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당 비판’에, 안상수 “모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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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당 비판’에, 안상수 “모독마”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1.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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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정부 하자는 대로 하면 어려운 지경에 빠질 것” 비판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청와대 대포폰 논란, 감세안 철회 해프닝 등으로 재점화된 수직적인 당·정·청 관계를 비판하자 안상수 대표가 “우리를 모독하지 말라”며 이를 강하게 질타, 친이계 주류와 친이계 소장파 리더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정 최고위원은 10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요즘 검찰이 정부가 하는 일이 거의 국민을 농락하는 수준이라고 한 오늘 어느 일간지 칼럼을 보셨는지 모르겠다”며 “이 칼럼을 보면서 너무 부끄러웠다”고 첫 포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마치 30년 전으로 돌아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며 “그땐 우리 정치가 이렇게 무기력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그런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세상은 적당히 넘어가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때론)적당히 넘어가는 것 같지만 차곡차곡 쌓여서 결국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며 “문제는 정부가 적당히 넘어가는 일들의 대가를 한나라당이 고스란히 치른다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당·정·청 관계와 관련, “우리는 (7.14)전당대회 이후 당 중심의 국정운영이라는 얘기를 후보 모두가 했지만 지금은 다시 당 중심의 운영이 아니라 당이 정부에 끌려 다니고 있다”며 “정부가 하자는 대로 하다가는 당이 정말 어려운 지경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총선과 대선이 눈앞에 다가오는데 이런 식으로 가다간 한나라당의 정권재창출은 어려워진다”며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국민들이 심판하기 전 당원들이 이런 식의 지도부를 심판할 것”이라며 안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안 대표는 “정 최고위원은 발언을 좀 신중히 해주길 바란다. '당이 청와대에 끌려 다닌다' 이런 발언은 우리를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그런 말은 하지 말아 달라. 잘못하면 국민들이 착각할 수 있다”고 말하자 분위기는 일시에 얼어붙었다.

한편 이날 정 최고위원이 언급한 사설은 조선일보 양상훈 논설위원의 <참을 수 없는 검찰의 국민농락>이란 칼럼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논설위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굳이 이들을(대통령 비판 동영상을 올린 김종익 씨)척결하겠다고 나선 것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괜히, 그것도 불법적으로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까지는 그냥 사건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청와대 관련 수사를 제대로 안 하면서 점점 큰 사건이 됐다. 검찰은 청와대 관련 사실은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청와대 행정관이 사찰팀에 감청 방지용 차명 휴대폰(대포폰)까지 만들어 줬고 검찰도 이 사실을 알았다. 청와대와의 연결 고리가 나왔는데도 국민 앞에 발표할 때는 이 핵심 사항을 숨겼다. 국민을 농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권에선 국회에서 차명 휴대폰 추궁을 받고 사실을 시인한 법무부장관 탓을 한다고 한다. ‘왜 능숙하게 받아넘기지 못했느냐’는 것인가, ‘왜 검찰처럼 청와대 행정관 휴대폰 얘기를 국민에겐 숨긴 채 1000쪽이 넘는 기소장 어느 구석에 슬쩍 한 줄 집어넣고 끝내지 못했느냐’는 것인가. 둘 다 사실상 거짓말이고 국민 농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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