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멀티플레이어’ 거듭난 지프 랭글러 파워탑, 오프로더의 기준 높였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시승기] ‘멀티플레이어’ 거듭난 지프 랭글러 파워탑, 오프로더의 기준 높였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5.07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통 오프로더 멋스러움에 오픈 에어링 즐거움 더해…데일리카로 손색없는 온로드 성능 '눈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프 랭글러 파워탑의 전면부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프 랭글러 파워탑의 전면부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험난한 오프로드를 누비며 마초의 대명사로 군림해 온 지프 랭글러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더이상 오프로더적 성격에만 집중하지 않고, 도심 주행까지 즐길 줄 아는 실용적 모델로의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신은 지난 4월 랭글러 오버랜드와 랭글러 파워탑 모델을 새롭게 추가하면서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오프로더의 헤리티지를 지켜내면서도 도심에서의 데일리카 기능을 강화, 감성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편리함과 실속까지 모두 챙긴 것이다.

기자는 지난달 19일 열린 지프 랭글러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4도어 모델을 직접 몰아보며, 그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시승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출발해 외관순환고속도로를 거쳐 경기 양주 백석읍의 한 까페를 왕복하는 구간으로, 총 110km 거리에서 이뤄졌다.

우선 외관은 지프의 전통을 충실히 따름으로써 당당한 위용을 자랑한다. 각진 차체에 긴 후드부, 무심한 듯 툭 튀어나와 있는 휠 펜더 플레어 등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지프 랭글러만의 개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여기에 전면부 7-슬롯 그릴과 원형 헤드램프, 후면부의 사각 테일램프 등도 직관적인 멋을 더한다.

실내도 지프 고유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평면적인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큼직한 원형 스티어링휠과 송풍구, 정사각 형태의 터치식 디스플레이 등은 외관의 디자인 요소들과 통일성을 가진다. 정갈하게 꾸며진 실내는 다소 투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수한 시인성과 함께 운전의 집중도를 높여줘 만족스럽다. 이 외 가죽 시트와 앞좌석 열선 시트, 열선 내장 스티어링 휠 등 갖출 건 다 갖췄다.

랭글러 파워탑의 실내는 평면적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큼직한 원형 스티어링휠과 송풍구, 정사각 형태의 터치식 디스플레이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외관의 디자인 요소들과 통일성을 지니며 안정감을 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랭글러 파워탑의 실내는 평면적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큼직한 원형 스티어링휠과 송풍구, 정사각 형태의 터치식 디스플레이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외관의 디자인 요소들과 통일성을 지니며 안정감을 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랭글러 파워탑의 가장 큰 특징은 지프 브랜드 최초의 전동식 소프트탑을 탑재했다는 점에 있다. 원터치 방식의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도 최고 시속 97km에서 2열까지 완전 개폐가 가능한 해당 기능은 차원이 다른 개방감을 무기로, 모험과 자유를 추구하는 지프 매니아들에게 딱 맞는 옷을 선사한 느낌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은 물론 스타일링 측면에서도 랭글러의 스포티한 매력을 한껏 강조해준다. 지프가 ‘새로운 오픈 에어링 시대를 열었다'고 자평할 만 했다.

랭글러 파워탑은 보여지는 멋스러움이 다가 아니다. 진정한 매력은 강인한 동력성능에 있기 때문이다. 2.0 터보차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을 통해 발휘되는 최대 272마력의 힘은 온로드 주행 내내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2.1톤이 넘는 육중한 몸집 때문인지 초반 응답성은 살짝 더디지만,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도심형 SUV에 견줄 수 있을 만큼 제법 부드럽게 치고 나갈 줄 안다. 지프가 월등히 개선된 온로드 성능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었다.

자유로와 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의 고속 구간에서는 액셀을 밟는대로 전해지는 풍부한 가속감이 눈에 띈다. 엔진음도 거칠지 않아 만족스럽다. 이어 양주 말머리고개의 오르막 구간에 접어들어서는 강력한 등판 능력을 무기로 힘에 부치다는 인상없이 가뿐하게 코스를 돌파한다. 굽잇길이 연속되는 와인딩 주행 구간에서는 사륜구동과 32인치 타이어가 선사하는 우수한 접지력이 차량을 안정감있게 잡아줬다.

지프 랭글러 파워탑은 우수한 2열 거주성과 트렁크 적재능력을 갖춰 데일리 SUV유저들에게도 만족감을 주기 충분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프 랭글러 파워탑은 우수한 2열 거주성과 트렁크 적재능력을 갖춰 데일리 SUV유저들에게도 만족감을 주기 충분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다만 주행간 풍절음과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일반적인 승용차 모델에 익숙한 기자에게 다소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주변 소음을 줄여주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시스템을 적용했다고는 하지만 파워탑 모델의 특성상 외부의 소음을 완벽하게 잡아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사계절 플로어 매트의 경우 흙 등의 이물질을 간편하게 씼어내기에 편리한 구조지만, 막상 액셀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 뒷꿈치 쪽이 밀착되지 않고 미끄러지는 단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프로드의 강자로만 여겼던 랭글러가 도심 주행에서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했다는 점은 앞선 단점들을 금새 잊게 해준다. 여기에 제동 보조 시스템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서브우퍼를 포함한 9개의 알파인 프리미엄 스피커 등은 도심 운전의 편리함을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주행 중에는 연비도 나름 우수하게 나와, 오프로더만이 아닌 멀티플레이어로의 성능을 입증했다. 편도 54km 주행에 10.2km/ℓ의 연비를 기록한 것. 이는 공인 복합 연비 8.2km/ℓ를 상회하는 수치로, 향상된 연료 효율성을 통해 온로드에서의 경쟁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시승에서는 지프의 이동식 오프로드 모듈을 통해 본연의 오프로더 성능을 확인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오히려 데일리카로써의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이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주말에만 아웃도어 활동을 위해 타는 차가 아니라 모든 주행 상황을 만족시키는 모델로서의 가치가 지프 랭글러의 완성도를 돋보이게 해줬다.

시승간 연비는 편도 54km 주행 가준으로 10.2km/ℓ를 기록했다. 이는 공인 복합 연비 8.2km/ℓ를 상회하는 수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승간 연비는 편도 54km 주행 가준으로 10.2km/ℓ를 기록했다. 이는 공인 복합 연비 8.2km/ℓ를 상회하는 수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