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의 의학이야기>표피낭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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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의 의학이야기>표피낭종
  • 이창민 자유기고가
  • 승인 2013.10.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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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창민 자유기고가)

세상의 질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듯하다. 암과 같이 당장 수명을 단축시킬만한 심각한 질병과 우리의 생명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은근히 사람을 괴롭히는 귀찮은 병.

이 중 심각하기 보다는 귀찮은 것에 가까운 질병 중 대표적인 것이 있으니 바로 우리의 피부에서 발생하는 표피낭종이다.

표피낭종은 피부에서 생겨나는 일종의 혹이다. 피부에서 불룩하게 솟은 원형의 형태로 만지면 잘 움직여지며, 많은 경우 혹의 중심부에 구멍이 나 있다. 또, 혹을 압박하면 이 구멍을 통해 악취가 나는 흰색 여드름의 분비물과 유사한 물질이 나온다. 염증이 없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혹 이외의 특이 증상이 없지만 세균이 침투하여 염증이 생기면 벌겋게 부어올라 아프게 되고 종기처럼 고름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러한 표피낭종은 몸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는 얼굴, 목, 몸통 부위 등에 특히 더 잘 발생한다.
우리 피부는 제일 바깥쪽의 비교적 단단한 표피와 그 아래의 상대적으로 연한 진피로 구성되어 있는데 표피낭종은 바깥쪽의 표피가 안쪽의 진피로 말려들어가 내부로 자라서 생긴다. 표피에는 다양한 피지샘에서 분비하는 피지가 나오는 모공이 존재하는데 표피가 내부로 자라 들어가게 됨에 따라 이러한 모공도 내부를 향하게 된다. 결국 피지가 내부로 분비되고, 쌓여 농축됨에 따라 악취를 동반하는 치즈 모양의 내용물을 형성하게 된다.

표피낭종은 국소마취하에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표피낭종의 완벽한 제거의 관건은 혹을 담고 있는 주머니인 낭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다. 만일 낭의 일부가 남아 있게 되면 대부분 재발한다.

한편 표피낭종에 염증이 발생되어 종기처럼 고름이 생성된 경우는 근본적인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다. 단순히 절개 후 고름만 빼내게 되는 임시 치료를 해야하고,  이 경우 차후에 표피낭종이 다시 형성된다.

일단 표피낭종에 염증이 발생되어 고름이 형성되면 통증에 의한 괴로움이 제법 심해지고 급기야 저절로 터져서 고름이 쏟아져 나오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절개 및 배농을 한 이후에는 상처를 열어 놓은 채 상당 기간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며 후에 다시 표피낭종이 재발하기 때문에 2차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 마저 발생한다.

그러므로 모든 표피낭종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수술을 하여 제거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고 수술 시기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표피낭종의 크기가 지속적으로 커지거나 염증이 반복되는 상황 등의 경우는 수술로 제거를 하는 편이 표피낭종으로 인한 고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바람직한 길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창민 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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