Skies) 협정을 맺은 외국 항공사로서 면제 혜택을 받고 있다. 오픈 스카이 협정이란 별도의 항공회담 없이 노선 개설 및 조정 권한을 항공사간 상호 협정에 전적으로 위임하는 제도로서, 우리나라와 미국은 지난 1998년 6월에 관련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반독점면제를 승인받으면 단일 항공사가 아님에도 같은 회사처럼 활동 할 수 있고, 서로 합병하지 않은 상태에서 독립적인 항공사 간에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제휴 단계라서 다른 항공사들로부터 독점에 따른 법적 제소를 받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반독점면제로 인해 지난해 5월 미국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시행에 있어 다른 항공사 중에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2012년에 아태지역 미국 공군 F-16 전투기 성능 개량 사업자로 선정된 것도 기술적 측면에서 평가해야 하는 부분이다. 대한항공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항공사로 인정받지 않고서는 깐깐한 미국 공군 협력사로 채택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상당하다.

조양호 회장은 이처럼 취항 노선 확대, 항공기 대수 증가 등 계량적인 평가 외에 적기에 항공기 대량 헐값 구입, 동맹체제 구축, 반독점면제, 전투기 성능사업 파트너 등 질적이고, 정무적으로 한 단계 회사를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지적이다. 그 중에서도 올해 5월말에 열리는 항공업계 UN총회로 알려진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연차총회를 최초로 한국 유치에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IATA 관련 내용은 뒤에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이같은 여러 가지 중에 조 회장 업적 중에 단 한 가지를 꼽아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항공업계 최저 보험요율을 적용받을 만큼 안전도(SAFETY)에 있어 업체 최고점수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항공사든 간에 안전운항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 안전도는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 명제이자 최대 핵심가치인데, 조 회장은 2018년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어떤 경영 환경에서도 절대 안전운항 체제를 항시 유지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차량 보험요율의 경우, 사고를 많이 낸 차가 보험료를 더 내는 것처럼 항공보험 역시 요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항공안전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해 글로벌 항공사들은 보험요율을 더 낮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등 신경전이 치열하다. 기체 및 배상책임보험을 토대로 결정되는 보험요율에 있어 대한항공은 2015년 기준으로 0.07%에 불과하다. 미국 주요 항공사가 0.18~0.26%, 유럽 주요사가 0.12~0.21%, 일본 주요사가 0.10~0.15%와 비교해도 단연 1등이다. 2019년 현재는 더 낮아져 0.04% 수준이다.

보험요율 저하는 그만큼 더 안전한 항공사라는 의미인데, 조 회장 지시로 안전부문에만 매년 1천억원 이상 예산을 투입하여 직원 교육훈련, 최신 장비 구입, 안전관련 글로벌 트렌드 수집 등에 사용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2천억원을 들여 회사 모든 시스템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운항 정비 등 각 부문의 방대한 센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항공 안전성을 더 높여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 올림픽 중도 퇴장, 가족경영 물의, 연금 공세 등 잇단 악재

대한항공에 이바지 한 많은 긍정적 기여(明)에도 불구하고 조양호 회장은 회장 재임 20년 만에 최대 위기 국면(暗)를 맞고 있다.  ‘땅콩회항’, ‘물컵사건’으로 회자되는 가족 일탈 행위가 국민적 시선을 끌고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으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최근 조현아 씨와 이혼소송 중인 남편 박 모 씨가 동영상을 가지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다시 한 번 세인들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일부 시민단체와 민노총 등은 가족 문제를 조 회장의 경영능력과 연계해서 퇴진 압박을 계속 가하고 있다.

가족들 문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도의적 관점에서는 조 회장 책임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그가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논리와는 별개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공격하는 세력이 부인 권양숙 여사 부친의 남로당 전력을 물고 늘어진 적이 있었다. 이때 노 후보는 “그렇다고 나보고 아내를 버리라는 얘기냐?”고 반박하여 상대방을 머쓱하게 만들어 버렸다. 연임 반대세력이 오너경영의 폐단이라고 지적하는 부분도 책임질 사람은 그의 가족들이지, 조 회장 본인은 아니라는 뜻이다.  

