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먹을 것 없는 잔치 된 ‘첫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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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먹을 것 없는 잔치 된 ‘첫 국감’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10.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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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가 제 역할 하지 못했다’는 평가 피할 수 없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19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으로 열렸던 2012년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당초,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컸던 만큼,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지않은 기대감이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몇몇 시민단체의 ‘이번 국감이 역대 최악이었다’는 혹평에서 보여지듯 얻은 것 보다는 잃은 것이 더 많은 한마디로 소리만 요란했던 먹을 것 없는 잔치가 되고 말았다.
 
이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시기적으로 약 2개월 후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를 의식해 각 당과 의원들의 감사 방향이 대부분 대선과 관련됐다는 점이다. 정부 기관과 단체의 비위 사실을 찾아내기 보다는 기존 물망에 오른 대선 후보들에 대한 흠집내기 내지는 편들기가 심했다는 말이다.
 
물론, 정치권에서 대통령 선거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점에서 일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역시 국회 본연의 역할을 들어 볼 때 ‘여의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의원들의 정치적 생명줄이 차기 대선과 밀접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소위 ‘한건주의’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국정감사에서 역할을 찾기 보다는 대선에서 역할을 찾는 꼼수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번 국감의 질이 턱없이 낮았던 것이 과연 정치 일정에만 그 원인이 있는 것이냐는 비판이다.
설령 정권 말기, 그것도 선거를 앞둔 감사라고는 하지만 정부에서 드러난 부실 등이 너무나 판에 박은 듯 지난 국감들을 따라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질적으로 드러내온 관가의 무사안일과 편의주의가 주요인이라고는 해도, 기존에 있어왔던 지적 사항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현행 국회의원들의 수준도 도마 위에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러한 원인들이 내재해 있는 19대 국회라면, 또 다른 우려가 나올 만하다. 임기 첫해 치러진 감사 성적이 낮다면 앞으로 4년이 어떨까라는 질문이다. 이는 파행과 충돌로 민생을 등한시했던 지난 18대 국회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국회 회기 사상 가장 낮은 지지율과 호감도를 보였던, 지난 국회야말로 정치 개혁 욕구를 촉발한 사실상의 주범이라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회기가 그러했다면, 이번 회기를 이대로 보낸다면 어떤 평가가 나올지는 불 보듯 뻔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무용론을 비롯한 방식과 시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등의 국정감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감사에 나선 인사들의 수준이 바닥을 치는 이상, 제 아무리 명약도 별무신통이 될 수밖에 없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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