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가 회상한 故이소선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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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가 회상한 故이소선 여사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9.04 16: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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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인연이 주마등처럼 스칠 때 서러움이 북받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故전태일 열사 어머니 故이소선 여사가 3일 별세하면서 사회 각계 각층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장기표 녹색사회민주당(가칭) 대표가 故이소선 열사에 대한 글을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1970년 11월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자 당시 서울법대 단과대 학생회장이던 장 대표는 이소선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서울대학교 학생장으로 치르겠다고 제의하는 등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왔다.

▲ 故이소선 여사 빈소 ⓒ뉴시스
장 대표는 "노동운동의 '노'자도 꺼내기 힘들던 시절, 아들의 시신 인수까지 거부하면서 마침내 민주노동운동의 초석이 된 청계피복노조를 건설해냈습니다. 그 후 청계피복노조는 노동운동의 보루만 된 게 아니라 이 나라 민주화운동의 견인차가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어머니께서 하신 역할이 얼마나 큰가는 세상이 알고 있는 바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노동운동의 비약적 발전은 마침내 민주노총의 건설에 이르렀으니, 한 시대의 완성이라 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또 "어머니,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걸 잘 알면서도 어머니가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시려고 하니 한편으론 믿기지 않으면서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러면서 마음에 떠오르는 제일감은 ‘너무 고생하셨구나’하는 겁니다. 어머니,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투쟁과 투옥과 고문으로 인한 고난도 엄청났지만 가난과 질병과 고뇌로 인한 고생도 엄청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참고 이기면서 뜻한 바를 온전히 이루셨으니,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주신 크나큰 교훈입니다"라고 썼다.

이어 "그래서 어머니의 삶과 사랑과 생각과 공적을 비교적 잘 아는 사람으로서 어머니의 삶이 주는 교훈을 정리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고난에 찬 삶에서 사랑을 얻고, 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함으로써 지혜를 얻으며, 그 사랑과 지혜를 통해 참된 자유, 참된 평화 곧 해방된 삶을 얻는다는 것. 어머니! 그렇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참된 자유, 참된 평화 곧 해방된 삶을 얻었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어머니!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맥박이 멈추고 호흡까지 멈추었을 때의 너무도 편안한 모습을 보면서 ‘아, 이 어른이 이제 세상을 떠나셨구나’하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41년 동안 이어진 저와의 온갖 인연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갈 땐 서러움이 북받쳐 올라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장 대표는 "어머니! 70년대 중반 엄혹한 시절 제가 쫓기는 몸일 때도 우리들 몇 사람이 만나 삼립빵 몇 개와 사이다 한 병을 놓고서 엄청난 행복을 느꼈던 우리들"이라고도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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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2011-09-10 19:23:58
장기표가 추모하는 우리의 어머니, 이소선.
80년대 엄혹한 시절에 숨겨온 전태일의 일기를 북한강변 야유회장 야밤에 꺼내 읽으며,
노동자의 삶을 생각했던 우리로서는 결코 잊을 수 없는 ... 우리의 어머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