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진수희 만류한 이유?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재오, 진수희 만류한 이유?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3.14 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입김' '1보 후퇴·2보 전진'… 설 난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윤진희 기자]

공천탈락 이후 당의 불공정한 심사에 이의를 제기하며, 탈당을 시사했던 새누리당 진수희 의원(성동 을)이 돌연 ‘탈당 보류’를 선택했다. 11일 기자회견 당시만 해도 “공천재심결과가 12일까지 나오지 않으면 쫓아내는 것으로 알겠다”며 탈당할 수 있음을 미리 경고했다.

하지만 12일 당일 진 의원은 뜻밖의 행보를 보였다. 1~2일간 좀 더 생각해보겠다며 ‘일단 보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진 의원은 “이재오 의원의 간곡한 만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진 의원이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인 만큼 이 의원의 만류를 쉽사리 뿌리칠 수 없었을 거라는 게 일각의 얘기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은 12일 mbn 뉴스 m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의원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당을 나가고 난 이후에 생길 수 있는 일들을 염려하는 것 같다”며 “이 의원은 이번 공천이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고,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지 못하지만 탈당하면 좌파진영을 이롭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또 “나라발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정치계 한 인사는 이재오 의원의 이 같은 만류에 대해 “이재오 의원이 적극적으로 탈당하려는 진 의원을 막은 것은 박근혜 위원장에게 손을 내밀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입김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항간에서는 친이계의 반발을 샀던 일련의 공천 과정들을 놓고 ‘박근혜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들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박근혜 위원장과 손을 잡는 모양새를 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수분열은 곧 민주통합당만 좋은 꼴이 되기 때문에 일단은 총선승리를 목표로 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총선패배야 말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물론, 임기 이후의 안위까지 흔들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이재오 의원이 향후 큰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한 걸음 물러났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이 의원은 “불투명한 보복 공천에 대한 최종 입장은 공천심사가 끝난 뒤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이 의원의 발언은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박 위원장에 대한 1차 경고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공천 심사 기간 동안만이라도 ‘제 할 도리는 하자’라는 것이다. 이는 박 위원장이 끝까지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을 경우를 미리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은 공정치 못한 상황에서도 당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박 위원장은 끝내 무시로 일관했다고 비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독자노선을 취할 수 있는 명분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이 멀리 대선을 바라보며, 박근혜 위원장의 대항마로 친이계 중심의 후보가 나올 수 있도록 대오를 정비하기 위한 작은 희생이라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자, 이재오 의원이 진수희 의원의 탈당을 간곡히 막아선 이유라고 일각에서 얘기하고 있다. 한 마디로 1보 후퇴 2보 전진을 위한 노림수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재 고민의 기로에 선 진 의원의 행보는 세 가지로 전망된다. 공천을 받지 못한 친이계 의원들하고 연대할 가능성, 탈당 후 무소속출마, 아니면 이재오 의원을 믿고 당분간의 추이를 지켜보며 당의 잔류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앞서 진 의원은 “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