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홈슈랑스 불완전 판매 사실상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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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홈슈랑스 불완전 판매 사실상 '방치'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10.2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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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금감원 직원 보험사에 재취업…진정성 있는 감독 불가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금융당국의 '부실한 감독'이 홈슈랑스 '불완전 판매'의 원인이란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이 홈슈랑스의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홈슈랑스란 홈쇼핑 업체가 보험 회사와 연계하여 TV 홈쇼핑으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일컫는데, 이 같은 방식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해외에서는 불완전 판매 등의 이유로 홈쇼핑에서 보험을 취급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홈슈랑스 불완전 판매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심지어 2011~2013년 3년 간, TV 홈쇼핑과 관련해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은 품목은 보험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융당국은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홈슈랑스 불완전 판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진화해 왔지만 말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보험계리사를 따로 둘 정도로 복잡한 보험 상품을 홈쇼핑에서 파는 것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최수현 금감원장은 "모든 상황을 고려해 TV 홈쇼핑 보험판매 자체를 허용할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발언에도 불구, 홈슈랑스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그간 금감원이 보여 온 행태 때문이다.

홈슈랑스 문제로 떠들썩했던 2012년 당시에도 금감원은 △홈슈랑스 사전심의 확대 △협회(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내 보험광고심의위원회 투명성 강화 등의 개선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개선책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도 실제 제재가 이뤄진 사례는 단 한 건뿐이었다. 그마저도 750만 원 벌금에 그쳤다. 자율 규제가 아니라 자율 승인이란 말이 수긍되는 이유다.

이에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금감원이 제재를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소비자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데도 제재 건수가 2년 간 1건이라는 건 사실상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라고 실상을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홈슈랑스 불완전 판매가 개선되지 않는 데는 '금피아'들도 한 몫 한다는 말이 돈다.

실제로 12개 상장 보험사에만도 상근감사, 사외이사 등으로 10여 명의 금감원 출신 인사가 포진해 있다. 면밀한 감독이 이뤄지기 힘들단 얘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홈슈랑스 불완전 판매는 채널과 상품 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 때문에 일어날 수도 있다"며 "금감원 퇴직 후 관련 회사로 재취업 하는데, 미래 고용주와 불화의 씨앗을 키우긴 싫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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