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이탈 현상, 원인과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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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이탈 현상, 원인과 대안은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5.19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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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0-30대 ‘버링하우’ 중심으로 日 관광 발길 잦아져…한류·문화체험 등 관광인프라 확대 필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최근 엔화 약세로 인해 국내 쇼핑 관광지를 장악했던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엔화 약세로 인해 국내 쇼핑 관광지를 장악했던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유커들의 국내 이탈 속도가 지금처럼 지속될 시, 국내 백화점 빅3(롯데·현대·신세계)와 신라·롯데 등 국내 대표 면세점들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업계는 그동안 유커의 과감한 소비 덕에 내수가 활성화되는 듯 보였으나, 최근 들어 유커의 움직임이 일본으로 옮겨가면서 머지않아 유커 거품이 걷어질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시사오늘>은 유커들의 이탈 원인과 대안에 대해 살펴보기로 했다.

유커 방한 800만 시대…쇼핑·의료산업만 특화돼 유커 발길 ‘뚝’

근 4~5년 간 ‘대륙의 큰 손’이라 불리는 유커의 잇단 방한세례로 국내 유통업체를 비롯해 여행사와 숙박업체들은 막대한 매출을 올리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지난 5년 간 방한 유커는 8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주로 쇼핑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유커는 서울 명동과 신촌에서 부산, 제주도까지 움직임의 폭이 확대됐다. 특히 유커들이 많이 분포돼있는 제주도의 경우 지난해 경제지수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각 지역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가장 인기 품목으로 꼽히는 국산 화장품·패션 등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도 바로 유커의 큰 씀씀이 덕이다. 더구나 요즘엔 쇼핑뿐만 아니라 한식, 문화공연 관광 상품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유커는 국내 내수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유커의 움직임이 다소 변화하기 시작했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일본을 찾는 유커가 점차 증가하기 시작한 것. 이중 중국 내 반일감정에 덜 민감한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인 ‘바링허우(1980년대 출생 세대)’가 한국보다 일본행을 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3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33만82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7% 증가했다. 지난 2월 역시 일본을 방문한 유커는 35만910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9.8% 늘어났으며, 올해 1분기(1∼3월) 동안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총 92만3500명에 달했다.

과감한 소비 패턴 탓에 그동안 국내 관광 산업의 주요 외화벌이로 통했던 유커가 국내 이탈과 동시에 일본행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패션과 유행에 민감한 젊은 유커, 바링허우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쇼핑 관광이 목적이라면 한국 갈 돈으로 차라리 아시아 패션을 선도하는 일본 가는 게 더 이득'이라는 게 방일 이유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고 비자 발급과 면세제도를 크게 완화한 점도 유커를 끌어들인 주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유커가 일본을 찾는 이유는 비단 이 뿐만이 아니었다.

▲ 최근 엔화 약세로 인해 국내 쇼핑 관광지를 장악했던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뉴시스

매출 증대에만 혈안이 된 국내 유통업체나 숙박업체들이 도 넘은 ‘바가지 씌우기’ 행태와 더불어 기본적인 서비스도 간과하면서 유커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또한 문화산업은 뒤로한 채 쇼핑과 의료산업만 특화된 한계적·편향적인 관광시스템도 유커들의 만족을 충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모 리서치 조사에서 한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은 중국인을 만만하게 보는 것 같다”며 “제대로 청소도 안 된 게스트하우스를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받는 것도 모자라 허술한 서비스 등을 보면서 다시 오고 싶진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 다른 유커는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오직 쇼핑과 성형수술 정도밖에 없다”며 “특별히 다른 것을 하고 싶어도 볼 것도, 체험할 것도 없어서 여행으로 다시 오기엔 힘들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외에도 쇼핑을 제외하곤 볼거리(관광지), 즐길거리(한류체험 등), 관광가이드와 더불어 불친절한 서비스, 교통혼잡 등 국내 관광인프라 절대 부족이 방한 기피원인으로 거론됐다.

이에 정부 당국은 국내 이탈현상을 보이는 유커를 유치하기 위해 전국적 관광인프라를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볼거리·즐길거리·서비스, 관광 3요소 강화해야…인프라 확대 '절실'

지난 15일 대한상공회의소 발표에 따르면 유커 유치를 위해 강화되어야 할 관광상품으로는 ‘소비, 레저와 건강관리가 결합된 복합관광’(46.9%)이 가장 필요한 관관산업 1순위로 꼽혔다. 이어 ‘개별 맞춤형 자유여행’(25.3%), ‘산업관광·기업연계 관광’(17.6%) 등의 순이었다.

또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집중 육성해야 할 분야로 ‘지역별 한류·문화체험’과 ‘다양한 쇼핑상품’. ‘자연휴양림’ ‘의료·뷰티 서비스’ 등의 문화시설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유커 1000만 시대를 열기에는 지금과 같은 쇼핑 위주나 서울, 제주에 편중된 관광프로그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류 특화형 상품, 휴양림·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관광상품 등 변화하는 유커의 수요를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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