가족 문제 뿐 아니라 올림픽 지원에 있어서도 조 회장은 불운했다. 조현아 씨 땅콩회항과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중도 퇴장은 모두 박근혜 정권에서 일어났다. 사주역학적으로 풀이한다면 조 회장과 박 정부와는 정말 합(合)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항공산업의 특성상, 대한항공은 일반 재벌그룹과는 달리 국가의 초대형 이벤트에 가장 많이 협조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운명(?)을 안고 있다.

올림픽·월드컵 등 국가 차원의 초대형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KAL은 늘 앞장서야 했다. 솔선수범해서 정부와 대회조직위를 지원했다. 88올림픽 당시 특별기를 제공해서 그리스 헤라 신전에서 채취한 성화를 봉송했고, 국교가 없는 동구권 국가 선수들을 수송하기 위해 전용기를 동원했다. 88올림픽을 전후해서 적성국가 수도인 베이징, 모스크바 노선을 개설하는 등 궂은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다른 그룹이 정부와 대회조직위에 적당히 현금으로 성의표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협조다.

대한항공-델타항공 조인트벤처 체결식 모습 ⓒ 대한항공
대한항공-델타항공 조인트벤처 체결식 모습 ⓒ 대한항공

2002 월드컵 때는 <공식항공사>라는 명칭이 붙었다. 축구선수가 공을 오버헤드 킥으로 차는 역동적인 장면을 모든 항공기 겉면에 래핑하고 스포츠마케팅 전도사 역할도 했다. 두 차례 대형 국가 이벤트를 치르자 조 회장은 평창올림픽에서는 아예 유치부터 준비, 그리고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을 <턴키 베이스>로 주도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회조직위원장을 직접 맡았고, 회사는 5백억원 이상을 후원했고 한진그룹 직원 50명을 파견해 올림픽 일을 도왔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최순실’이라는 복병을 만나 좌초한다. 박근혜 정권의 숨은 최대 실세 최순실은 평창올림픽 스타디움 관중석과 부대시설 공사를 본인 소유 ‘더블루K'라는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스런 회사) 건설사에 배정해 달라고 연신 압력을 넣었다. 그렇지만 조 회장은 성격상 이런 협박성 요구에 결코 굴복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결과, 조 회장은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쫓겨나다시피 중도 퇴장했고, 최순실-박근혜 두 사람에게 찍혀서 세계7위 해운업체 한진해운마저 공중분해되는 불행을 겪는다. 문재인 정권으로 교체되면서 뭔가 새로운 분위기를 기대했으나, 지난해 3월 차녀 조현민 씨의 물컵사건이 또 다시 대서특필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게 된다.     

‘국민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그 일 이후 5개월 동안 한진그룹 일가에 대해 18번의 압수수색, 5번의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가족들이 검,경찰 포토라인에 12회나 서야 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의 혐의에 대해 대부분 기각하거나 실형을 선고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역시 근로자의 고용불안, 항공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근거로 진에어 항공 면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해 가까스로 넘어갔지만 지금까지 위기의 연속이다.

올해 들어서도 달라진 점은 별로 없다. 1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 조 회장은 부영 이중근, 대림 이해욱 회장과 함께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초청 대상에서 제외되는 아픔도 겪었다. 국민연금은 3월 하순 주총을 앞두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하겠다면서 조 회장과 한진그룹을 겨냥했다. 다행스럽게도 국민연금의 자충수(10%이상 지분 보유시 경영참여를 위한 주주권 행사를 하려면 시세차익을 반환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큰 데미지는 입지 않았지만 행동주의펀드인 강성부 펀드가 3월 주총에서 표대결 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아직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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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허허 2019-03-20 12:54:48
광고 좀 받아먹고 기자 양반이 멋모르고 글 쓴 모양인데 한치앞을 못보는구려.
이미 대한항공 내부 분위기도 조씨일가에 등돌린지 오래다. 이 기사 때문에 오히려 나중에 광고가 끊길 것이외다.

김두관 2019-03-18 22:35:16
안타깝습니다... 비상하는 날이 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