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성범죄로 시국이 떠들썩한 요즘, 삼성그룹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지난해 11월에만 15명 안팎의 임직원들이 해임, 정직, 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회사 전체 성문제 관련 징계를 받은 직원은 8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 년간 두 배가량 증가한 숫자다.
삼성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 직원들의 성추행 문제에 매정했다. 수년간 법적공방을 벌인 이 씨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 1998년 공채로 삼성전기에 입사한 이 씨는 2005년 동유럽 출장 중 성추행을 당했다. 직장 상사가 "윗사람을 잘 모시라"며 엉덩이를 만진 것이다. 당시 이 씨는 이 사실을 인사팀에 알렸지만 돌아온 것은 대기발령 조치였다.그 이후에도 '만년 대리'로 진급을 할 수 없었고, 성희롱 사실 고발로 '왕따'가 됐다. 이에 수년간 법정다툼을 벌여 지난 2010년 승소, 손해배상을 받았다.
과거 한국 사회 내 조직문화는 이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 삼성 그룹이 달라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6월에는 해외 출장에서 성추행 혐의를 받은 삼성전자 임원 A씨가 감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출장 업무 후 이어진 술자리에서 임원 A씨가 동석한 여직원에 '술을 따르라'고 강요하고 강제로 키스를 시도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사 당시 A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 기억이 안 난다"고 부인했지만, 함께 자리했던 직원들의 증언으로 해임됐다.
지난 8월에는 외국계 고문 A씨의 휴대폰 사진에서 300건에 달하는 동영상과 사진을 발견하기도 했다. '사진 찍는 모습이 수상하다'는 여직원의 신고에 감사팀이 조사에 나섰고, 덜미가 잡힌 것이다. 사진은 대부분 여직원들의 상반신과 치마 밑을 촬영한 것이었다. 수년간 삼성전자 출퇴근 버스를 이용한 A씨 또한 버스 안에서 덜미가 잡혀 해임됐다.
실제로 성문제 관련 사건을 출퇴근 버스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단순 신체 접촉에서 심각한 수준의 성추행까지 직장 내 성문제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언론에서는 '삼성이 직장 내 성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강력하게 나선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지만,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삼성은 ‘사실무근’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러나 <시사오늘>이 확인한 결과, 삼성의 출퇴근 버스 내에서는 모니터를 통해 성희롱 관련 안내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월 1회 부서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도 '성희룡 예방'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고 있고, '여성전용 출퇴근버스'를 운행하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성범죄 관련 문제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이제는 직장 내 성문화도 달라져야한다는 주장이 많아지면서 삼성의 해결방안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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