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갑 ‘빅뱅’…가능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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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갑 ‘빅뱅’…가능성 있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8.01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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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겨냥 홍준표·김병준 출마설…황교안은 ‘원칙대로’ 고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구 수성갑 출마설이 돌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구 수성갑 출마설이 돌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의 시선이 대구 수성갑으로 쏠린다. 제21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여야 대권 잠룡(潛龍)들의 ‘빅뱅’ 가능성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다만 당내 역학관계(力學關係)가 복잡한 자유한국당의 경우 판을 키우고 싶어 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해, 실제로 ‘빅 매치’가 이뤄질 확률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잠룡’ 홍준표·김병준, 대구 수성갑 출마설

대구 수성갑이 ‘핫 스팟(hot spot)’으로 떠오른 것은 자유한국당 대권 잠룡들인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때문이다. 대표직에 있을 때부터 “마지막 정치 인생을 대구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던 홍 전 대표는 최근 제21대 총선에 나서기로 결심하고 대구 수성갑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대구 수성갑 출마설에 휩싸여 왔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냈으면서도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상징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경북 경산중학교-대구상고-영남대를 졸업한 ‘토박이’기 때문이다. 본인도 이 지역에서 금배지를 노릴 것이라는 예상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보수 대권 잠룡들이 대구 수성갑을 노리는 것은 이곳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지역구기 때문이다. 경기도 군포에서만 3선을 했던 김 의원은 4선을 포기하고 대구로 내려와 ‘지역주의 타파’에 몸을 던졌던 인물.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제20대 총선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그는 민주당 내 유력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즉, 홍 전 대표와 김 전 비대위원장이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김 의원을 무너뜨린다면 일약 보수 유력 대권 주자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보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그 중에서도 대구에 자신의 지지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순한 국회의원 배지가 아니라 대권을 노리는 두 사람 입장에서는 ‘해볼 만한 도전’인 셈이다.

황교안 대표는 대구 수성갑에 이른바 ‘낙하산 공천’을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황교안 대표는 대구 수성갑에 이른바 ‘낙하산 공천’을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께름칙한 黃…“수성갑 낙하산 공천 없다”

문제는 공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황교안 대표의 생각이다. 최근 대구를 찾은 황 대표는 지지자들과의 비공개 식사 자리에서 “대구 수성갑에 낙하산 공천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공학적 이유로 연고(緣故)가 없는 거물(巨物) 정치인들을 공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TK 지역 한국당 당직자는 7월 31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홍 전 대표나 김 전 비대위원장이 대구 수성갑에 출마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황 대표가 나서서 판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 판이 커지면 누가 이기는 황 대표에게 손해”라는 이유에서다.

홍 전 대표나 김 전 비대위원장이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면 김 의원과의 ‘빅 매치(big match)’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대구 수성갑은 전국적 관심을 받게 되고, 홍 전 대표나 김 전 비대위원장이 승리할 시 황 대표 ‘원톱’ 구도로 흘러가던 대선 레이스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시나리오다.

앞선 관계자는 “홍 전 대표나 김 전 비대위원장이 (대구 수성갑에) 나가서 이기면 스포트라이트는 다 그쪽으로 쏠리지만, 순리대로 현역 (당협)위원장이 나가서 이기면 황 대표가 스타가 된다”며 “순리대로 해서 지더라도 김 의원에게 졌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나. 애초에 이건 황 대표가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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