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동남권 신공항…한국당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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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동남권 신공항…한국당 ‘난감하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5.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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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띄워 PK 민심 회복…TK·PK 갈등에 한국당은 속앓이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동남권 신공항’이 또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뉴시스

‘동남권 신공항’이 또 다시 테이블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울산·경남 지방자치단체장들과 국회의원들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결과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신공항 입지 재선정을 요구하면서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김해신공항은 관문공항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면서 국무총리실 산하에 ‘동남권 관문공항 정책 판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중앙정부와 부·울·경이 공동으로 최종 입지 선정에 참여할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그동안 부·울·경에서 주장해온 ‘가덕도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연히 자유한국당에서는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다 끝난 문제를 다시 건드리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핵심 지지 기반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가 얽힌 문제라 남 몰래 속앓이만 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

영남 주민들에게 동남권 신공항은 ‘신기루’나 마찬가지다. 참여정부에서 처음으로 추진됐던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공약 사항에 포함시켰던 영남권의 ‘숙원 사업’이었다. 그러나 TK와 인접한 경남 밀양과 PK와 가까운 부산 가덕도가 유력한 유치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텃밭 분열’을 우려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모두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결론을 지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PK가 ‘전략 지역’인 민주당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동남권 신공항을 띄워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들어 민주당에 대한 PK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PK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동남권 신공항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2월 부산을 찾아 “부산·울산·경남 차원의 자체 검증 결과가 이달 말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만약 (영남권 광역자치단체들의) 생각이 다르다면 부득이 국무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검증 논의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이 발언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마무리된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됐다.

TK·PK 갈라치기에…한국당 속앓이만

이러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국가백년대계’를 선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TK를 지역구로 하는 정치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27일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선거용’이라고 규정했고, 강효상 의원 역시 지난달 성명을 내고 “이 문제를 총선 불쏘시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섣불리 비판에 나섰다가, 자칫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한다는 인상을 줄 경우 어렵사리 올려놓은 PK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PK의 손을 들어주자니, 한국당의 ‘핵심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TK의 민심 이반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28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어찌됐건 총선 승패가 PK에 달려있다고 보면 문재인 정부도 가덕도 신공항을 띄울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선거가 다가오니 한국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대신 TK를 적으로 돌리면 김부겸이라는 대권 주자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도 마냥 꽃놀이패는 아니다”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가덕도 신공항이 여권 내부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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