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눈살 찌푸려지는 ‘대선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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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눈살 찌푸려지는 ‘대선 국감’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10.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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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가 대선주자 검증하는 자린지 의원들 관심 밖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여의도 정치권의 주요 정치 일정 중 가장 국회다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름 아닌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들에 대한 국정감사가 그것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3권분립은 국가의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는 점,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일정이 바로 국정감사다. 비록 이명박 정부에 대한 마지막 국정감사로 자칫 김이 빠질 수 있지만, 정권과 무관하게 국정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국회의 철저한 감사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대한 의미를 가진 최근 국감 풍경은 본래의 ‘감시 기능’이 상실된 정치색 짙은 국감의 연속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보는 이들로서는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대목이다.
 
정치권이 본연의 임무인 견제장치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다. 그럼에도 일부 감사장에서 보여지는 소위 ‘대선 국감 행태’는 감사의 질은 물론이고, 국회의 역할을 의심케 하는 행위로 여기기에 충분하다.
 
더욱 이러한 대선 국감에는 여든 야든 할 것 없이 모두가 집요하리만큼 열심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오는 12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행적을 추궁하는 감사가 주요한 화두다.
 
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자파세력과 후보에 대한 보호는 물론이고,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추궁하는 것은 얼핏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부기관의 부실 운영 등과 맞물렸을 경우가 돼야 그나마 감사의 대상이 될 여지가 있다. 최근 국감 풍경이 우려스러운 점이 이것이다.
 
마땅히 정부 부처나 피감기관과는 관련성이 적거나 아예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는 행태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에 실소마저 쏟아진다. ‘이래서야 감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 국감’에서 내심 흐뭇한 미소를 지을 법한 이들도 있다. 피감기관들이다. 정부를 상대로 한 국감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면서 피감 관계자들은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을 듯하다. 국감이 정부를 감사하는 건지 대선주자를 검증하는 자리인지는 금배지를 단 의원들에게는 관심 밖으로 보인다.
 
이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갈망하는 민심, 다시말해 잠재적 표심에도 호응을 얻을 일은 아닌 듯하다. 국회의원들의 역할을 등한시한 정치놀음으로 비춰질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치명적인 후보의 부조리가 국감을 통해 드러난다고 해도, 그것의 생명력은 불과 오는 대선일까지 밖에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국정감사를 벌일 경우, 그 생명력은 임기 내내 이어질 것이다. 결국 ‘대선 국감’은 국회의원 개개인에게는 당장의 치적을 쌓기 위해 4년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 없다.
 
선거때만 되면 그저 표 동냥이라도 하듯이 머리를 조아리고 표심에 읍소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국회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때 국회의원들 각자의 정치 생명도 길어진다는 점을 각인하기 바란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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