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선거에 패하면 당 대표는 꼭 사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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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선거에 패하면 당 대표는 꼭 사퇴해야 할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4.21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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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 깬 사례와 손학규 사퇴 압박 보며
‘퇴진이 맞는 걸까’…자문해보는 이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간 당대표는 선거에서 패했을 때 자리에서 물러나 왔다. 문재인 당대표 때처럼 당권을 고수한 적은 있지만 대체로 선거 패배 시 당대표 퇴진은 관행처럼 이어왔다. 그러나 손 대표가 퇴진은 없다며 정면돌파를 선언하고 있는 이때 당대표의 책임론에 대해 조명해본다.ⓒ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간 당대표는 선거에서 패했을 때 자리에서 물러나 왔다. 문재인 당대표 때처럼 당권을 고수한 적은 있지만 대체로 선거 패배 시 당대표 퇴진은 관행처럼 이어왔다. 그러나 손 대표가 퇴진은 없다며 정면돌파를 선언하고 있는 이때 당대표의 책임론에 대해 조명해본다.ⓒ뉴시스

선거에 패하면 당 대표는 당권을 내려놓고 꼭 사퇴해야 할까? 퇴진이 맞는 걸까? 자문해본다.

당 대표 책임정치는 지금껏 관행이긴 했다. 최근 몇 년을 봐도 대체로 그랬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2014년 7·30 재보선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을 때다. 당시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는 취임 4개월 만에 “모든 책임을 안고 물러나겠다”며 전격 사퇴했다.

2016년 4·11 총선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표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며 겸허히 물러났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자리에서 사직했다. 같은 선거에서 안철수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자당의 선거 결과에 침통해하며 자진사퇴했다.

‘마이웨이.’ 누가 뭐래도 대표직을 사수한 경우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았을 때를 꼽을 수 있다.

2015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취임 후 치른 첫 선거는 4·29재보선이었다. 결과는 4대 0으로 완패였다. 이후 내부에서의 사퇴 촉구는 거세졌지만 물러나지 않았다. 10·28재보선 에서도 24석 중 단 2석만 얻는데 그쳤다. 참패 책임론은 다시금 빗발쳤다. 하지만 끝까지 직을 유지하며 버텼다.

그렇지만 “이 체제로는 20대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친문(文)과 비문 간의 내홍도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 문 대표는 이에 ‘안철수 박원순’과의 공동지도부 구성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당의 개혁을 피력하며 역으로 전당대회를 제안했다. 사실상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문 대표는 대표직을 고수했다.

결국 안 전 대표는 탈당했고, 국민의당을 창당하기에 이르렀다. 문 대표는 이듬해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카드(비상대책위원장)를 꺼내들면서 353일 만에서야 당권을 내려놓았다.

최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4·3 재보선의 경남 창원 성산에 올인 했지만 결과는 너무도 미비했다. 당초 두 자릿수 목표는커녕 바른미래당의 불안한 미래에 대한 소멸론만 부추겼다. 창원 성산에 사활을 걸기보다 당내 분열을 수습했다면 어땠을까. 통합과 결속을 다지는데 힘을 쏟았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평가도 나왔다.

현재 ‘하태경‧이준석‧권은희’최고위는 물론 바른정당계 원외위원장, 안철수계 등의 사퇴 압력은 날로 커지는 중이다. 아수라장 같은 내홍 속에서 박주선, 임재훈 의원 등 손 대표 옹호론도 있지만, 연판장 맞불도 뜨거워져 사면초가인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손 대표는 퇴진을 거부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추석 전까지 당 지지율 10%가 못 되면 사퇴하겠다”,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지키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돌이키면 책임정치를 강조해왔던 손 대표의 과거 행보와는 대치된다. 2014년 7·30재보선에 출마해 패했을 때는 정계 활동을 접고 강진 토굴에서 2년간 칩거하기도 했다. 그랬던 손 대표가 이번엔 무소의 뿔처럼 마이웨이 강공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민주평화당과의 재결합에 무게를 두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지난 1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바른정당계와 헤어지고 민주평화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둔 불(不)퇴진 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같은 날(19일) 민평당과의 통합 설에 선을 그었다. 그는 당 내 김수민 의원 청주 청원구 지역사무실 개소식에서 “민평당처럼 혼자 살기 힘드니 합치자는 말은 어림도 없다”고 일축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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