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과 한국교회>“예수와의 인격적 합일을 목표로 사는 삶이 진정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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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과 한국교회>“예수와의 인격적 합일을 목표로 사는 삶이 진정한 행복”
  • 심의석 자유기고가
  • 승인 2012.11.08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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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자기 십자가를 지라-1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심의석 자유기고가)

(함석헌은 1956년에 예수가 세상에 온 것은 지원병을 모집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말씀> 제4호에 실린 ‘역사적인 것’(19-345)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앞으로 될 것을 생각해서만 나의 적음, 약함, 더러움, 고약함, 어리석음, 둔함을 잊고 일어설 수가 있습니다. 빈탕(虛空)에다가 아로새김을 하고 섰는 이, 나는 그이를 바라는 순간만 살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사람들을 향해 ‘하늘나라 가깝다, 생각을 돌이키고, 기쁜 소식 믿어라’ 하신 것은 이 때문일 것입니다. 그때 그 사람들은 나라로나 겨레로나 믿음으로나 온통 깨져서, 그의 말씀대로 잃어버린 것들이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불러 일으키시려니까 자연 ‘내 나라는 여기 있지 않다’ 했을 것이고, ‘하늘나라 이제 곧 온다’, ‘하늘나라는 너희 속에 있다’ 하셨을 것입니다. 나는 그래 그를 내 주님으로 믿습니다. 죄인을 부르러왔다, 나는 죄인의 친구다 하시는 그는 새 역사의 일꾼을 모집하는 이입니다. 그전에 무엇을 했거나 문제 아니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자기가 시키는 일을 할 맘만 있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나의 한 것을 관계하지 않고 나의 할 것을 보여줍니다. … 새 나라의 주인은 뒷골목에서 주어내다 새 훈련을 시켜 쌈터에 내보내는 부랑패에 있습니다.”

예수가 지원병을 모집하고 있으니 누구든지 지원병으로 나가면 틀림없이 구원을 받을 것이다. 함석헌은 앞에서 인용한 바 있는 “인간혁명”에서도 죄에서 벗어나는 길은 지원병으로 나가는 데 있다고 말한다. 지원병으로 나갔다가 이기고 돌아오면 낡은 사람이 새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제 동리에서는 발붙일 곳이 없어진 망나니이므로 집에서는 부모가 욕하지, 나가면 빚 채근하지, 간 곳마다 쌈만 하고 매만 맞지, 연애에는 실패를 했지, 그렇게 인생의 바닥에를 내려갔으므로, 그래도 자살할 용기는 없으므로, 살기는 해야겠으므로, 에라 군인이나 나가자 하고 나간 것인데, 나간즉 싸움을 했고, 전쟁은 온 가지 과거의 기억을 다 없애버리고 오직 전쟁에만 열중시켜서 고지에 돌격까지 하고 났는데, 그리고 나면 승리요, 그리고 나라로 돌아오면 이제는 개선장군이다. 전날의 빚을 이제 채근할 놈도 없고 옛날의 시비를 이제 다시 따질 사람도 없다. 온 동리가 나와서 절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지원병 나갈 만하지 않은가? 하자 해서 한 것 아니요 인생에 쫓겨서 한 것이지만, 새 사람됨이 거기 있다.”

함석헌은 동네 망나니가 새 시대의 군데에 지원병으로 나갔다가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오면 온 동리가 나와서 절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함석헌이 말하고자 하는 본래의 취지는 지원병으로 나가기로 결단하라는 데 있지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오라는 데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설사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오지 못하고 전사를 하여 시체로 돌아오더라도 그 전사가 영웅적인 것이었으면 온 동리가 나와서 절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니, 절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고 충심으로 온 동리가 나와서 그를 맞아드릴 것이다.

그는 이미 영적으로 새 사람이 되어 돌아왔기 때문에 육신이 살아 개선장군으로 돌아왔을 때보다 훨씬 더 영웅적인 대우를 받을 것이다. 그는 훨씬 더 화려하게 부활해서 돌아온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무슨 군대에 나갈 것인가?

새 시대의 군대에 나가야 한다. 무기를 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 하나를 드는 군대, 사람을 죽이자는 군대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자는 군대, 남을 살리기 위하여 내가 죽는 군대, 곧 십자가를 지는 군대다. 이러한 새 시대의 군대야말로 참으로 위대한 군대다. 개인으로는 약하고 악한 망나니여도 위대한 군대에 속하면 그 전체가 나를 강하고 선한 사람으로 만들고, 그 군대가 이기는 날 나는 전승 장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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