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자구안]현정은, 적극 '호평' vs. 조양호, 미온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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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자구안]현정은, 적극 '호평' vs. 조양호, 미온 '혹평'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08.30 17: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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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출연 등 최선' 현대상선 vs. '자구안 실효성 부족' 한진해운…상반된 평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정부 지원 추가자금 불가.’

해운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가 고수해온 원칙이다. 이러한 정부의 기조 하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오랫동안 국내 대표 해운기업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하지만 두 총수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선 상당히 상반된 평을 내놓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해운의 경우, 채권단과의 오랜 줄다리기 끝에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채권단은 만장일치로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 지원불가’ 결정을 내린다고 30일 밝혔다. 조 회장이 제출한 자구안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4일 현대상선을 떠나보냈으나, 업계에선 ‘현 회장이 직접 사재를 내놓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진그룹과 상당히 상반된 반응이다.

현정은 300억 사재출연…조양호 ‘묵묵부답’

두 총수를 두고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부분은 ‘사재 출연’ 여부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 2월 자율협약이 시작된 이후, 현대상선 경영권을 내려놓는 동시에 300억원 규모의 사재출연을 결정했다. 현대상선이 갚아야 할 부채에 비하면 부족한 금액이었지만, 그룹 총수로서 책임감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채권단과의 잡음도 거의 없었다.

반면 조양호 회장은 ‘상황에 따라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밝혔으나, 끝내 사재출연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조 회장은 대한항공을 통해 자금 1조원 이상을 한진해운에 쏟아 부어왔다. 대한항공을 통한 추가 지원은 배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당시 업계에선 “조 회장의 사재출연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의견이 속출했다.

현재 외부에서 추정 가능한 조 회장 일가의 재산은 주식 지분 가치로 약 3700억 원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과 세 자녀(조현아·조원태·조현민)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25.27%의 시가(6월 말 기준)가 약 2467억 원이다.

▲한진해운이 채권단과의 오랜 줄다리기 끝에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뉴시스

협상과정에서도 상반된 평가

채권단과의 협상과정도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채권단 측은 자율협약 개시 이후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모두에 ‘용선료 인하’ 관련 구체적인 사항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한 두 총수의 대응은 상당히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정은 회장은 치밀한 협상전략을 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은 국내 해운업계에선 최초로 용선료 21% 삭감을 통해 운영비 부담을 최소화했다. 특히 현 회장의 구조조정 협상과정을 지켜본 해외에선 “용선료 조정이 4개월만에 끝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반면 한진해운 용선료 조정에 대해 채권단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난 수개월 간 진행했던 선박금융, 용선료 조정 등은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채권단에 구체적으로 진전된 결과를 제출하고 있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채권단은 그동안 용선료 협상 등 정상화 추진 세부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자료보완을 요청했다.

또 채권단 측은 지난 26일 이례적으로 자구안의 내용을 공개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한진해운이 제출 자구안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조 회장과 채권단 간 소통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 현대상선은 지난 25일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비율 400% 이하의 ‘클린 컴퍼니’로 새 출발을 했다.ⓒ뉴시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25일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비율 400% 이하의 ‘클린 컴퍼니’로 새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해운기업과 달리, 국책은행의 추가자금, 즉 ‘혈세’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경우, 일각의 우려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면 신용보증기금과 산업은행이 인수한 회사채 손실액을 메우기 위해 상당한 세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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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2016-08-30 19:10:04
완전 실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