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의 조해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21일 야권 단일화로 인한 새누리당의 현 상태를 “부담스럽다”고 냉철하게 진단했다. 그야말로 ‘박비어천가’만 불러대던 친박(친박근혜)계와는 다른 모습이라는 평이다.
캠프 일각에서는 조 대변인을 비롯한 친이계 공동대변인들의 최근 행보를 보며 “역시 보다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사람을 기용해야 한다”는 말까지 흘러 나온다.
조 대변인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 문재인-안철수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며 다만 어느 쪽이든 새누리당에게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 민주당이라는 정통적 지지 기반의 표가 탄탄하기 때문에 쉽지 않고, 안 후보의 경우도 중도계층의 표, 그리고 심지어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찍었던 일부 표도 안 후보 쪽에 있으니까 마찬가지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캠프 일각에서 ‘박근혜의 숨은 표 효과’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숨어있는 몇 %를 믿지 않는다”며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숨어있는 5%가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투표를 해보니 없었다. 거꾸로 야당에게 숨은 몇 %가 있다고 생각하고 감안해서 격차를 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이날 야권 단일화의 최종 승자를 문재인 후보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도 초반에는 민주당 노 후보가 졌지만 여론조사를 한다고 발표한 뒤로 민주당 조직이 전국적으로 움직이니까 여론을 몇 % 올려놔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선에서 여기(문재인 후보 지지표)에 안철수 후보의 지지표까지 붙으면 우리 당으로서는 부담스럽다”고도 덧붙였다.
조 대변인의 이날 발언과 관련, 박근혜 캠프의 한 실무 관계자는 “친박계가 현상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던 반면 조 대변인은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며 “조 대변인의 판세 분석은 지지자들에게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결집을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최대의 적은 친박이라는 말이 있다"며 “역시 비판적인 인물의 기용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 동안 친박계의 ‘과잉충성’이 ‘박 후보의 적’이라는 말이 당 안팎에서 적지 않게 나올 정도로 친박 인사들의 발언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은 “친이가 모두 탈당해도 친박만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충분히 만들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해 친이계와 분란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홍 전 의원은 유신정권과 관련해서도 “유신은 수출 100억달러를 넘기기 위한 조치였다”며 “유신을 얘기할 때 안 좋은 부분만 얘기하고 좋은 부분은 빼는데 참 비열한 짓”이라고 말해 ‘과잉충성’ 논란을 일으켰다.
또 김무성 새누리당 선대본부장은 박근혜 대선 후보를 “하늘이 준비시킨 유일한 후보”라고 찬양했고, 친박계 한 교수는 ‘꽃 중의 꽃’이라는 노래를 개사해 “꽃 중의 꽃, 근혜님 꽃”이라는 내용의 노래를 불러 그야말로 ‘박비어천가’라는 비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