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핵심 측근인 홍사덕 전 의원이 '수출 확대를 위해 유신이 필요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박근혜 후보 지지율에 어떤 변동이 있을 지 주목된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3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박 후보의 대선캠프 인사들이 군사독재 미화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제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2의 10월 유신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나올까봐 염려된다"고 개탄했다.
박 원내대표는 홍 전 의원의 발언을 '유신궤변'으로 규정하면서 "유신독재가 만든 재벌이 지배하는 한국경제가 심각한 양극화의 출발점이었다는 평가를 듣지 못하는 것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후보는 측근들의 독재 미화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홍 전 의원 발언은 5·16에 대한 박 후보의 평가와 닮은꼴"이라면서 "일본 군국주의 친일파가 '일제의 지배가 없었다면 한국 근대화가 있었겠느냐'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홍 전 의원 발언을 "무개념의 극치"라고 비난하면서 "박 후보가 또다시 독재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게 아닌 이상, 5·16 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로 희생된 국민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키즈'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이준석 새누리당 비대위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헌법적 가치를 수출을 위해 부정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헌법을 개헌하면서 부적절한 절차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수출 같은 경제적인 아젠다로 옹호한다는 것이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전날(30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홍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그런 유신의 논리는 '먹고 사는 것은 권력이 해결해 줄테니 정치는 필요없다'는 것으로 국민을 행복한 돼지로 보는 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처럼 여야를 막론하고 홍 전 의원의 발언을 성토했지만, 홍 전 의원의 발언을 옹호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 포털 <야후>는 누리꾼을 상대로 홍사덕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44분 현재 24,847명이 참여했는데 '경제 성과를 돌아보자는 발언'에 15,586명이 찬성, 62.7%였다. 반면, '유신 피해 간과한 발언'에는 9,050명이 찬성, 36.4%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정치권의 현재 분위기와 너무나 다르다는 평가다. 이날 한 정치컨설팅 관계자는 "홍사덕 전 의원 발언 때문에 박근혜 캠프에서도 곤혹스러워 할 정도인데 어떻게 그렇게 나왔는지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무래도 온라인 상에서 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여론조사 참여율이 높아서 그런 것 같다"며 "정확하게 여론을 반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오히려 '유신 부할'이라는 우려와 경계심을 낳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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