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황교안과 손학규가 창원성산에서 맞붙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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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황교안과 손학규가 창원성산에서 맞붙었다면?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9.04.06 22: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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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초보와 노회한 정치인의 한계가 아쉽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만약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창원성산에서 맞붙었다면 선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사진제공=뉴시스
만약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창원성산에서 맞붙었다면 선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사진제공=뉴시스

4·3 재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각각 1승을 거뒀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존재감이 없었다.

황교안 대표는 통영고성 선거에서 1승을 거둬 자신의 체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으나, 창원성산 선거에서 불과 504표 차로 석패했다. 만약 창원성산까지 싹쓸이를 했으면 정국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비참하다. 창원 성산 선거에서 원내 제3당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국회 1석에 불과한 민중당에게 밀려 4위로 밀리는 참패를 당했다. 현재 손학규 대표는 퇴진론에 직면하며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만약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창원성산에서 맞붙었다면 선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1 민심의 향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2승을 놓친 황교안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인데도 불구하고 창원성산 선거에 후보자를 내지 못했다. 권민호 전 거제시장이 출사표를 냈지만 정의당과의 전략적 단일화로 사실상 관전자가 됐다. 당시 여당이 보궐선거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민심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이 분분했다.
 
결과도 민주당은 기초의원선거에서도 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고, 친문계와 당 지도부는 애써 패배를 인정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선거 참패에 대한 자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결론은 여당이 후보를 내지 못할 정도라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승부수를 던져볼 절호의 기회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황교안 대표가 만약 창원성산 선거에 직접 후보로 뛰었다면 선거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의당이 민주당과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차기 대권 잠룡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황교안 대표가 직접 선수로 뛰었다면 정권심판론이 확실한 이슈가 됐을 것이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5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창원 성산에 출마를 했다면 설사 지더라도 자신의 정치 가도에 파란 불이 들어오고 만약 이겼다면 세상이 뒤집혔을 것”이라며 “황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길을 가지 않은 것을 보면 역시 공안검사 출신의 한계”라고 혹평했다.
 
#2 민중당에도 밀린 4등으로 퇴진론에 빠진 손학규
 
과거의 대권 잠룡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겐 4·3보궐선거는 악몽 그 자체다. 창원성산이 노동계의 입김이 아무리 강세라도 바른미래당은 원내 3당이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3.57%를 득표해 민중당에게도 밀린 4위였다.
 
바른미래당은 선거 전부터 내홍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언주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학규 대표는 이번 이번 창원선거에서 본인 약속대로 10프로 얻지 못한다면 즉각 물러나라”며 “이번 선거는 文정권 심판선거이므로 5프로도 얻지 못할 거라고 본다”고 선거 참패를 예감했다.
 
손학규 대표는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당내 비판 세력을 겨냥해 “당을 흔들려는 일각의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퇴진 불가 의사를 천명했다. 당권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당은 분당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덩치만 큰 병든 코끼리 정당이 아닐 수 없다.
 
#3 황교안과 손학규가 맞붙었다면?
 
경남 창원성산은 최근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국당이 1승 1패를 기록한 곳이다. 바로 직전인 지난 20대 총선에서 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열린 지방선거에서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완승을 거둔 곳이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경제 실정과 잦은 인사 실패로 민심이 여권을 떠나고 있다고 판세를 읽었다. 이곳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정권심판론이 대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설사 지더라도 현재의 민심이라면 의미있는 패배를 거둘 수 있다고 봤다. 또 승리를 이끈다면 자신을 중심으로 보수대통합이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침내 자신이 직접 나서기로 결단을 내렸다. 죽을 줄 알고 당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정치 지도자로 각인된다면 분열된 보수를 통합할 토대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창원성산은 의석 한 석을 늘리는 단순한 선거가 아닌 정권 심판론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선거 前부터 자신을 향한 당내 비판 세력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었다.
 
이언주 의원은 “창원에서 바른미래당 후보의 지지율이 1% 오를 때마다 범여권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데 지금 당신은 뭘 위해, 누굴 위해 창원에 가 있는 것이냐?”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손 대표는 당의 위상 제고와 한국당과 손을 잡길 원하는 反손학규 세력을 잠재울 수 있는 최고의 묘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론은 본인의 출마였다. 여야를 넘나들며 유력 잠룡으로 명성을 떨쳤던 자신이 희생의 아이콘이 되기로 했다.
 
황교안과 손학규의 출마로 창원성산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최고의 격전지가 됐다.
 
합리적 추론-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4·3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맞붙었더라면?이라는 가상 상황을 연출해봤다.
 
정치 신인 황교안 대표가 여권을 향한 민심의 향방을 제대로 읽었다면 본인이 선수로 뛰며 선거를 주도해 2승을 거둘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당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정치적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다면 선거 패배 이후 퇴진론이 고개를 들지 못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나온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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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2019-04-07 07:08:54
특정지역의 대통령이 반면교사가 된 원죄의식

「국회의원, 늘어나도 좋습니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막아주십시오」라고 거짓말을 한다.
아버지 대통령은 시해당하고, 딸과 또 다른 대통령은 감옥에 있다.그런데도 태생적 구조하에서의 왜곡된 표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들 지역의 땅이 넓다고 전체 의석수를 줄이되 지역구 의원을 늘리자고 한다.

월등히 많아서 왜곡된 여론으로 인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그 지역구 수를 전국 평균치의 지역구 수로 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투표권 행사에 있어서 원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