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가격 도미노 인상…세법 개정 앞두고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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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가격 도미노 인상…세법 개정 앞두고 선제 대응?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5.24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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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처음처럼·카스·클라우드 줄줄이 가격 올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하이트진로 주류사의 소주 가격이 1660원에서 1800원으로 오른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편의점에서 점원이 진열된 상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하이트진로 주류사의 소주 가격이 1660원에서 1800원으로 오른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편의점에서 점원이 진열된 상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각각 맥주·소주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롯데주류도 가격 인상에 합류하면서 주류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됐다.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의 가격인상에 합리적인 요인이 없다며 주류세 개정을 대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주 시장점유율 1, 2위인 ‘참이슬’, ‘처음처럼’과 맥주 1, 3위인 ‘카스’, ‘클라우드’ 등 주요 ‘소맥’ 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롯데주류는 다음달 1일부터 처음처럼, 클라우드, ‘청하’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평균 인상률은 소주 6.5%, 클라우드 9%다. 처음처럼 출고가는 1006.5원에서 1079.1으로 73원(7.2%/360ml 병 기준) 오르고,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는 1250원에서 1383원으로 133원(10.6%/500ml 병 기준) 오른다. 클라우드는 지난 2014년 제품 출시 이후 첫 가격 인상이다.

청하는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에 출고가를 인상한다. 1471.2원에서 1589.5원으로 118원(8%/300ml 병 기준) 오른다. 18L 용량의 ‘명가’는 4만4940원에서 4만9434원으로 10% 인상된다.

하이트진로도 앞서 지난 1일부터 3년 5개월만에 소주 출고가격을 6.45% 인상했다.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360mL)의 공장 출고가격은 병당 1015.70원에서 1081.2원으로 65.5원 올랐다.

맥주점유율 1위 오비맥주는 가장 먼저 가격 인상 포문을 열었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달 4일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현행 1147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4.9%) 인상됐다. 

이들 업체는 모두 주요 원부자재 가격과 제반 관리비용 등 원가 상승 요인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류업계가 영업이익 증가와 원재료 가격 하락, 도수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 등 요인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최근 오비맥주의 원가구조와 손익현황 등을 분석했을 때 가격 인상요인이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 매출원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2014년 대비 지난해 6%p가 감소했으며 국제 맥아 가격도 같은 기간 10% 가까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또한 주류세 개정안이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변경될 시 기존보다 맥주 회사가 얻는 세제 혜택이 더욱 커져 오히려 이익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도 봤다. 물가감시센터가 분석한 결과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오비맥주 캔500ml 제품에 붙는 세금은 현행 종가세 643원에서 종량세로 변경 시 418원이 된다.

물가감시센터는 하이트진로 역시 출고가 인상과 도수 하락을 통해 이중으로 이윤을 얻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지난 2006년 19.8도에서 최근 17도까지 낮추고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물가감시센터는 하이트진로가 맥주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을 소주 가격 인상을 통해 충당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물가감시센터 측은 “올 8월 안에 개정될 주류세 개정을 앞두고 주류업계에서 미리 가격 인상을 단행해 세간의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세법 개정 이후 주류세가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되면 소주의 소비자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이익·원재료 비중 등 어떤 근거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관련 당국에서는 소비자의 가격부담이 가중되지 않는 주류세 개정안을 내놓고 관련 기업들이 개정 이후 정확히 세금의 인하분 혹은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지속적인 감시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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