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주총데이’에 이변은 없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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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주총데이’에 이변은 없다. 왜?
  • 강정화 기자
  • 승인 2012.03.27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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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는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勢 과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강정화 기자]

672개 상장사 정기 주주총회가 몰린 '슈퍼 주총데이(23일)'에서 총수 일가의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받는 기업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예상됐으나 별다른 반대 없이 정관변경 등 총회를 원만하게 정리됐다.

하지만 작게나마 여기저기서 회사와 소액주주간의 충돌이 벌어졌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주주제안안, 배당금 조정 등은 모두 부결돼 이변은 없었다.

해당 회사는 대주주 등의 지분 비중이 높은 상황이어서 소액주주들이 회사와 힘 겨루기를 하기에는 세(勢)가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외부에서 주주와 회사 간 대결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보유지분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의견이 주총에 반영되기는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와 재판 중인 하이마트(선종구 회장)와 태광산업(이호진 전 회장)은 이날 소란을 우려해 주주를 제외한 취재진 등 외부인의 출입을 봉쇄했다. 하이마트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대치동 강남구주민센터에서 삼엄한 경비 아래 제25기 주주총회를 열고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안) 등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하이마트가 선종구 회장의 자녀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수백억 원 어치 광고 물량을 몰아준 것으로 나온다"며 "이에 대한 해명 없이 감사보고서를 통과시킬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우리사주 조합원에 의해 "의안과 상관없는 질문을 하지 말라"며 제지 당했다.

태광산업도 소수의 주주만 참여시켜 30여분만에 주총을 끝냈다. 태광은 이호진 전 회장이 회사자금 유용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데다 '장하성 펀드(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가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해온 터라 올해는 경비인력을 대거 배치하는 등 단속에 나섰다.

특히 이날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에서 열린 제51회 주총은 비공개로 일부 주주만 신분증 확인을 통해 50여명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도 막았다.

그룹 회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SK(최태원 회장)도 별다른 문제없이 주총이 20~30분만에 끝났다. 이날 서울 종로구 SK빌딩에서 열린 SK 주주총회에서는 모든 안건을 30분 만에 처리했다. 주주들은 제기된 의안에 대해 전원 찬성했다. 봉천동 보라매사옥에서 열린 SK텔레콤 주주들은 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가량 떨어졌지만 올해 IT기업 중에서는 최단 시간, 26분만에 끝냈다.

최근 김승연 회장의 횡령•배임과 공시 지연으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겪었던 한화도 이날 1명의 반대도 없이 20여분 만에 폐회를 선언했다. 한화케미칼의 지분 2.4%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은 지난 21일 지배주주의 명백한 주주가치 훼손 행위가 있는 기업의 이사나 감사에 대해서는 감시•감독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연임에 반대하기로 한 원칙에 따라 반대표결 했지만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했다.

이번 주 12월 결산법인 650사가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1천 702개 사중 1천 35개 사가 지난주까지 정기주총을 완료했고, 650사가 이번 주 이후 주주총회를 개최 할 예정라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법인 165사와 코스닥시장법인 485사가 이번 주에 정기주총을 연다. 특히 3월 30일에는 금호타이어 등 유가증권시자법인 84개 사, 에스엠 등 코스닥시장법인 224개 사 등 총 308개 사가 동시에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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