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가 읽은 정치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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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가 읽은 정치판은?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10.04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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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직 사퇴, 민주당 뛰어 넘는 대권주자 노린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4일 사퇴를 결정했다. 표면적 이유는 전날 실시된 야권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박원순 변호사에게 패배한 데 따른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축복 속에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됐지만 60년 전통 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라며 "당 대표가 사퇴로 책임을 져야 민주당이 더욱 단단하고 건강하게 발전할 뿐만 아니라 변화하고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대표직을 사퇴하더라도 보궐 선거 지원을 위해 온 몸으로 뛸 것"이라며 "이 길이 박 후보를 떳떳하게 지원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의 대표직 사퇴 이면에는 또 다른 중요한 정치적 계산이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내년 대선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것.

▲ 민주당 손학규 대표 ⓒ뉴시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은 '한나라당 대 민주당'이 아닌 '한나라당 대 비(非)한나라당'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비한나라당 성향 유권자들은 현재 민주당에 한계를 느끼는 계층인데 이들의 투표 경향은 이른 바 '전략적 투표'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속 정당을 떠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물에게 투표한다는 것이다.

이 번에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이긴 것이나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손 대표로서도 민주당 후보 차원에 머물기보다는 비한나라당을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안철수 원장처럼 새롭고 변화하는 이미지를 손 대표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번에 손 대표가 대표직을 던진 것도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결단이라는 평가다. 손 대표는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을)에 출마하며 자신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연이어 자신을 던지는 손 대표의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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