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의 배신…‘대형 건설사 부실시공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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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의 배신…‘대형 건설사 부실시공 논란’ 확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7.04 15:2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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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업체 대부분 구설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부동산 시장 또는 수주 시장 내 소비자들은 중견·중소 건설사들에 비해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공급자임에도 대형 건설사들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시공능력과 브랜드 가치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소비자들의 신뢰에 반하는 대형 건설사들의 부실시공·하자 문제가 연이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기침체로 인한 공사비 절감, 일감 확보 집중에 따른 인적·물적 자원 분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에스케이건설), HDC현대산업개발(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에 위치한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들이 연이어 부실시공, 하자 문제를 야기해, 대형 건설업체에 대한 수요자들의 신뢰에 금이 가는 눈치다 ⓒ 시사오늘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에스케이건설), HDC현대산업개발(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에 위치한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들이 연이어 부실시공, 하자 문제를 야기해, 대형 건설업체에 대한 수요자들의 신뢰에 금이 가는 눈치다 ⓒ 시사오늘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에 위치한 건설업체들이 부실시공·하자 문제로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경기 고양 '힐스테이트 삼송역' 입주예정자협의회의 하자보수 요청으로 곤욕을 치렀다. 입주예정자들은 시행사인 피데스개발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분양 당시에는 옥상 상층부를 유리 시공으로 마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막상 준공된 실제 건물에는 옥상 상층부가 콘크리트 타설로 마감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옥상 상층부에 붙은 외관 조명이 건물 꼭대기를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을 향해 있어 상층부에 위치한 세대가 빛공해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피데스개발·현대건설과 힐스테이트 삼송역 입주예정자 간 갈등은 지난달 말께 극적인 합의를 이루며 종결됐지만, 대형 건설사 사업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모델하우스와 다른 시공' 문제가 발생했다는 측면에서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인 현대건설이 체면을 구긴 모양새다. 

대림산업은 서울 서초 '아크로리버뷰 신반포'에서 하자 문제가 불거져 서울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뜻하지 않게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해당 아파트는 2018년 대림산업이 준공해 현재 전용면적 84㎡가 24~27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초고가 아파트다. 통상적으로 초고가 강남 아파트의 경우 집값 하락을 염려해 하자 문제가 있어도 입주민들이 공개를 꺼리기 마련인데, 아크로리버뷰 신반포의 경우 아파트 정문 앞에 '믿고 맡긴 대림 아크로, 알고 보니 하자에 부실공사'라는 현수막이 붙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측은 접수된 하자보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림산업을 바라보는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시장 내 수요자들의 눈초리는 그리 곱지 않은 눈치다. 또한 아크로리버뷰 신반포의 일부 입주민들은 대림산업이 수주에 나서는 재건축·재개발 현장을 찾아 규탄집회를 열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우건설은 얼마 전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3지구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사업현장에서 부실시공 문제로 지역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준공된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입주민들이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을 찾아 아파트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당시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입주민들은 '대우건설 부실시공 건축비리 수사하라', '원가절감 대우건설 부실공사 책임져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하자보수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땜빵공사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집회 영향일까, 현재 대우건설은 해당 현장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포항자이' 부실시공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GS건설의 경우 올해에는 부실한 공법 사용으로 노동자 사망 사고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3월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경북도청신도시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현장에서는 하청업체 노동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노동자들은 적절한 안전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데크 플레이트' 공법으로 작업을 진행하다가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산돼 정치권에서도 GS건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기본적인 설비부실에 의한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해"라며 "원청(GS건설) 책임자 구속은 물론, 관련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도 포스코건설은 인천에서 라돈 아파트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해당 지역 정치인, 주민 등과 마찰 중이며, 롯데건설은 올해 초 경기 '하남미사 롯데캐슬 스타' 현장에서 상가 일부분이 내려앉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또한 SK건설은 지난 5월 라오스 정부가 세피안-세남노이댐 붕괴를 SK건설의 부실시공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샀다.

지난해 경기 고양 '일산 센트럴아이파크', 김포 한강신도시 '사우 아이파크' 등에서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들어서도 '위례아이파크1차', '거제2차아이파크' 입주민들이 수십억 원대 하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울러, 한화건설은 이달 경기 화성 '바이오밸리'에서 하자를 축소하고 보수공사 금액을 고의로 낮춰 부실하게 보수공사를 진행했다는 보도가 나와 빈축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처럼 메이저 건설사들이 맡은 현장에서 최근 연이어 부실시공·하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원인으로 부동산 경기침체를 꼽는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대형 건설사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대형 건설사들이 중견·중소 건설업체들의 먹거리까지 노리면서 작은 수주전에까지 참전하고 있지 않느냐. 그만큼 경영환경이나 여건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비용을 절감하라는 상부의 압박으로 현장에서 자체적으로 자재, 공법 등을 조정함으로써 최근 부실시공이나 하자 문제 발생이 잦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건설이라는 본연의 업무보다는 일감을 확보하는 데에 치중하면서 인적·물적 자원들이 영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예전에도 비슷한 수준의 문제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SNS 등 인터넷 발달로 입주민, 입주예정자들의 집단행동이 과거보다 진화된 부분도 확실히 있다"고 했다.

아울러, 대형 건설사들의 부실시공·하자 문제가 후분양제 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 아파트에서 최근 부실시공이나 하자 논란이 불거져서 국회 등 정치권이나 시민사회에서의 후분양제 논의를 부추기는 것 같다. 건설사들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셈"이라며 "대형 건설사들은 몰라도 중견이나 중소업체들은 후분양제 전면 도입 시 살아남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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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2019-07-05 07:29:07
대림은 하자는 땜방으로, 계약서대로 짓지 않은 것은 변명 일관으로!
횡포는 막아야하고 죄값은 반드시 치르게 하고
아파트는 돈 낸 만큼 거듭나고!

망신 2019-07-04 17:02:14
SK는 건설 하지마!
라오스댐 붕괴 국제적 개망신!

마이다스 2019-07-04 15:53:08
대림ㄱㅅㄲ
보수는 뭔 얼어죽을보수
땜방처리
해처먹는 조합이나 대림이나 매한가지
전부 구속수사해야

김희진 2019-07-04 15:49:34
군산푸르지오 입주민입니다.
부실공사로 인해 하자처리신청했더니
결로라고 하는데 상태보여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