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조국은 귀족진보…우리 사회는 보수 진보 아닌 기득권과 非기득권”
스크롤 이동 상태바
신평 “조국은 귀족진보…우리 사회는 보수 진보 아닌 기득권과 非기득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8.21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 그만 내려와라, 젊은이들 원성 아나”
사법고시 폐지 반대한 신평, 조국에 일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란이 말해주는 것은 “우리 사회가 보수와 진보가 아닌 기득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눌 때 더 잘 보인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는, 한 지식인의 일침이 전해져 공감을 안기고 있다.

조 후보자의 대학 선배이자, 같은 법대문우회(피데스)선배인 신평 전 경북대 교수(현 변호사)는 20일 페이스북에서 “조국 씨 이제 그만 내려오라”며 진보귀족 기득권 세력의 민낯을 비판했다.

ⓒ신평 변호사 홈페이지 캡처
ⓒ신평 변호사의 젊은 시절 모습. 신 변호사 홈페이지 캡처

그는 “진보라고 표방하면서 기득권 세력으로서 누릴 건 다 누리는 ‘진보귀족’들은  챙길 건 철저하게 챙겨왔다”며 “해방 후 지금까지 기득권 세력의 발호는 그치지 않았고, 서민들은 사실상 개돼지 취급을 받아왔던 것”이라고 일갈했다.

신 전 교수는 이어 조 후보자를 향해 “당신은 전형적인 진보귀족으로 살았다”며 “당신이 귀한 딸을 위해 기울인 정성이 과연 김성태 의원의 그 정성에 비해 도덕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당신이 온갖 문제를 안은 한국의 로스쿨 제도를 비호하고, (이를) 거치지 않고도 법조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사법고시)길을 봉쇄함으로써 이 땅의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당신을 향한 원성을 내뱉어온 사실을 압니까?”라고 물었다.

신 전 교수는 “나는 이 원한들이 모여서 결국에는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예언해온 사람”이라며 “기득권자로서 깊은 자숙의 시간을 거친 후에 국민들 앞에 다시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의 신 전 교수는 사법연수원 13기로 법조계의 정풍운동에 노력해온 인물이다. 93년에는 판사들 간 돈 봉투 거래를 내부고발 한 것이 원인이 돼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평소 사법개혁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 때문에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당시 신 전 교수를 대법관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으로 꼽히지만, 현재 도덕성 도마에 오른 조 후보자는 자녀의 황제 장학금, 금수저 전형, 논문 의혹 등을 비롯해 동생 위장 이혼, 사모펀드 가족 투자 의혹 등 갖가지 논란에 휩싸여 있다.

다음은 전문,

<조국 씨, 내려와야 합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나 자신 사회적 지위(status)건, 성(gender)이건 기득권 세력의 일원으로서 숱한 과오를 저지른 사람입니다. 긴 시간 농사를 지으며 절절한 반성과  참회 속에 침잠해있는 처지로서 과연 감당할 수 있는 글인가 하는 의문이 먼저 듭니다. 그리고 촛불시민혁명을 열렬히 지지하며 현 정부가 들어서기를 학수고대한 처지로서 이 정권과 당신이 연계된 상징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2018년 봄 대법관 교체시기에 당신이 나를 진지하게 밀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으며, 이에 대한 고마움을 깊이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말입니다. 나는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쪽으로 기웁니다. 어리석은 돈키호테니, 신의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인간이니 하는 비난을 듣더라도 이 말을 해야겠습니다.

조국 씨 이제 내려오십시오!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과 그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로 나누면 희한하게 잘 보입니다. 진보라고 표방하면서 기득권 세력으로서 누릴 건 다 누리는 ‘진보귀족’들의 행동에도 거침이 없습니다. 자신이 챙길 건 철저하게 챙겨왔습니다. 해방 후 지금까지 이렇게 기득권 세력의 발호는 그치지 않았고, 서민들은 사실상 개돼지 취급을 받아왔던 것입니다.

조국 씨! 당신은 숱한 인간적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또 그래도 다른 정부보다는 나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분투해왔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전형적인 ‘진보귀족’으로 살아왔습니다. 당신이 귀한 딸을 위하여 기울인 정성이 과연 김성태 의원의 그 정성에 비해 도덕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간에서는 김성태 의원의 경우는 별 것 아니라는 말이 나옵니다.

당신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조금 숨을 고르고 명상의 시간을 가진 뒤, 이 사회를 위하여 다시 헌신할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아, 한 가지 빠뜨렸군요. 당신이 온갖 문제를 안은 한국의 로스쿨 제도를 허황한 로스쿨 설립취지를 원용하며 한사코 비호하고, 로스쿨을 거치지 않고도 법조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봉쇄함으로써 이 땅의 수만 명 젊은이들이 당신을 향한 원성을 내뱉어온 사실을 압니까? 나는 이 원한들이 모여서 결국에는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예언해온 사람입니다.

당신이 기득권자로서 지금까지 저질러 온 오류와 다른 사람들에게 안겨준 상처들에 대하여 깊은 자숙의 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넓고 길게 보며, 그후에 다시 국민들 앞에 나서도록 하세요.

8월  20일

당신의 대학 선배이자 FIDES 선배로부터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