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자살 부른 '한바고'…쥐 죽여 챙긴 수익금 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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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자살 부른 '한바고'…쥐 죽여 챙긴 수익금 천만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11.09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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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판매량 따라 장학금 차등 지급, 의혹
지난해부터 학생들이 판매한 쥐, 총 7485마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10월 31일 광화문에서 기자회견 연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 카라

학생들로 하여금 쥐를 사육해 죽이게 하고, 이를 동물테마파크 등에 먹이용으로 판매한 충북 진천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해당 작업을 맡은 여학생 김모 양(15)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충북 교육청이 공개한 '충북 진천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한바고) 학교기업 점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고등학교는 지난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 양을 비롯해 교내 동아리 '씨크릿 가든' 소속 학생 10명에게 쥐를 사육하고 질식사시킨 뒤 냉동포장해 이를 배송까지 하는 사업을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한바고가 창업동아리 '씨크릿 가든' 소속 학생들에게 쥐를 사육하고 살생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렸고, 숨진 김 양이 3개월 동안 쥐를 죽이는 작업에 동원됐다'는 김 양의 아버지가 지난달 동물보호단체 카라에 제보한 내용이 사실로 드러난 것.

학생들을 시켜 쥐를 사육해 죽이게 한 후, 이를 동물테마파크나 파충류박물관에 먹이용으로 판매한 것. 2013년부터 2014년까지 학생들이 판매한 쥐는 모두 7485마리였다. 이 중 김 양이 죽인 쥐는 700여 마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해서 한바고가 벌어들인 수익은 총 1107만9500원. 수익금은 모두 학교가 가져갔다.

다만 카라가 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동아리 대표와 부대표 학생, 그리고 지도교사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를 여행했고, 한바고는 여행비용으로 537만 원을 지원했다.

한바고는 지난해 말 쥐 판매 작업에 가담한 학생들에게 5만원에서 70만원 사이의 장학금을 차등 지급했다. 이와 관련, 해당 학생이 쥐를 판매해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에 따라 장학금에 차이를 둬 지급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동남아 등지 여행과 해당 동아리의 활동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숨진 김 모 양(15)이 키우던 쥐와 함께 찍은 사진 ⓒ 카라

이에 대해 카라는 "사람이 돈을 목적으로 살생하는 것을 같다고 여기는 인식, 생명의 경이로움과 생명체의 놀라운 능력을 경험하고 느끼기도 전에 죽이는 일을 배워도 된다는 생각, 쥐는 인간보다 하찮은 생명이라는 인식 등 동물에 대한 연민을 단절시키는 시도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며 "아무리 사회가 경쟁과 돈을 목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아이들의 교육현장에서만큼은 인간과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오늘>은 카라가 제기한 '동남아 등지 여행·장학금 차등 지급' 의혹에 대한 한바고 측의 입장을 물어보려 지난 7일과 8일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연거푸 다른 부서에 돌리거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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