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잃은 KPGA, 난항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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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잃은 KPGA, 난항의 끝은?
  • 박지우 기자
  • 승인 2012.08.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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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우 기자]

 회관 매입, 부당 인사 의혹 등으로 몸살을 앓던 한국남자프로골프협회(KPGA)가 집행부와 선수 측 간 갈등으로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 전윤철 전 KPGA 회장이 사퇴를 하고 회장자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KPGA 집행부와 선수 측은 뜻을 모으지 못하고 있어 분열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회관 건물 매입금, 집행부와 선수측 갈등 증폭

KPGA는 지난 3월 제15대 집행부 출범 직후부터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무리한 영입, 스폰서와의 관계 악화, 불법적인 협회 회관 매입 등과 관련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현 집행부의 해임을 주장하는 선수회 측과, 선수 측 회원들에 대해 제명 의사를 밝힌 집행부와의 마찰이 발생했다.

지난 7월10일 선수회를 중심으로 한 대의원들은 임시총회를 열고 현 집행부 전원의 해임 안을 가결했다. 선수회 측은 “김학서 직무대행이 150억 규모의 부동산 거래와 임직원 부당 해고로 협회를 파탄으로 몰고 있다”며 해임 이유를 밝혔다. 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8월20일 회원 총회를 열어 신임 회장을 뽑기로 했다. 새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김정석 업무감사가 위원장을 맡아 발족했다.

같은 시각, KPGA 집행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임시대의원 총회는 적법하지 않다”며 무효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덧붙여 집행부 측은 “2달 안에 적법한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출을 포함, 현재의 상황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KPGA의 수장이었던 전윤철 회장은 지난 7월 초 회장직을 사퇴하고 전 회장의 빈자리는 김학서 부회장이 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전 회장의 사퇴는 취임 이후 선임 절차 위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고소·고발 양상까지 벌어진 데 있다.

또 현 집행부의 KPGA 회관 건물 매입과도 무관치 않다. 집행부는 지난 7월3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협회 건물 매입을 승인했다. 협회 측은 “회관 매입은 45년 숙원사업을 해결한 일이다. 전 집행부에서도 추진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KPGA가 매입한 회관 건물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10층 건물로, 150억원의 매입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회관 건물 매입은 자금 유통에 대한 의혹을 사면서 현 집행부의 해임안이 거론됐다.

회관 건물 매입 자금과 관련 △가용자산의 한도를 넘긴 지불 계약금 △분산돼 있던 KPGA의 자금을 하나의 은행으로 통합해 유용 △KPGA가 100%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자금의 유용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합의점 못 찾은 채 분열 가능성 솔솔

그러나 집행부는 제기된 의혹들은 모두 오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건물 구입시 가용자산의 한도를 넘긴 계약금 지불건과 관련 “회관 건립과 관련한 정기총회 의결 내용을 보면 가용자금의 10% 이내가 아닌 10% 이상의 금액을 사용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며 “10%미만의 자금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총회의 안건으로 상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분산된 자금의 통합 유용에 대해서는 “빠른 자금회전을 위해 협회 건물 1층에 위치한 은행으로 자금을 옮긴 것일 뿐”이라며 “은행만 같을 뿐 계좌도 나눠져 있고 재무제표도 따로 관리해 제기된 의혹과 같은 불법 유용의 가능성을 전혀 없다”고 밝혔다.

KGT의 자금 유용도 KGT의 자금을 횡령한 것이 아닌, 한도 60억원, 기한 1년으로 하는 자금 대여의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라며, 자금 대여 승인 내용이 기록된 KGT 이사회의 보고서도 공개했다.

집행부 측은 이와 더불어 선수 측 회원 김정석 씨와 송병주 씨에 대해 제명 의사를 밝혔다. 집행부 측은 김정석 회원에 대해 ‘현 집행부와 KPGA 회관 매입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을 제명 이유로 들었다. 송병주 회원에 대해서는 ‘KPGA 운영국장직을 그만 둔 뒤에도 아직 재직 중인 것으로 행동, 협회의 명예와 위신을 실추시킨 것’을 제명의 이유로 꼽았다.

이로 인해 집행부와 선수 측 사이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10일 집행부의 해임안이 가결된 임시대의원총회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집행부 측과, 이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해임된 김학서 회장직무대행을 포함한 집행부가 통보한 김정석, 송병주 회원의 제명은 무효하다는 선수회 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만약 선수회 측에서 연 임시대의원총회가 적합했다는 법원 판결이 내려질 경우 김학서 회장직무대행과 집행부는 해임이 된 상태로, 이사회에서 처리된 제명 안건은 무효가 된다. 반대로, 임시대의원총회가 불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진다면 김정석 회원과 송병주 회원은 제명되게 된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지난 3일 집행부와 선수회 측이 참여한 가운데 임시대의원 총회가 열리기도 했지만 역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관건물 매입 건, 회원총회 직선제 보고가 끝난 뒤 선수회를 중심으로 한 대의원들은 현 집행부 및 직무대행자 해임 건 상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 집행부는 앞서 선수회를 주축으로 한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현 집행부 해임안을 통과 시켜 현재 재판에 계류 중이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폐회를 선언했다.

김학서 KPGA 회장 직무대행자는 “대의원총회에서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지 여부가 정관에 명시적 규정이 없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는 회장이 선임하게 돼 있고 현재 가처분 재판 중이다”며 “9월 3일 회원총회에서 신임 회장을 선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협회의 끊이지 않는 잡음과 내부 갈등으로 스폰서들도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다. 오는 30일 개최 예정이던 KPGA챔피언십 역시 기존 스폰서가 개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하자 KPGA 내부의 분열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김학서 직무대행 역시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협회가 분열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한 언론사의 질문에 “부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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