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소환한 김영삼 키즈 논란…與, YS 野에 뺏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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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소환한 김영삼 키즈 논란…與, YS 野에 뺏기나?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4.04.07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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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뺏기 프레임 전쟁에도 국민의힘 ‘수수방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조국 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경남 거제시의 YS 생가를 방문해 방명록에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셨던 용기와 하나회를 척결하셨던 결기를 가슴에 새기며 검찰독재정권과 싸우겠습니다’고 적은 바 있다.ⓒ연합뉴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경남 거제시의 YS 생가를 방문해 방명록에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셨던 용기와 하나회를 척결하셨던 결기를 가슴에 새기며 검찰독재정권과 싸우겠습니다’고 적은 바 있다.ⓒ연합뉴스

야권이 YS(故김영삼 전 대통령) 구애에 나선 모습이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경남 거제시의 YS 생가를 방문했다.

조 대표는 방명록에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셨던 용기와 하나회를 척결하셨던 결기를 가슴에 새기며 검찰독재정권과 싸우겠습니다’고 적었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김영삼 대통령의 포스터를 보고 자란 김영삼 키즈였다”고 말했다. 

 

불편한 반응들, 왜?


YS 측에서는 불편한 반응이 나왔다. 

상도동계 김봉조 민주동지회 회장은 지난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조 대표가 YS 키즈라고 하기엔 닮은 구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회장은 “YS 키즈라고 한다면 정의롭고 청렴해야 하지 않나. (조 대표는) 언행이 바르지 않는데 무슨…” 하면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YS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페이스북에서 “김영삼의 하나회 척결은 아무 사심 없이 군부독재 청산이라는 대의명분 앞에 가능했다. 조 대표와는 결이 다르다”며 정색했다.  

김 전 행정관은 “조 대표와 그 당의 후보들은 검찰개혁과 입시 규회 균등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조 대표 본인은 자녀 입시 비리 혐의로 2심에서 실형까지 받았고 비례 1번 후보 부부의 혐의는 조 대표 표현대로 전관 범죄며, 비례 6번은 미국 국적의 아들을 둔 반미주의자이고, 일부 후보들 역시 각종 범죄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의로운 고담시를 만들겠다 했지만, 결국 악인이 돼버린 다크나이트의 하비 덴트처럼 앞에선 검찰개혁을 말하지만, 뒤에선 내로남불을 일삼는 조 대표가 어찌 YS 키즈일 수 있겠으며, 하나회 척결 같은 일을 감히 흉내라도 낼 수 있나”고 일침을 가했다. 

 

전략적 판단의 이유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는 YS에 대해 1987년의 6월항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이 나라 민주주의를 마침내 쟁취해 냈다는 것은 역사가, 온 국민이, 그리고 온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독재 정권에 맞서 강경 투쟁을 벌인 YS와 최형우 전 장관, 김수한 전 국회의장, 이민우 의원 등ⓒ김영삼민주센터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는 YS에 대해 1987년의 6월항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이 나라 민주주의를 마침내 쟁취해 냈다는 것은 역사가, 온 국민이, 그리고 온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독재 정권에 맞서 강경 투쟁을 벌인 YS와 최형우 전 장관, 김수한 전 국회의장, 이민우 의원 등ⓒ김영삼민주센터

이런 비판에도 조 대표가 YS를 소환한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윤석열 정부를 군부 독재인 전두환 정권에 대입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외연확장에 필요한 명분을 얻으려는 것으로 읽힌다. 대통령이 돼 군정을 종식한 YS처럼 자신도 대권에 올라 검찰독재를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로도 분석된다. YS를 소환해 대권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 부산을 상징하는 YS를 언급함으로써 22대 총선에서 의외의 격전지가 돼가고 있는 낙동강 벨트 전선을 흔들어 표심을 가져오려는 전략적 계산도 엿보이고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여당에 보내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YS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서 “저는 조국이라는 범죄자가 부산과 거제에서 YS의 업적과 YS 정신을 얘기할 때는 정말 역겨움과 가증스러움을 느꼈지만 정작 국민의힘의 한동훈 위원장이 부산과 거제를 방문했을 때 국힘의 지주인 YS의 업적과 정신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사실이 더욱 놀랍다”고 개탄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껏 이승만과 박정희는 줄곧 칭송의 대상이지만 YS에 대해서만 유독 침묵을 지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새삼 궁금해진다”며 “오죽했으면 조국이 그 빈틈을 비집고 들어왔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건국의 대통령 이승만, 산업화의 대통령 박정희, 민주화의 대통령 김영삼 모두가 우리 현대사에 있어서 보수 우파가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역사적 업적임을 우리 후손들에게 바르게 알리고 계승‧발전시켜나가야 할 임무가 바로 여당인 국민의힘에 있는데 이러한 당의  정체성조차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이 정말 중차대한 선거라고 생각한다면 현 대통령까지 포함해서 정말 똘똘 뭉쳐 우리 보수 우파의 위대한 힘을 보여줘야 결국 승리할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YS 차지의 향방은?


정세운 정치평론가도 이 점에 주목했다. 그는 “야권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전두환과 동일시하는 프레임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며 “영화 <서울의 봄> 상영 때도 21세기판 서울의 봄 검찰 쿠데타를 막아야 한다며 퇴진을 촉구하는 등 국민의힘에 부정적 이미지를 씌워 왔다”고 진단했다. 

뒤이어 “전두환을 처벌한 정당이 YS가 만든 지금의 국민의힘이고 민주화 본류를 잇는 정당임에도 당시 여당은 역사적 왜곡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YS의 하나회 청산을 다룬 영화도 나온다고 하는데 그때 또 야권이 윤 정부에 군부를 빗대도 가만히 있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 평론가는 “야권은 YS까지도 자신들이 계승자라는 프레임으로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김영삼의 민주화 정통을 잇는 자당의 자부심을 지키지 못하고 침묵한다면, 야권이 YS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나설 경우 그 정신과 명맥마저 뺏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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