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SK이노베이션 의혹 조사, 제대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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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SK이노베이션 의혹 조사, 제대로 했나?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5.10.29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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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비상식적 내용에 좀처럼 가시지 않는 의구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지난 28일 감사원이 발표한 SK이노베이션 성공불(成功拂)융자 1300여억 원 특혜감면 의혹 조사 결과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감사원이 내린 최종 결론은 특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감사원은 “투명한 방식과 절차를 거치지 않아 특정 기업에게 특혜를 줬다는 오해를 야기했다”며 산업부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향후 인사 때 참조할 것을 통보했다.

특혜를 주지 않았는데 투명한 방식과 절차를 거치지 않아 오해를 야기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통 투명한 방식과 절차를 거치지 않는 이유는 특정인이나 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투명한 방식과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감사원은 정부의 ‘1300여억 원’ 감면과 관련해 문제가 많았다고 분명히 밝혔다. 투명성은 물론이거니와 결제를 한 사람의 자격 문제까지도 지적했다. 그런데도 당시 성공불융자 상환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개발비나 운영비를 단독으로 부담한 기업은 이 비용을 회수할 수 없는 반면 국가만 과도하게 이익을 보는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로 특혜가 아니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불가능한 것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가능하게 해줬다는 것 자체가 특혜일 수밖에 없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그리고, 이런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한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엄한 징계를 내려야 마땅하다. 그러나 감사원은 흐리멍덩한 얘기만 하고 있다.

감사원이 이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조사결과를 내놓은 가운데 SK이노베이션도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업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고려, 입장을 내놓을 만한데도 말이다.

29일 SK이노베이션 홍보실 담당자는 “감사원으로부터 지적 당한 기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때까지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다”면서 “콜라 값 동전이 들어올지, 사이다 값 동전이 들어올지 모른다. 들어온 동전에 따라 대응하는 게 아니냐”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조차도 이번 감사원의 발표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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