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장평순 회장, 30년 창업멤버가 230억 소송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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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장평순 회장, 30년 창업멤버가 230억 소송한 이유…
  • 박지우 기자
  • 승인 2012.07.0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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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짜리 일감 몰아주기 위해 이정자 전 부회장 토사구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우 기자]

‘빨간펜’ 학습지로 유명한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61)이 30년 동업자인 이정자 전 부회장과 소송전에 휘말렸다. 30년 지기 각별한 인연이 깨지게 된 원인을 놓고 여러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마침 장평순 회장의 아들 장동하 씨의 ‘경영수업’ 소문이 퍼지면서 이는 교원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행보 아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원그룹, 30년 동업자와 231억 소송전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교원그룹을 퇴사한 이정자 전 부회장이 장평순 회장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전 부회장은 장 회장과 회사가 일방적으로 본인의 퇴진을 종용하고 퇴사 이후에도 보수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장 회장을 상대로 231억원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 전 부회장은 “장 회장이 지난해 5월 갑자기 퇴진을 종용했다”며 “퇴진 압박에 못 이겨 퇴사를 했음에도 장 회장은 보수 및 퇴직금 31억원, 그리고 공로보상금 200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그룹 측은 “이 전 부회장의 부적절한 해사(害事)행위가 적발돼 해임됐다”는 입장이다. 이 전 부회장이 식당이나 건강식품, 학습지 등 그룹사업과 부딪칠 수 있는 사업을 개인적으로 추진하려 했다는 것.

그러나 이 전 부회장 측은 “식당을 낸 것과 출판업을 하려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지난해 5월 장 회장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사퇴 통보를 받고 퇴임 후를 준비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며 “사퇴 통보 후 1년간 정리 기간 동안 준비한 사업이며, 건강식품이나 학습지 등 사업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회장은 장 회장과 30년 동업자로 교원그룹의 창업 공신이기도 하다. 이 전 부회장은 장 회장과 웅진출판에서 함께 근무한 것을 계기로 교원의 전신인 중앙교육연구원을 함께 설립해 지금의 교원 만들었다. 그런 만큼 이정자 전 부회장의 해임과 관련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무엇보다 관련 업계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장 회장이 이 전 부회장을 내쳤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경영권 승계 위해 30년 우정 버렸나?

올 초 장 회장의 맏딸 장선하 씨(31)와 아들 동하 씨(30)가 나란히 교원그룹에 입사하며 업계에서는 교원그룹의 2세 경영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말이 나돌았다.  현재 선하 씨는 교원의 호텔사업부문 차장으로, 동하 씨는 그룹 전략기획본부 신규사업팀 대리로 각각 근무하고 있다.

특히 동하 씨는 장 회장이 근무하는 서울 을지로 교원내외빌딩 10층에서 신규 사업 발굴, 그룹 비전 수립 등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 또 그룹 전반의 전략기획 업무뿐만 아니라 (주)교원, (주)교원구몬, 정수기·비데 등 생활가전제품의 (주)교원L&C 등 계열사 업무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일각에서는 이미 오랜 전부터 교원그룹의 후계 작업이 진행됐다고 보기도 한다. 동하 씨가 회사에 입사한 것은 올 초지만 이미 10년 전 동하 씨는 교원 계열사 교원L&C의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교원L&C는 정수기, 비데 등 생활용품의 제조판매를 목적으로 지난 2002년 7월에 설립, 지금은 교원의 주력 계열사로 부상했다. 즉 동하 씨의 나이 20살 때부터 승계 작업이 진행됐고, 동하 씨의 본격적인 회사 경영 참여가 시작되면서 경영의 한 축을 맡았던 이 전 부회장은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회장 아들 최대주주인 L&C, 내부거래 99% 

실제 동하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교원L&C는 2002년 설립 이래 내부거래를 통한 비약적인 성장이 있어 일감을 몰아주고 이를 통해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교원L&C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원L&C는 총 매출의 99%에 달하는 금액이 내부 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총 매출액 517억원 중 515억원이 (주)교원과 (주)승광을 통한 거래였고, 2010년 총 매출액 582억원 중 579억원이 (주)교원과의 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벌기업의 일감몰아주기가 횡행하지만 일반적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70~80% 가량인데 비해 교원L&C의 99% 내부거래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서로 관련 업종이 아님에도 수년간 내부거래가 이 같이 지속돼 온 것을 보면 자립 의지가 없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원 측은 “교원과 L&C가 이종의 사업으로 보이지만 L&C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리빙플래너가 교원 소속으로 돼 있고, 기존 교원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정수기 판매 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영 승계에 대해서는 “이 전 부회장의 퇴사와 ‘2세 경영’은 관련 없는 일일뿐더러, 장동하 대리는 나이도 어려 ‘2세 경영’을 논할 단계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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