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미래③] 김한길이냐 정병국이냐 아니면 외부인사냐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바른미래당 미래③] 김한길이냐 정병국이냐 아니면 외부인사냐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5.28 2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람 잘날 없는 바른미래당
혁신위 구성 놓고 또 격돌
세 가지 중 선택 반경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김한길이냐, 정병국이냐. 아니면 외부인사냐.’ 바람 잘날 없는 바른미래당이 이번엔 혁신위원장을 놓고 갈등 중이다. 손학규 대표 중심의 당권파에서는 ‘김한길 혁신위원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반대편에 선 안철수계와 유승민 바른정당계는 ‘정병국 카드’를 들고 나와 힘겨루기 양상에 돌입한 모양새다. 그러나 또 다시 교착 상태로 치닫자 제3의 카드, 외부인사도 고려되고 있어 앞으로의 양상이 주목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혁신위 구성을 놓고 손학규 대표 당권파와 안철수+유승민 바른정당계가 또 다시 대립하고 있다. 김한길vs정병국vs외부인사 혁신위원장 후보군이 거론되는 가운데 어느쪽으로 가닥이 날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한길 전 대표, 손학규 대표, 정병국 전대표. ⓒ뉴시스
바른미래당이 혁신위 구성을 놓고 손학규 대표 당권파와 안철수+유승민 바른정당계가 또 다시 대립하고 있다. 김한길vs정병국vs외부인사 혁신위원장 후보군이 거론되는 가운데 어느쪽으로 가닥이 날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한길 전 대표, 손학규 대표, 정병국 전대표. ⓒ뉴시스

김한길 혁신위원장?
“제3의 입지 굳건히 할 것”

혁신위 카드는 손 대표가 처음 꺼냈다. 갈수록 사퇴압박이 강해지자, 지도부는 그대로 유지하되 혁신위 구성을 통해 당을 개혁해 위기를 돌파하자며 제시됐다. 그러면서 손 대표의 당권파와 국민의당 호남계를 중심으로 암암리에 거론된 후보군이 있었으니 김한길 전 대표였다.

그는 새판을 짜는 전략에 능하다. 1997년 김대중 대선 캠프에서 선거 전략을 맡아 국민의 정부 탄생에 기여했다. 노무현 대선 캠프에서 선거 기획을 총괄, ‘정몽준’과의 단일화 추진 등 일익을 담당했다.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였던 안철수 전 대표를 도와 국민의당이 창당하는 데 힘을 보탰다. 중도 정당 출현의 정계개편을 여는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폐암 투병 중이지만 아내이자 배우 ‘최명길’의 극진한 간호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당권파를 옹호하는 바른미리당 중진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혁신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한길 전 대표는 통합과 중재, 협상에 능한 분”이라며 “혁신위원장이 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노선과 정체성 교통정리, 제3지대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운신의 폭을 넓히 혁신안을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병국 혁신위원장?
“합리적 소신파가 나서야”

안철수계가 밀고 있는 혁신위원장 후보군은 중후한 품격과 비토가 없다시피 한 최다선 의원의 정병국 전 대표다. (유승민)바른정당계는 손 대표 사퇴를 전제로 혁신위 전권 여부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고, 당권파가 방어하며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자, 안철수계가 이를 중재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또 그 대안으로 블록체인 정당 등 당 시스템 혁신을 주도하고 합리적 소신파로 꼽히는 정병국 전 대표를 혁신위원장 적임자로 지목했다.

지난 27일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이태규 김중로 김수민 김삼화 이동섭 의원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은 당초 손 대표가 제안한 대로 당내 최다선인 5선의 정병국 의원으로 해야 한다”며 이 같이 입을 모았다.

이들의 말처럼 사실 ‘정병국 카드’를 먼저 검토했던 쪽은 손 대표였다. 앞서 손 대표는 지난 4월 경남 창원성산 재보선 패배 직후 당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자, 이념과 지역에 경도되지 않고 당의 비전을 모색할 혁신위원장으로 정 전 대표가 나서주기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는 최고위 지도부 합의를 통해 정식으로 제안한 것이 아니었기에 유야무야 물 건너간 것으로 그쳤다. 이렇듯 애초 ‘정병국 카드’를 검토했던 손 대표였지만 지금도 그런가 하면 상황은 달라졌다.

안철수계와 바른정당계가 손을 잡은 뒤 오신환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그런데 이제는 ‘정병국 혁신위 구성’을 역으로 제안하며 협공하고 있는 것이다. 한쪽(바른정당계)은 강하게, 다른 한쪽(안철수계)은 약하게일 뿐 어쨌거나 손 대표 자리를 양쪽에서 몰이하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위기감을 느낀 손 대표로서는 ‘전권을 가진 (정병국)혁신위도, 퇴진 전제의 2선 후퇴도 없다’며 전면 방어 작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정병국 혁신위 구성’ 촉구는 더욱 커지고 있어 손 대표가 한사코 거부만 하고 있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전현직 원외위원장 112명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리적인 것으로 정평 나 있는 정병국 의원의 전권 혁신위가 제안되고 있다”며 “손 대표의 즉각 퇴진을 두고 더 이상 강대강의 싸움으로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모든 전권을 가진 혁신위를 구성해 지도부 총사퇴와 손 대표 거취를 포함한 모든 당내 현안과 미래 청사진을 신속히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김수민 최고위원도 ‘정병국 혁신위’ 구체화에 주력하고 있다. 세부사항까지 의견 일치를 본 것은 아니지만 ‘정병국 혁신위’ 논의를 이어가며 추진력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 같은 당내 사정에 정병국 전 대표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가늠되고 있다. 정 전 대표 측은 이날 통화에서 최고위 합의를 통해 정식으로 제안해온다면 혁신위원장직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내색을 비췄다. 다만 그 전에는 손 대표 거취 문제 등에 대해 왈가불가할 이유가 없다며 신중론을 견지했다.

전반적으로 ‘정병국 혁신위’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흐름상 정 전 대표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며 “전권을 가진 혁신위가 구성되면 손 대표의 퇴진 등 거취를 둘러싼 접점을 찾아 자연스럽게 마무리될 듯하다”고 예상했다.

외부인사 영입?
“안보다는 바깥에서 찾아야”

그런가하면, 김한길도, 정병국도 당 내홍만 격화시킬 뿐이라며 안에서 찾지 말고 바깥으로 눈을 돌리자는 제3의 대안도 대두되고 있다. 당권파와 퇴진파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어느 한쪽으로 쉽사리 결론내리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이에 외부인사 혁신위를 구성해 공정한 잣대로 당 혁신에만 집중하자는 의견도 도출되고 있다. 당내 사정을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에 의하면, 이는 당권파의 묘책이기도 하다. 초반 ‘김한길 혁신위’를 염두에 뒀다가 상황이 어렵게 되자 제2안으로 외부인사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으로 관건은 혁신에 있지, 내부 인사냐 외부 인사냐는 본질이 아니라는 전문가의 견해도 전해지고 있다. 조원씨앤아이 김대진 대표는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외부든 내부든 핵심은 당의 변모한 이미지를 국민들한테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있다”며 “지도부 퇴진 논의 등도 그 후에 나올 문제지, 혁신위 구성도 되기 전에 전제를 자꾸 얘기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