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무릎 꿇은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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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무릎 꿇은 박근혜?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2.09.14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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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 발목 잡힌 朴 한 발 물러섰지만 ´두고 봐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역사 인식 문제로 사면초가에 처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인혁당 유가족이 동의하면 만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13일 "피해당하신 분에 죄송하다고 위로 말씀 많이 드렸다. 유가족이 동의하면 뵙겠다"고 전했다.

그간 박 후보는 중도층과 2040세대 표심을 얻기 위해 광폭 행보를 벌였다. 하지만 5.16과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일반 여론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박 후보는 5.16쿠데타를 쿠데타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의 날조·조작 사건으로 유명한 인민혁명당(인혁당)에 대해서도 "역사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일축했다.

『"5.16 당시로 돌아가 볼 때 국민이 초근목피로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세계에서 끝에서 2번째로 할 정도로 살았고…그 당시 안보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위기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것이고 그 후에 나라 발전을 돌아볼 때 5.16이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다, 바른 판단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보다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ㅡ7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최 토론회에서ㅡ』

『"유신에 대해서도 이제 많은 평가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이제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그렇게까지 하시면서 나라를 위해서 노심초사하셨습니다.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 이렇게 저는 생각하고요…다양한 평가가 있기 때문에 이제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고요."ㅡ9월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ㅡ』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ㅡ9월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ㅡ』

ⓒ뉴시스
이 같은 박 후보의 일련의 발언들은 여론을 악화시켰다.

특히 인혁당 사건은 중앙정보부에서 유신을 반대한 인물들 관련, 선고 18시간 만에 사형을 집행시킨 유신 시대의 대표적인 조작사건이다. 유가족을 비롯해 당시 피해를 당한 이들은 아직도 뼈아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도 박 후보는 역사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불에 기름을 부은 것 마냥 유신 시대를 치 떨려 하는 이들의 반발은 커졌다.

故 장준하 선생 동지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 후보가 인혁당 관련 역사적 판단에 맡기자고 말한 것에 대해 "(조작)사실로 드러난 일을 왜 역사에 맡기냐"며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이 얼마나 악랄하게 사람을 죽이고 민주주의를 죽이고 해방 통일운동을 죽였는지는 반드시 밝혀져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또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은유적인 화법으로 박 후보의 역사관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자신의 아바타 격인 '깜이 엄마'를 화자로 세워 한 편의 시(?)를 적었다.

거꾸로 가는구만 / 냄새가 나네 / 휭하니 가 버린 / 여전하구먼…

여론이 악화되자 박 후보는 한발 물러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버지 일과 관련해 사적인 감정에 치우친 듯한 모습이 발목을 잡고 있어 뒤늦은 사태 수습에 나선 듯 보인다. 하지만 진정성이 빠진 채 정치공학적 자세로 임한다면 역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박 후보가 이번 사안만큼은 정치공학적 유불리 문제로 다가가지는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박상헌 공간미디어 연구소장은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 "박 후보는 아버지 시대가 물러났다는 안타까움에 정치를 하게 된 경우"라며 "당내에서도 이해를 못 받고 지지층에서도 이해를 못 받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정치공학적 유불리 문제로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인 스스로 알을 깨는 아픔이 있지 않고서는 박 후보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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