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7일 새누리당 4.11 공천 헌금 의혹 관련 "박근혜 후보가 사과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퇴해야 한다"며 "전권을 쥐었던 분이 책임을 안 지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신율 교수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처럼 하면)이명박 대통령과 똑같은 것이 된다. 이 대통령도 이상득 전 의원이 기소되니까 그때서야 사과했다. 이건 말이 안 된다. 대통령 직은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박 후보는 대통령을 그렇게나 하고 싶어 하는 분 아니냐.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후보가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데 그게 가능 하겠냐"며 "만약 박 후보 스스로 '이 일에 책임지고 사퇴 합니다'라고 한다면 인기가 엄청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누리당 내 황우여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진 것에 대해 "당시 원내대표였던 황 대표가 무슨 책임을 질 일이 있냐"며 "아닌 밤 중에 홍두깨라고 갑자기 책임을 지라고 하니 본인도 무지 황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당시 당 대표나 사무총장이 책임질 진다면 몰라도 원내대표였던 황 대표는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이라며 "전임 사장이 사기치고 도망갔는데 현임 사장보고 책임을 지라고 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전날 새누리당은 이번 공천 파동에 관여된 현기환 전 의원, 현영희 의원을 제명조치 하는 한편, "사실로 판명 날 경우 황우여 대표가 물러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근혜 후보 사퇴론이 거세게 불수도 있다는 염려 아래 황우여 대표까지 만으로 선을 긋는 모습이다.

신율 교수는 새누리당의 이 같은 꼬리 자르기식 대처에 대해 "사실, 말이 안 된다"며 "당 내에서 일어난 일 아니냐. 그 일이 일어났다는 게 중요한 일이지 사람 자른다고 문제가 해결 되겠냐"고 지적했다. 

앞서 공천헌금 논란이 불거지자 김문수, 김태호, 임태희 비박 주자 셋은 경선 보이콧과 함께 황우여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신율 교수는 이와 관련, "박근혜 후보가 무서워서 그런 것 아니겠냐. 겁이 나서 박 후보한테 직접 얘기는 못하겠고 그에 대한 불만을 황 대표한테 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상수 후보가 먼저 박 후보에게 책임지라고 하니까 그제 서야 줄줄이 따라하고 있다"며 "안상수 후보가 이런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겁나서 꺼내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신 교수는 부산 민심이 이번 일을 계기로 박근혜 후보에게 더욱 더 떠났을 거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새롭게 떠날 것도 없다"며 "현기환 전 의원은 부산에서 엄청 욕을 먹을 정도로 부산 민심과는 거리가 있다. 그런 분을 공신위에 임명한 이가 박근혜 의원이다. 그 순간에 부산민심은 떠난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