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뒤 봐주기'…대상은 퇴직 임원과 고위 검찰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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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뒤 봐주기'…대상은 퇴직 임원과 고위 검찰 관계자?
  • 강정화 기자
  • 승인 2013.01.23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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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 강정화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개발 지연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상수 전 부사장이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삼성출신 임원과 법조계 고위 관계자 등에 대한 ‘뒤 봐주기’가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와 삼성 간의 유착 의혹이 일고 있는 것도 이런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다.

▲ ‘삼성 펠로우’ 출신인 삼성디스플레이 김상수 전 부사장의 사직과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임명으로 인한 삼성그룹의 '뒤 봐주기'가 논란이 확대 되고 있다.ⓒ뉴시스

퇴직한 임원을 이사회 장악한 대학교 교수로…

2005년에는 삼성 연구직 최고의 영예인 ‘삼성 펠로우’ 출신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OLED 개발 주역으로 활약했던 김 전 부사장의 사직이 지난해 11월 분기보고서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전 부사장은 지난해 8월 삼성디스플레이를 퇴직한 후, 2학기부터 현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성균관대학은 삼성과 관련이 깊다. 삼성은 매년 1000억 원의 돈을 쏟아 부으면서 '학교법인 성균관대학'의 이사회의 대부분(이사장, 이사 여러 명)을 삼성이 직접 임명하거나 삼성 측의 협의 아래 임명되고 있다. 삼성이 성균관대를 소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김 부사장의 퇴직은 이미 8월에 이뤄졌다”며 “경질과 상관없는 퇴직으로 연구소장 자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유의진 부사장이 맡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S급 인재인 김 전 부사장의 퇴사를 놓고 업계에서는 최근 늦어지고 있는 OLED TV 양산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이동흡, 조준웅에 대한 기억으로 확인 할 수 있어…

지난 16일 삼성물산 건축설계팀 대리로 재직 중인 이 헌재소장 후보자의 셋째 딸의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한 <노컷뉴스>에 따르면 딸 이 모씨의 입사 과정에서 삼성물산 채용 기준에 미달이 드러났다.

<시사오늘>의 확인 결과 이 모씨는 2001년 4월 경력직 채용 공고에 합격, 건축설계팀 대리로 입사해 근무 중이다. 삼성물산의 경력직 채용 조건 중 해당 분야별 최소 4년이상 또는 석사의 경우 2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하지만 이 모씨 경우는 석사 채용 기준 1년 5개월 간의 경력이 전부다.

<경향신문>에 의하면 이 후보는 서울고등법안 부장판사로 있을 당시 관여한 4건의 삼성 사건 중 3건의 과징금을 취소했다. 2003년 삼성물산, 삼성카드에 물린 과징금 중 이 후보자가 취소시킨 금액만 총195억 8200만 원, 취소액 비율은 62.4%다.

여기에 삼성물품 협찬 지시 의혹 등이 겹치면서 이 후보자와 삼성 간의 유착설은 더욱 불거졌다. 때문에 셋째 딸의 삼성물산 취업도 의혹의 연장선에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조준웅 전 삼성특검 아들 취업 특혜 의혹의 중심에 있었다. <한겨례> 보도에 따르면 조 전 특검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삼성특검 비자금 특별검사로 임명된 후 이건희 회장의 재산 4조 5000억 원을 찾아냈지만 이는 비자금이 아니라고 발표하며, 2008년 4월 수사를 끝냈다.

이에 이건희 회장은 횡령이 아닌 조세포탈 혐의만 적용받았고, 2009년 12월 31일 비자금 사건에 대해 특별사면을 받았다.

그런데 이 회장이 사면받은 뒤 15일이 지나 조준웅 전 특검의 아들 조 모씨가 별다른 경력 없이 삼성전자 과장에 특채로 입사했다. 이러한 사실이 지난해 뒤늦게 밝혀지면서 조 전 특검과 삼성간의 유착 의혹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퇴직 임원들과 고위 정부인사 ‘뒤 봐주기’…공짜는 아냐

재벌 그룹의 경우 회사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퇴직 임원들을 섭섭하게 대하지 않는다. 이런 부분에 실패해 나중에 경영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다른 그룹들에서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불투명할수록 CEO 관리는 강화되는 추세”라며 “핵심 인재들에 대한 보상을 철저히 할수록 경영위험은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의 경우 부사장과 사장급은 3년, 전무급은 2년, 상무급은 1년간 각각 고문, 상담역, 자문역 등에 임명, 퇴직 전 연봉의 70~80% 수준의 급여를 지급한다. 또 재직 당시와 똑같이 비서와 운전사, 차량, 판공비, 자녀 학자금도 지원해 준다.

삼성은 전직 사장단 모임인 ‘성대회’나 전직 임원 모임인 ‘성우회’를 운영한다. SK그룹의 ‘유경회’, LG그룹의 ‘LG클럽’,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현친회(현대차 친목회)’, GS칼텍스 퇴직자 모임인 ‘호유회’와 전직 GS건설 퇴직자 모임인 ‘상록회’, CJ그룹의 ‘CJ클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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