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외면한 전신주, 시민만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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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외면한 전신주, 시민만 불안하다
  • 강정화 기자
  • 승인 2012.06.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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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강정화 기자]

도심 곳곳에 세워진 전신주가 엉킨 통신케이블과  잦은 공사때문에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넘어지는사고도 잇따르고 있지만 한전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도심 및 주택가의 전신주가 각종 케이블과 부착 기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하중이나 케이블 공사로 인한 부주의 때문에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시사오늘

지난달 24일 서울시 중구 충무로4가에서 통신작업 중 철제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현장 일대 약 300가구가 정전됐다. 이 사고로 케이블 정비 작업을 하던 통신업체 직원 한 명과 행인 한 명이 다쳤다. 점심 시간을 앞두고 식당들은 점심 장사를 망쳤고, 근처에 밀집한 인쇄공장의 기계들이 멈춰 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통신서비스 회사들이 광케이블 이설 작업을 하던 중 철제 전신주가 절단됐다. 한전은 통신업체들이 케이블 정비작업을 하면서 케이블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 전신주가 넘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에도 경남 진주시 중안동 로데오거리 입구에 있던 철제 전신주 3개가 쓰러졌다. 3개 전신주 중 가운데 있던 전신주 중간 연결부위가 부러지면서 연결된 양쪽 전신주도 함께 쓰러진 것. 다행히 사고 시점에 전신주 밑을 지나던 행인이나 차량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재 도심의 상가 밀집지역이나 주택가 지역에 셀 수 없이 많은 전선과 통신선 등이 뒤엉켜 있다. 대부분 통신선 설치 제한 규정인 12가닥을 넘었다. 한전은 규정을 초과해 선을 가설하는 업체로부터 전신주 사용료 명목으로 꼬박꼬박 돈까지 받아 챙겼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받아낸 돈만 천5백억 원이나 된다.

하지만 한전 관계자는 “정부와 우리가 기관 합동점검, 특별점검을 해 도심지는 100%, 재해지역의 전신주는 839만 개를 점검 완료 했다”며 안전에 문제없다는 주장을 했다. 또 “전력수급비상 때문에 바쁘다며 여러가지 기준에 맞춰 관리하는 일이니 걱정없다”고 기자의 문제제기를 일축했다.

일부 시민들은 “연일 30도가 넘는 날씨에 비춰 전신주가 넘어지고 정전사태가 일어난다면 전력수급비상대책은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전국에 널려 있는 전신주는 820만 개. 관리 주체인 한전의 무책임에다 서울시와 구성한 협의체 마저 제 역할을 못하면서 시민 불안만 커지고 있다.

지난 달 새누리당 송파갑 박인숙 의원은 개인 블로그를 통해 전신주 교체 사례를 전했다. 박 의원은 지난 5월 초 풍납동 시장을 방문해 기울어진 전신주 위험성에 대한 민원을 직접 파악했다.

한전은 이미 접수한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인들간의 이견 때문에 손을 못쓰고 있었다. 결국 지난달 22일 전신주를 교체했고 박 의원은 국회의원 등록 후, 개원 이전이지만 첫번째 지역현안 해결이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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