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 4년…수신 거래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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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사태 4년…수신 거래 제자리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10.08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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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막연한 불안감 때문 분석…최근 실적·건전성 개선됐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저축은행 수신규모는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

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수신 규모는 33조9166억 원(311만 명)이다. 이는 저축은행 사태 직전인 2010년 12월 말 76조7900억 원(429만 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 52조2800억 원(350만 명), 2012년 42조8100억 원(352만 명), 2013년 33조5200억 원(321만 명), 2014년 32조3800억 원(304만 명)을 기록했다. M&A 등을 통해 저축은행 업계가 정비됐음에도 고객들의 이탈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금은행의 가계예금이 2010년 414조조4700억 원, 2011년 445조조4300억 원, 2012년 470조7900억 원, 2013년 501조7000억 원, 2014년 530조5300억 원 등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러한 원인이 저축은행 사태 이후 깊게 뿌리 내린 부정적 인식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지 4년이 지났지만 수신고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뉴시스

저축은행 사태는 지난 2011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1년 만에 20여 곳이 문을 닫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말한다.

이 때문에 예금자보호(5000만 원)를 초과해 예금한 8만2333명(5132억 원)과 후순위채 투자자 2만6666명(8571억 원) 등 총 10만8999명(1조3703억 원)이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당시 대부분 언론은 저축은행이 벌인 부정과 보상이 불투명한 후순위채 피해자들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특히 후순위채는 "안전하다"는 저축은행과 이를 용인하고 있던 금융감독당국을 믿었기 때문에 서민들로서는 더 큰 배신감을 느꼈다. 언론에 피해자들이 문 잠긴 은행 앞에서 줄지어 있는 모습이 보도된 것도 신뢰 추락에 한 몫 거들었다.

그 때 자리 잡은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이용자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이용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저축은행에 예금자 보호 범위인 5000만 원을 초과한 예금은 전체 수신고의 4%에 불과했다. 이 수치도 초과 금액 전체가 집계되는 것이라 보호 대상을 벗어난 금액은 1%도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5100만 원을 예금했다면 100만 원만 집계되는 것이 아니라 전액 포함되는 식이다.

1인당 평균 수신 금액도 2010년 1785만 원, 2011년 1492만 원, 2012년 1216만 원, 2013년 1043만 원, 2014년 1062만 원이었다.

맡기는 금액 자체가 소액이고, 신규 유입 없이 기존 이용자들만 반복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수신 금액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는 연간 기준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등 건전성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지난해 회계연도(2014년7월~2015년 6월) 당기순이익 5008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6118억 원 감소했으며, 이자이익은 1870억 원 증가하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

자본 적정성도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6월말 기준 14.57%로 전년(14.28%) 대비 0.29%포인트 상승해 나아졌다.

저축은행 중앙회 이상훈 팀장은 "저축은행은 위험하다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수신고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 저축은행당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기 때문에 그 이상 예금한다면 다른 은행에 분산해서 저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보고 유입된 일부 고객들은 계속해서 저축은행에 예금할 정도"라며 "이따금 나오는 고금리 특판상품은 줄서서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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