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서 인심 안난다”…수입차 업계, 지난해 26만 대 축포에도 기부금 증가는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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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서 인심 안난다”…수입차 업계, 지난해 26만 대 축포에도 기부금 증가는 ‘찔끔’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5.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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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8개사, 매출 합산 6000억 원 늘었지만 기부금 증가는 8억 원 그쳐
벤츠, 배당금 100억 증가에도 기부금은 고작 1억 늘려 …FCA 코리아, 기부금 ‘0’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1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1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26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축포를 터뜨렸지만, 그 의미가 다소 빛이 바래지게 됐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높은 실적 성장을 이뤘음에도, 정작 사회 환원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5월 현재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포르쉐 △볼보 △FCA △FMK △한불모터스 등 8개 수입사의 지난해 매출액 합산 규모는 10조2824억 원으로, 2017년 9조6971억 원과 비교해 60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수입차 시장 규모가 26만705대로 11.8%의 성장세를 이룬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같은 외연 확대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들의 기부금 합산액은 2017년 54억2400만 원에서 지난해 62억5000만 원 수준으로, 8억 원이 조금 넘게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율로만 보면 15.2%로 높은 편이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본격적인 판매 재개에 따른 기부금 증가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아우디폭스바겐은 2017년 650만 원에 불과한 기부금을 지출했다가 지난해 판매 재개가 이뤄지면서 11억8372만 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젤 및 인증관련 이슈와 관련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자 씀씀이를 늘린 것으로, 이는 수입차 8개사의 기부금 합산 증가폭을 상회한다. 다시 말해 아우디폭스바겐을 제하면 기존 수입차 업체들의 보수적인 기부금 지출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이중에는 지난해 7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린 벤츠의 경우가 가장 두드러진다. 벤츠는 매출액이 4조2664억원에서 4조4743억 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도 1486억 원에서 1547억 원으로 증가하며 실적 호조를 누렸다. 당기순이익도 13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다만 기부금 지출에 있어서는 전년 대비 1억원 증가한 26억7000만 원만을 집행하는 데 그쳤다. 더욱이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 지출은 485억 원에서 518억 원으로, 배당금도 459억 원에서 557억 원으로 21% 넘게 올렸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익성 강화와 본사 주주들에만 친화된 경영 방식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포르쉐코리아와 푸조·시트로엥을 거느린 한불모터스도 실적 대비 기부금 증가폭이 적어, 사회 환원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포르쉐코리아는 영업이익이 2017년 6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103억4000만 원으로, 당기순이익이 58억 원 적자에서 107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급격한 수익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기부금은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늘리는 데 그치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한불모터스의 경우에는 영업이익이 83억 원에서 110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이 62억 원에서 83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안정적인 실적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기부금 지출은 1억5000만 원에서 1억6000만 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8개 수입차 업체 중 기부금을 줄이거나 집행하지 않은 곳도 있다. 유일하게 기부금을 집행하지 않은 브랜드로는 FCA 코리아가 이름을 올렸으며, BMW 코리아는 기부금을 축소시켰다.

우선 FCA 코리아는 2011년 이후 기부금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지프의 판매 증가로 매출액이 2017년 3042억 원에서 지난해 3280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73억 원에서 39억 원으로 급감하는 등 어려운 상황을 노출하고 있다. 순이익도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과징금 여파로 179억 원에서 3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기부금 지출보다는 수익 안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BMW 코리아는 지난해 화재 사태와 대규모 리콜에 따른 비용 증가 여파로 인해 영업손실이 발생, 기부금을 줄였다. BMW 코리아는 리콜과 관련해 품질보증충당부채전입액과 고객서비스비가 각각 996억 원에서 3051억 원으로, 137억 원에서 1404억 원으로 급증하며, 지난해에만 477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본사로부터 리콜 소요 비용을 보전받아 625억 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2017년 20억 원 수준이었던 기부금 역시 타격을 받아 지난해 13억3000만 원으로 축소됐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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