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안철수 현상'에 '박세일 신당'까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앞에 난관들이 즐비하다.
창의성과 참신성, 신뢰성과 봉사정신 등을 두루 갖추며 기존 정치인들과 차별화를 이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바람을 일으키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정치주체를 역설하며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신당이 성공적으로 세워질 경우 친이(이명박)계 등 한나라당 내 반(反)박 세력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처럼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박 전 대표가 새로운 돌파구로 박세일 이사장을 끌어안을 수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 동안 몸을 사렸던 박 전 대표가 마침내 한나라당 전면에 등장, 쇄신 작업을 주도하며 박 이사장을 영입한다는 것이다.
이미 전례도 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탄핵 후폭풍'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박 전 대표는 박 이사장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유세=박근혜, 정책공약=박세일'로 역할을 분담하며 위력을 발휘했다. 이후 박 이사장은 여의도연구소장과 정책위의장직을 지내면서 '박근혜 체제'를 뒷받침했다.
이 가운데, 박 이사장이 지난 15일 자신이 구상하는 대(大)중도 신당과 관련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함께하는 정당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16일 정치권의 한 유력분석통은 "박 전 대표가 나서서 한나라당을 전격 쇄신한다면 신당의 필요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그렇다면 굳이 박 이사장이 신당 창당을 강행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개혁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박 이사장과 손을 잡으면 두 사람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며 "박 전 대표는 다시 한번 여권 대권주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고 박 이사장도 '리스크' 없이 자신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장기표 녹색사회민주당(가칭) 대표는 이날 "박세일 이사장이 다시 한나라당으로 들어갈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지금 박 이사장이 한나라당에 다시 들어간다고 해도 당 지지율이 올라갈 수 없다"며 "박 이사장도 이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박 이사장의 인품에 비춰 그런 식의 행동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는 "박 이사장은 기본적으로 세종시 문제에서 박 전 대표와 완전히 다르다"면서 "박 이사장이 그토록 세종시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는데 어떻게 박 전 대표와 함께 할 수 있느냐"하고 반문했다. 그는 "박 이사장이 다시 박 전 대표가 있는 한나라당으로 돌아간다는 얘기가 지금 나오는 것은 신당 창당을 견제하기 위한 수작"이라고도 주장했다.
한편, 박 이사장은 이날 MBN 뉴스M에 출연, 한나라당 쇄신 움직임과 관련해 "쇄신이 성공하기를 기대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정치의 환골탈태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낙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 쇄신이 제대로 되면 신당 창당 작업을 중지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의 쇄신 결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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