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다시 뛰는 르노삼성, 자신감 원천은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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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다시 뛰는 르노삼성, 자신감 원천은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5.1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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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7개 연구소 중 신차 개발은 한국 포함 3곳 뿐…차량 디자인부터 테스트·양산준비까지 한 번에
내년 출시 예정 ‘XM3’ 비롯해 SM6·QM6 페이스리프트 프로젝트 수행…르노삼성의 寶庫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강건한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재도약의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이 바탕에는 르노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핵심 연구개발 기지이자 내년 출시 예정인 신차 'XM3'의 디자인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구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가 자리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 15일 용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랩 스페셜 익스피리언스 행사 차 방문한 이 곳은 르노삼성의 보고(寶庫)와도 같다는 인상을 받기 충분했다. 차량 디자인부터 설계와 해석, 각종 테스트, 양산준비를 위한 생산기술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는 데다, 전 세계 7개 르노 연구소 중 신차 개발이 이뤄지는 프랑스 본사, 루마니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핵심 시설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도 신차 개발 관련 작업이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이번 행사에서 차량 디자인을 담당하는 르노 디자인 아시아를 비롯해 테스트 시설인 충돌시험장, 전자파 적합성(EMC) 시험장 등 주요 시설을 일부 공개했다.

이날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소개에 나선 권상순 연구소장은 본격적인 탐방에 앞서 "1000여명이 넘는 우수한 연구진들이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는 물론 아시아 지역과 중국의 신차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며 그 경쟁력을 추켜세웠다. 그 예로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크로스오버 SUV ‘XM3’를 시작으로 주력 모델인 SM6와 QM6의 페이스리프트를 짤막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열린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랩 스페셜 익스피리언스' 행사에서 라파엘 리나리 르노 디자인 아시아 총괄상무가 인사말을 전하는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지난 15일 열린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랩 스페셜 익스피리언스' 행사에서 라파엘 리나리 르노 디자인 아시아 총괄상무가 인사말을 전하는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본격적인 견학이 진행되자 르노 핵심 연구소의 중심부에 들어와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르노삼성의 성패를 좌우할 모델들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보니 내부 보안이 삼엄했던 것. 특히 신차 디자인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르노 디자인 아시아(RDA)가 손에 꼽혔다.

이를 반영하듯 RDA 작업실 내부에 놓여있는 차량들에는 붉은 장막이 덮여 있었다. 그 안쪽에 위치한 룸에는 넓은 회의 테이블 위에 놓인 다양한 컬러의 도장강판 샘플들이 눈에 띄었고, 벽에 붙어있는 차량 디자인 포스터와 사진들로 하여금 디자인실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RDA를 이끌고 있는 라파엘 리나리 총괄 상무는 "르노 그룹에는 파리에 큰 스튜디오가 하나 있고, 6개의 위성 스튜디오 가지고 있다"며 "이중 RDA는 위성 스튜디오들 중 가장 규모가 크며, 4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업무는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신차 개발을 맡게 되면 이에 발맞춰 디자인 작업을 수행하고, 내수 시장 내 모든 모델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도 전담한다. 이 과정에서는 초도 스케치, 디지털 작업, 목업(Mock up) 제작까지 다양한 프로세스가 존재하며, 최근에는 디자인 스터디와 리서치 등을 수행하면서 그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라파엘 리나리 상무는 신차들과 관련해 "XM3는 한국의 트렌드를 반영해 굉장히 디테일에 신경을 쓰면서도 전체적 외관은 단순하게, 하지만 동시에 세련됨을 놓치지 않았다"며 "SM6와 QM6도 기술적으로 상당히 강화된 느낌을 주면서 전반적으로 섬세하게 정리된 디자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둘러 본 충돌시험장은 총 길이 125m의 광활한 공간을 자랑했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30여 개의 신차 테스트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LPG 도넛 탱크 및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안전 테스트가 이뤄졌다는 게 박관일 수석연구원의 설명이다.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내 충돌시험장 전경.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내 충돌시험장 전경. ⓒ 르노삼성자동차

충돌시험장은 정면 배리어 충돌 시험은 물론 탑승객, 보행자 안전을 비롯한 전방위적인 테스트가 이뤄진다. 사람 모형의 더미와 각종 센서, 고속 카메라와 크래시 캐리어 등을 보유하고 있어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알맞다. 눈길을 끈 점은 더미에도 30~80개의 센서가 탑재돼 충돌과 관련한 정확한 상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가장 비싼 더미는 그 가격만 한 세트당 8억 원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또한 SM6의 경우 총 70여 회의 테스트가 이뤄졌다는 뒷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 수석연구원은 "처음 테스트를 진행할 때는 시작차를 직접 수작업으로 만드는 만큼 그 가격이 2억 원에 달한다"며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며 그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이 과정에서는 탑승객뿐만 아니라 보행자 안전까지 고려해 상해 위험이 높은 머리 어깨 골반 등 3개 부위를 중심으로 시험을 진행한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박관일 수석연구원은 "신차 테스트의 선행단계 활동을 이 곳에서 진행한다는 점은 그만큼 본사로부터 그 경쟁력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여기에 소속 안창섭 연구원이 프랑스 본사를 제외한 지역에서 최초로 전문위원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실제 충돌 시험을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가 자부심이 높은데는 그 이유가 있었다.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전자파 적합성(EMC) 시험장의 전경.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전자파 적합성(EMC) 시험장의 전경. ⓒ 르노삼성자동차

마지막 코스인 EMC 챔버(전자파 적합시험실)는 연구소 설립 당시 100억 원이 투자됐을 정도로 우수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이를 갖춘 곳은 프랑스와 용인까지 르노 그룹 내 단 2곳뿐이다. 때문에 아시아 지역의 EMC 테스트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XM3를 비롯해 중국과 인도에 출시될 신차들의 프로젝트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전자파 적합시험은 방사시험과 내성시험으로 나뉘는 데 각각 차량에서 발산되는 전자파가 법규 수준 이내인지 확인하는 것과 외부 환경의 전자파들이 차량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시험실은 전자파를 방출하는 안테나와 차량 간의 간격을 10m 까지 확보해야 하는 만큼 길이 22m, 폭 15m의 규모를 갖췄다. 시험실 전체는 전자파가 반사될 경우 정확한 측정이 어려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압소바들이 설치돼 있어 마치 방음시설이 갖춰진 거대한 녹음실을 연상케 했다.

여기에 시험실에는 최대 5m 길이에, 3.5톤까지 견딜 수 있는 샤시다이나모(차량 구동 장치)가 설치, 주행 환경에서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갖췄다. 상용차인 마스터의 테스트도 이 곳 용인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테스트되는 차량들은 유럽이나 한국, 중국 등 각 나라별 법규 기준을 비롯해 르노 내부의 EMC 스펙 기준을 만족시켜야 통과된다.

르노삼성은 이러한 경쟁력을 갖춘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를 통해 그룹 내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 르노삼성은  스스로의 능력만으로도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큰 시장의 일원이 되었다"며 "최근 이뤄진 지역 본부 개편을 통해 르노 그룹의 핵심 연구자원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도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견학을 마치고 난 후 권상순 연구소장은 "한국 연구소의 가장 큰 장점은 연구 인력들에 있다"며 "우선 르노 본사도 놀랄 정도로 프로젝트 일정을 철저하게 맞춰 준수율이 99%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잘 연구하는 등 뛰어난 인력들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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