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완전국민경선제 ´타이밍´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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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완전국민경선제 ´타이밍´ 놓쳐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6.19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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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받아들이는 건 수용이 아니라 패배…정치위상 추락 ´관측´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가 수세에 몰린 느낌이다. 생각보다 새누리당 비(非)박(박근혜) 대선주자들의 공세가 날카롭다.

같은 당 대선예비후보인 이재오 의원은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 방식에 대해서는 기존 '룰'을 고수하는 반면, 당명 및 당색깔 변경은 강행한 것에 대해 "자기에게 유리한 것은 옛것이라도 지키고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개혁과 변화의 이름으로 바꾼다"면서 "옹고집이고 불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도 못 추스리는데 나라는 추스리겠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한 마디로 박근혜식 원칙이라는 것은 자기에게 유리한 것은 원칙이고 불리한 것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다. 또, 자기에게 맞추면 화합이고 자기에게 안 맞추면 정쟁이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건 좀 비판적 용어로 말하면 독재적 발상"이라며 "오랫동안 어린 나이서부터 독재 성안에 갇혀서 체화돼 길이 들었다. 모든 것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눈높이에 맞추는 거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 대해 "지난번에 박근혜가 승복한다고 했지만 4년 내내 승복 안했다. 마음속으로. 솔직하게 승복한 게 뭐 있나"라고도 말했다.

▲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 ⓒ뉴시스
그는 "유신시절 청와대 안주인은 박근혜였다. 임명장도 주고 정치적 행위를 했다. 나이가 어리지도 않았다. 20살 훨씬 넘었는데 유신 통치의 장본인이었고 그건 누구도 부인 못한다"며 "그러나 한 번도 유신 정권에 대해서 진지하게 반성한 적 없다. 지금도 계속 미화한다. 쿠데타, 유신, 5.16 등 자기 아버지가 한 것은 다 미화하고 긍정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공세는 박 전 대표가 완전국민경선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따른 것이다. 박 전 대표로 하여금 완전국민경선제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박 전 대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박 전 대표가 이제와서 완전국민경선제를 받아들이는 건 이재오, 정몽준, 김문수 등 새누리당 내 주자들과의 경선룰 싸움에서 사실상 패배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고집을 부리다 결국, 다른 대선주자들의 공세에 밀렸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당장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흔들릴 게 뻔하다.

만약, 박 전 대표가 좀 더 빨리 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박근혜가 또 희생하는구나'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그의 정치적 위상은 더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시기를 놓쳤다.

이제 박 전 대표는 지난 4·11총선을 거치면서 확보한 자기 사람들과 함께 싸움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현재 친박(박근혜)계 사람들 중에 전투력을 갖춘 사람이 별로 안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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