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떠나 보내는 금호그룹…박삼구·박세창 “오너家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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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떠나 보내는 금호그룹…박삼구·박세창 “오너家 운명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4.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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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회장 은퇴수순 밟은것” 전망속
아들 박세창도 경영에서 손 뗄 가능성 배제못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생존을 위해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했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의 모습. ⓒ 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생존을 위해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했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의 모습. ⓒ 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생존을 위해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한 가운데, 박삼구 전 회장과 그 아들이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등 오너가의 경영권과 입지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수정 자구안 마련의 일환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최종 결정했다. 금호그룹은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이번 매각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금호그룹은 박삼구 부자가 최대주주로 있는 지주회사 금호고속을 중심으로 금호산업, 그 아래 아시아나항공 등을 두며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으나, 다만 이날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세가 급격히 줄어들게 됐다.

특히 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열 이탈은 박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경영권과 관리 능력에도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여진다. 경영 퇴진을 선언한 박 전 회장의 경우에는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으로서, 완전한 의미의 은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그룹 재건은 커녕 핵심 계열사까지 잃는 등 시장 불신을 자초했다는 점에 기인한다.

더욱이 박세창 사장의 실권 약화마저 우려되는 분위기다. 당초 금호그룹의 경영 승계는 박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IDT에서 경험과 능력을 쌓은 뒤 아시아나항공 사장으로 오르는 구도로 예상돼왔으나,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그 길이 가로막히며 거취마저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불편한 시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박 전 회장이 물러나도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한다면 지금과 무엇이 다르냐"며 경영승계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그러면서 "채권단 지원 결정은 대주주의 경영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이라는 회사를 살리기 위함"이라고 못박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더욱이 박세창 사장은 이번 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차원에서 아버지인 박 전 회장과 함께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사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52.1%는 이미 채권 담보로 잡혀있고, 부인인 이경열씨가 보유한 지분 3.1%와 딸 박세진씨의 지분 1.7%마저 이번 자구계획안에 담보로 포함됐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채권단의 뜻에 맡길 수 밖에 없어서다.

다만 업계는 이날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에 앞서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사장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면담을 가졌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오너가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라는 결단을 내린 만큼 채권단도 경영 승계와 자구안 수용 기준에 있어 한 발 물러서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 측은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포함된 자구계획 수정안을 제출했다"며 "이를 검토하기 위한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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