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교재 ´독점´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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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수능교재 ´독점´ 문제 없나?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3.02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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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억대 매출 올리는 사이 기존 참고서 업계 ´피멍´
지금보다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주장 ´눈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EBS 수능교재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기존 참고서 업계에서는 EBS(한국교육방송공사)의 수능교재 시장을 '황금시장'이라고 말한다.

EBS 수능교재에서 수능 문제가 나온다고 하니 전국의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로서는 안 살 수가 없는 형편이다. 달리 말해 고정 독자가 확보되어 있는 셈이다.

지난달 28일 EBS 측은 <시사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해 수능교재 매출액이 900억 원 정도된다고 말했다. 기존 참고서 업계에서는 이와 달리 EBS 수능교재 매출액이 1천억 원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EBS가 이처럼 수능교재 장사로 엄청난 매출액을 올리는 사이 기존 참고서 업계는 사실상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EBS가 1천억 원 대에 이르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니 기존 참고서 업계는 굶주림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참고서 업계는 그럭저럭 먹고살만 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EBS가 수능방송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능교재까지 제작·판매 하면서 기존 참고서 업계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기존 참고서 업계는 EBS가 수능 방송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교재를 자체 제작하는 것에 대해선 불만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특히, EBS가 기존 참고서 업체들을 상대로 입찰 방식을 취하면 오히려 교재의 질이 더 높아질텐데 이런 방식을 취하지 않고 스스로 교재를 만들어 파는 건 '탐욕'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 EBS수능교재와 관련, 기존 참고서 업계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 ⓒ뉴시스

이날 한 참고서 업계 관계자는 "참고서 업체들이 수능 교재들을 EBS에 제출하면 공정한 외부 심사단이 이 교재들을 평가해 가장 좋은 것을 선정하는 방식이 상식적"이라면서 "이런 방식을 놔두고 EBS가 자체 제작하는 건 수능교재 시장이 황금시장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EBS 관계자는 "EBS가 직접 수능교재를 제작하면 값싸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수능 교재를 공급하기 위해선 자체 제작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EBS 수능 교재 가격은 보통 6~8천원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참고서 가격의 60~70% 정도라고 한다. 얼뜻 보면 분명 값이 싼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존 참고서 업계는 "절대로 EBS 교재는 싸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능 교재 매출액이 1천억 대에 이를 정도로 많이 팔리기 때문에 값을 더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참고서 업체 종사자는 "만약, 수능교재를 우리가 만들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며 "전국의 고등학생들이라는 고정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도 이익이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EBS 측은 "우리가 직접 만든 수능 교재의 질이 높다"고도 주장했다. 오랜 기간 교육방송을 해왔고 교재도 꾸준히 만들어 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부분에서 앞선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다른 참고서 업체 종사자는 "그건 거짓말"이라면서 "EBS 교재보다 뛰어난 일반 참고서 업체 교재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EBS가 자신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한 번 평가를 받아보자"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종사자는 "EBS가 수능교재 시장을 독점하면서 도산한 참고서 업체가 많다"며 "EBS는 참고서 업계에서는 공공의 적으로 통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또 "솔직히 EBS에 불만이 많지만 대놓고 얘기하기도 어렵다"면서 "괜히 정부에 밉보였다가 화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전했다.

이 종사자는 아울러 "지금 정부가 강조하는게 일자리 만들기"라면서 "EBS가 자체 제작하는 것보다 기존 참고서 업체들이 제작할 때 일자리가 훨씬 많이 나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같은 기존 참고서 업계의 문제 제기에 대해 EBS 측은 "우리가 수능교재를 직접 제작하는 건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로 나온 것"이라면서 "기존 참고서 업계의 말만 듣고 EBS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능교재 가격은 우리가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다"면서 "교과부 정책과 관련 된 것으로 그 쪽에 한 번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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