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대응할 이유 없다' 입 꾹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전용기 인테리어를 맡으면 일확천금을 꿈꿔볼 수 있는 걸까. 최근까지도 전용기 매입을 극비에 붙였던 삼성은 인테리어 업체 간 소송으로 ‘1000억 초호화 전용기’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시크릿 오브 코리아 안치용 씨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2012년 8월 보잉사로부터 737-700기종의 전용기를 구입했다. 전용기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경우 신탁회사 명의로 항공기를 등록해야한다는 규정에 따라 ‘웰스파고뱅크 노스웨스트 내쇼널 어소시에이션 트러스트’와 신탁계약, 이 회사 명의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전용기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855억 원이다.
302억 원에 달하는 호화 인테리어 역시 삼성다웠다. B737-700 기종의 인테리어 비용이 225억 원 내외로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삼성 전용기의 인테리어 비용은 약 30%정도 더 비싼 셈이다.
삼성은 이 인테리어 계약을 뉴질랜드의 ‘알티튜드항공인테리어’에 맡겼다. 알티튜드항공인테리어는 뉴질랜드 국영항공사인 ‘에어뉴질랜드’의 자회사로 B737 기종의 인테리어에서 독보적 존재로 부상하고 있는 업체다.
그러나 이 업체는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등 까다로운 조건에 따라 삼성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10개월 일정의 인테리어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삼성 전용기 초호화 논란’이 일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뉴질랜드 인테리어 업체들이 삼성 전용기 공사를 둘러싸고 ‘밥그릇 싸움’을 하다 법정 소송으로 번지면서 ‘삼성의 초호화 전용기’가 세세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뉴질랜드 언론들도 흥미롭게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의 또다른 인테리어 회사인 ‘아에로스페이스 디벌럽먼트’는 지난해 “삼성 전용기 인테리어 등 2대의 전용기 인테리어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약속하고 지키지 않았다”며 알티튜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알티튜드와 약속한 두 건 중 하나는 삼성으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알티튜드가 약속을 파기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었다”면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 소송 과정에서 전용기의 인테리어 공사비 내역이 밝혀지는 등 난감한 상황을 맞게 됐다. 특히 삼성이 구입한 전용기에 연료탱크를 9개까지 추가 장착할 수 있다는 세세한 부분까지 드러나면서 전용기 교체에 들어간 총비용이 계산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새롭게 부상한 뉴질랜드 업체에 인테리어를 맡겼다가 뜻하지 않은 구설에 휘말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를 두고, 삼성이 알티튜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나온다.
백만장자의 전용기 인테리어는 고객비밀엄수는 계약서에도 명시될 만큼 중요한 부분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알티튜드는 지난해 11월 선서증언에서도 “삼성이 아에로스페이스를 거부했기 때문에 참여시킬 수 없었다”며 삼성을 직접 언급해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와중에 삼성 총수의 전용기가 6년에 한 번씩 교체된다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에서 임차한 대통령 전용기는 12년 된 것’이라고 비교하며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삼성테크윈은 금융감독위원회에 보고한 사업보고서에 보유항공기의 내용연수를 6년에서 13년으로 규정함으로써 총수의 전용기를 6년마다 교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측은 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그런 논란에 대해 하나하나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10월께 이 전용기가 도입되면 삼성은 총 3대의 전용기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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